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9월부터 한 달간 아리랑축전 관람을 위한 평양 관광이 개시된다. 아래는 아리랑축전용 1등석 티켓. 1인당 150달러다.
한국 관광객이 평양에 체류하는 일정은 2박3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평양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ㄷ자 형태’로 서해를 날아 서울 김포공항과 평양의 순안비행장을 50분 만에 이어주는 직항편을 타고 간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어느 항공사 비행기를 투입할 것인지를 놓고 항공사들과 협상 중이라고 한다.
김포-순안은 비행 거리가 짧다. 또 평양 순안비행장은 B-747이나 B-777 같은 대형 여객기가 내릴 활주로가 없으므로 150인승 내외의 중형 여객기를 투입해야 한다. 북측에서는 IL(일루신)-62 여객기를, 남측에서는 B(보잉)-737이나 그와 유사한 여객기를 띄워야 한다.
김포로 날아오는 북한의 고려항공 여객기는 돌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는 싣고 오지 않는다고 한다. 고려항공 여객기는 관례적으로 한국에서 연료통을 가득 채우고 평양으로 돌아가는데, 한국에서 가득 채워준 연료는 김포-순안을 3차례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대북 지원이다).
항공료 협상단계
항공사 관련 소식통들에 따르면 150인승 여객기를 김포-순안 노선에 띄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6000만원대라고 한다. 여기에는 김포에 들어온 고려항공 여객기의 연료통을 가득 채워주는 비용을 더하면 9000만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한다.
평양 관광은 여행사가 중심이 돼 추진하는 것이므로 항공사는 여행사가 결정한다. 평양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고려항공 여객기를 타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므로 이들은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고려항공 여객기를 동원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고려항공을 보유한 여객기 수가 적어 평양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전부 실어 나를 수 없다. 또 평등의 원칙에 따라 한국 여객기도 투입해야 하므로 여행사측은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을 상대로 가격협상을 하고 있다. 현재는 아시아나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나 대한항공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역전승’을 할 수도 있다.
고려항공 여객기와 한국 항공기가 하루 한 차례씩 비행한다면 300여 명의 한국인이 평양에 들어간다. 평양을 방문한 한국인은 3일간 체류하니, 평양 관광 사업이 진행되는 도중 평양에는 하루 900여 명의 한국인이 머물게 된다.
평양의 1급 이상 호텔이 보유한 객실 수는 2970개.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은 상주 외국인 기업과 중국 등 제3국 관광객에게 제공해야 하므로 한국인 관광객에게 내줄 수 있는 방은 500~700개가 된다. 한 방에 두 명씩 투숙한다면 평양이 소화할 수 있는 한국 관광객은 하루 최대 1000여 명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처음으로 순안비행장 청사를 보았다. 그때 TV 화면에 나온 순안비행장 청사 건물은 무척 커 보였다. 그러자 실제로 평양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순안비행장 청사가 너무나 작은 것을 보고 놀란다. 순안비행장 청사는 인구 10여만명의 경북 영주나 충북 제천에 있는 기차역사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 이 청사의 입경장(入境場, 입국장)에 들어서면 반대편 출구가 보일 정도로 폭도 좁다. 입경 절차를 밟아 청사 밖으로 나오면 여러 대의 자동차가 기다리는 광장이 나오는데, 이곳도 제천이나 영주역 앞의 주차 광장보다 넓지 않다.
평양은 심심할 정도로 조용한 도시다. 다니는 차가 적어 20~30분이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달릴 수 있다. 이렇게 한가한 도시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900여 명의 한국인이 한 달 동안 휩쓸고 다닌다면 평양에서는 ‘서울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 한국 관광객은 북한에서는 금방 눈에 띄는, 에어컨이 달린 중국제 관광버스를 이용할 것이므로 평양 주민들은 한국 관광객에게 주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