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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 요람’, 고려대 경영대 인맥

“끈끈한 네트워크, 조직에의 헌신을 몸으로 배워오라!”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재벌 2세 요람’, 고려대 경영대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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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경영대 출신의 주요 2세 경영인
65학번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67학번구자훈 LIG손해보험 회장, 허창수 GS홀딩스 회장
69학번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사장
70학번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71학번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박문덕 하이트맥주 회장
72학번정몽국 엠티인더스트리 회장,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허진수 GS칼텍스 사장, 신성수 고려산업 회장
73학번구자용 E1 사장
74학번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승명호 동화홀딩스 부회장
75학번박유상 갑을상사 부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76학번김태형 행남통상·카시오 사장, 이범 에스콰이아 회장
77학번이만득 삼천리그룹 공동회장
79학번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유상덕 삼천리그룹 공동회장, 정몽진 KCC 회장
80학번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익 KCC 사장, 이선용 (주)아시안스타 대표이사
81학번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
82학번오창희 세방여행 사장
83학번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
87학번장세희 동국제강 전무
88학번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 구본학 쿠쿠전자-쿠쿠홈시스 사장
89학번정의선 기아차 사장


75학번인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비록 졸업을 안 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지만, 구자열 부회장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했을 때 함께 학교를 다녀 두 사람은 가까운 편이다. 박유상 갑을상사 부회장도 75학번이다. 한 학번 위 74학번엔 동화홀딩스 승명호 부회장이 있다.

1976년에도 2세 경영인이 여럿 입학했다. 김준형 행남자기 회장의 3남인 김태형 행남통상·카시오 사장, 김현배 전 삼미그룹 회장, 이범 에스콰이아 회장이 그들. 삼천리그룹 공동회장인 이만득 회장(77학번)과 유상덕 회장(79학번)은 동문 선후배로 기업을 함께 이끌고 있다. 서성환 태평양그룹 창업주의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과 범(汎)롯데가인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3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79학번 동기다.

1980년대에도 2세들의 입학은 이어졌다. 1980년 정몽규 회장, 정몽익 사장에 이어 1981년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이, 1982년엔 오창희 세방여행 사장이, 1983년엔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가 들어왔다. 그 후에는 1987년 동국제강 장상건 회장의 외아들 장세희 동국제강 전무, 1988년 구자신 쿠쿠 회장 아들 구본학 쿠쿠전자-쿠쿠홈시스 사장과 SK 최태원 회장의 사촌 최철원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입학하며 맥을 이어 나갔다.

이처럼 고려대 경영대 출신의 주요 2세 경영인만 손꼽아도 35명에 달한다.



‘똥폼’ 잡으면 손해 보는 문화

이들 2세 경영인의 학교생활은 어땠을까. 1982년부터 고려대 경영대에 재직 중인 이필상 교수는 “대다수 교수는 재벌 2세가 입학했는지조차 모른다. 그저 출석을 부를 때 ‘몽’자가 있으면 현대가에서 왔나 보다, 허씨 중에 ‘수’자가 있거나 구씨 중에 ‘자’자가 있으면 LG에서 왔나 보다 추측하는 정도”라고 했다.

“교수들도 학생들도 그들을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았다. 학교 당국이 그들을 별도 관리하지도 않았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입학한 이상, 어떤 학생이든 똑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게 흔들림 없는 원칙이다. 그래서 가르칠 때 재벌 2세라고 의식한 적이 없다. 게다가 경영대학은 다른 학과에 비해 학생수가 워낙 많아서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다. 내게 배우는 학생이 한 학기에 250명에 이른다.”

장하성 교수는 재벌 2세들이 “대부분 평범하고 튀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의식하지 못하는 중에라도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거나 ‘특별한 대접을 받겠다’는 태도를 비친 2세는 없었다는 것. 그렇다고 학교생활에 소홀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동기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으면 ‘재벌 2세 티낸다’는 악평이 돌았을 텐데, 그런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고.

“괜히 잘난 척했다가는 손해를 보는 게 고려대의 풍토다. 특별대접을 해줄 이유도 없지 않은가. 한라그룹 정몽원이 내 동기인데, 그 녀석이 현대가라는 걸 졸업할 때쯤에야 알았다. 그만큼 내색을 안 했다. 동창모임에도 잘 나온다. 고려대 경영대 2세 중엔 ‘똥폼’을 잡는 놈이 없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이 전 직원을 상대로 술 마시기 내기를 해서 죄다 굴복시킨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게 다 고려대에서 배운 거다(웃음).”

1968년부터 30여 년 동안 경영대 학생들을 가르친 신수식 교수는 재벌 2세들이 학점 때문에 자신을 찾아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전에 안기부장 모씨가 전화를 걸어온 적이 있다. 자기 아들이 9학기가 넘도록 졸업을 못 했으니 좀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당시 미국 유학을 마치고 갓 부임한 교수에게 안기부장 비서가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그 교수는 안기부가 뭔지도 몰랐다. 내게 ‘그 회사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일개 부장까지 비서실을 두느냐’고 물어 한참 웃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정작 재벌 2세들은 학생이든, 가족이든, 회사든 ‘누구 아들’이라면서 학점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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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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