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호

남북정상회담은 ‘푸틴 연출, 노무현·김정일 주연’ ?

러시아가 北 SOC 물자 주문생산, 러 대표 참석하는 3자 정상회담 가능성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입력2007-09-12 2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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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격 발표된 2차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소식통들은 “남북정상회담이 갑작스레 성사된 데는 러시아의 중재가 있었다. 2차 남북정상회담에는 러시아 대표도 참여, 3자회담으로 확대돼 극동 러시아와 북한-한국을 잇는 경협 플랜트가 발표될 것이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남북정상회담은 ‘푸틴 연출, 노무현·김정일 주연’ ?

    2007년 7월 과테말라의 IOC 총회장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위) 2002년 8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아래)

    왜 남북은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정상회담 발표부터 한 것일까. 다급함의 흔적은 북한보다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이 발견된다. 8월8월 우리 정부는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백종천 대통령 안보실장 등이 총출동해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모든 것을 발표했다.

    떠들썩한 발표에 가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밀실 야합으로 보는 시각이 전면에 등장하지 못했다. ‘북한 퍼주기’를 초래한다는 상투적인 지적은 나왔지만 남북정상회담은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우리측의 태도는 너무 다급했다.

    남북정상회담이 화급하게 발표된 연유를 알려면 이 회담을 통해 이득을 보는 나라가 어디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미국과 일본, 중국은 북핵 문제를 제외하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얻을 것이 거의 없다. 반면 한국과 북한, 러시아는 북핵 문제 해결 외에도 ‘경협(經協)+알파(α)’라는 커다란 선물을 기대할 수 있다.

    좋아하는 사격 중단한 김정일

    먼저 북한의 사정부터 알아보자. 북한 관련 정보를 추적해온 소식통들에 따르면 주요 국가 정보기관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김정일의 건강 이상이라고 한다. 이들에 따르면 정보세계에서는 김정일이 오른팔을 거의 쓰지 못하는 지경이라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정보는 피아(彼我) 모두에게 전파된다. 같은 소문이 북한에도 유입됐다는 이야기인데, 이러한 소문이 북한 내부에 널리 퍼지면 김정일의 권력 기반은 흔들릴 수 있다. 북한 처지에서 이러한 소문은 김정일 정권을 흔들려는 고도의 마타도어로 인식되므로 적극적으로 잠재워야 한다.

    대북 소식통들은 ‘노동신문’ 등이 군부대 순시를 반복하는 김정일 사진을 1면에 게재하는 것은 김정일 건강 이상설을 잠재우려는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관영지’를 통한 홍보로는 소문을 잠재울 수 없다. 서방세계에서 온 누군가를 김정일이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줘야 완전히 잠재울 수 있다. 그 상대로는 한국 대통령이 최적이므로 김정일이 남북정상회담에 응하게 됐다는 것이다.

    8월28일 김정일은 현대의학 덕분에 건강한 모습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몸은 ‘움직이는 종합병동’이라는 것이 북한 소식통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일은 그의 아버지 김일성이 걸렸던 것과 같은 피하 후두암과 당뇨, 고혈압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일이 사격을 좋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를 지근거리에서 모셨던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가 쓴 ‘김정일의 요리사’에 따르면 전성기의 김정일은 사냥을 자주 했다. 사격도 매주 두 차례씩 할 정도로 총을 잘 쐈으나 최근 1년간 김정일은 사냥은 물론이고 사격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오른손을 빨리 움직일 수 없어 사격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악수 정도는 할 수 있기에 약간의 치료를 받으면 노무현 대통령은 충분히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이 ‘움직이는 종합병동’인 김정일에게는 무리일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따라서 김정일에게 노 대통령과의 회담은 자신의 건재를 알리는 좋은 기회이자 건강에 무리수를 두는 나쁜 기회도 될 수 있다.

    폐기할 핵 목록의 범위는?

    두 번째로는 북한의 경제위기 돌파다. 지금 북한은 자력으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단계를 지나버렸다. 사회주의 경제권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북한 경제의 고립은 예상외로 심각한 상태다. 북한의 산업시설은 거의 돌아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정일은 그의 권력을 지탱하는 중추이자 거대한 소비집단인 인민군과 노동당 조직을 끌고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이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마련해줘야 한다.

    현재로선 이 양식을 마련할 방법이 ‘핵을 파는 것’밖에 없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9·19 공동성명과 그 후속 조치인 2·13 합의에서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CVID)에 동의하고 그에 따른 대북지원을 약속받았다. 북한은 핵만 완전히 폐기하면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문제는 완전하게 폐기할 북한 핵의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것이다.

    언론에 수없이 보도된 영변의 실험용 원자로와 그 주변 시설이 폐기해야 할 대상인지, 아니면 북한이 꽁꽁 감춰놓고 있는 핵까지 모조리 폐기해야 할 대상인지가 논란거리다. 북한이 가진 핵 목록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나라는 북한이다. 첨단 정보망을 갖춘 미국, 그리고 북한에 핵 기술을 제공한 러시아가 그 뒤를 이을 것이다. 한국은 미국이 어떠한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북핵에 대해 아는 정도가 달라진다.

    남북정상회담은 ‘푸틴 연출, 노무현·김정일 주연’ ?

    8월5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김만복 국정원장(왼쪽에서 두번째)과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가운데).

    북한은 자신이 가진 핵 목록을 전부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북한에 미국은 아주 거북스러운 상대다. 북한은 체제 보장이 달린 핵 문제를 풀기 위한 협상은 미국을 상대로 하고자 했지만, 핵 목록을 공개하는 문제만큼은 다른 나라를 상대로 풀고 싶어한다.

    남북한과 러시아가 모두 만족

    핵 목록 공개와 관련해 북한이 고를 수 있는 가장 만만하면서도 확실한 상대는 한국이다. 어찌됐건 북한에 맞서는 형세의 한국이, 북한이 제시한 핵 목록을 인정하고 이를 폐기하는 데 동의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숨기고 있는 핵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끌려갈 수밖에 없다.

    물론 미국은 남북한이 합의한 북한의 핵 폐기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북한은 이러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제3자를 초청해 심판을 보게 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북한이 고려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제3자 심판은 러시아다. 러시아가 남북이 합의한 북핵 폐기를 검증해서 인정한다면 미국의 불만은 큰 울림을 갖기 어렵다.

    이런 식으로 핵 문제가 타결되면 북한은 곧장 국제사회에 대규모 지원을 요구한다. 이렇게 하면 북한 경제는 좋아지고 김정일 권력은 더욱 공고해지는 것이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17대 대통령선거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3자 모두 만족!

    그러나 북한은 핵을 팔아서 일시적으로 경제를 살리는 것에 만족할 정도로 어리석은 권력이 아니다. 김정일은 일시적인 호전이 아닌, 북한 경제를 영구 하게 부흥시킬 방안을 정상회담에서 찾으려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보다 고차원적인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친구’를 끌어들여 확실한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관련해 정보세계에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됐다는 설이 강하게 떠돌고 있다. 러시아가 막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해 중재했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극동 러시아의 경제를 부흥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멀리 떨어진 모스크바 지역보다는 가까이 있는 한국이나 일본과의 관계를 두텁게 해야 한다. 그러나 두 차례나 러시아와 전쟁을 한 적이 있는 일본은 극동 러시아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다. 그런가 하면 극동 러시아와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의 동북3성(省)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한국을 끌어들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데, 한국의 투자를 유도하려면 한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야 한다. 북핵 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다. 잘 되면 러시아는 구소련 정부가 노태우 정부가 이끌던 한국에서 빌린 차관까지 해소할 수도 있다.

    한국이 제공한 차관에 대해 러시아는 현물 상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현물을 한국이 아닌 북한에 공급하려는 게 러시아의 속셈이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한국은 북한과의 평화체제 구축을 전제로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하겠다는 ‘베를린 선언’을 한 적이 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한국은 북한의 SOC를 개선하기 위한 지원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필요한 물자를 러시아가 생산하고 그 비용은 한국이 제공한 차관에서 깎아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물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라 ‘메이드 인 러시아’이니 북한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은 이미 일부를 탕감해줄 정도로 악성 채권이 된 대(對)러 차관을 대북 투자의 형태로 돌려받는 것이니 손해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재원 마련에 고민하지 않고 수조원대에 이르는 북한 SOC 건설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두 나라는 한국 경제와 극동 러시아 경제를 잇는 방향으로 북한 SOC를 건설한다. 사할린 유전을 필두로 시베리아 가스 등을 대규모 소비처인 한국에 공급하는 선(線)을 만드는 것이다. 이 선은 당장은 한국종단철도로, 이후로는 한국종단 송유관 건설로 해결한다.

    소식통들은 경의선이 연결돼 있는 만큼 남북한과 러시아는 남북정상회담 석상에서 바로 남북 철도연결 이벤트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한다. 남북을 관통하는 열차는 러시아 기관차가 담당케 함으로써 북한에 부담을 주지 않고, 한국에는 한국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제공한다.

    북-러 공동경제특구 발표도 가능

    소식통들은 2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2박3일로 길게 잡힌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에서 평양은 직항편으로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의제를 완전히 정하지 못했다고 하나 양 정상이 만나 논의하는 기회는 많아야 두 번일 것이니, 회담 일정은 1박2일을 넘길 까닭이 없다. 2000년의 정상회담은 최초의 회담이었으니 한국 대통령이 평양 이곳저곳을 방문할 수 있지만, 이번 회담은 두 번째이고 북핵이라는 화급한 문제가 걸려 있어 노 대통령은 여기저기 관광할 여유가 없다. 소식통들은 2차 남북정상회담 일자가 2박3일로 길게 잡힌 것은 러시아가 참여하는 3자회담을 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전망한다.

    남북정상회담에 푸틴 대통령이나 푸틴 대통령을 대신한 극동러시아 대통령 전권대표 등이 참여해 3자회담이 열린다면 러시아에서 가까운 나진·선봉 등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의 방북 스케줄을 정하지 못했음에도 2박3일의 기간부터 설정했다는 것이다.

    일부 소식통은 3자회담에서 두만강을 사이에 둔 북한의 나진·선봉지구와 러시아의 핫산지구를 묶어 북-러 공동경제특구로 발표하는 이벤트도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일거에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떠오른다. 러시아로서는 소련 해체 후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한국으로서도 연일 치솟는 국제 유가가 큰 걱정거리인데, 남북한과 러시아가 철도 연결에 합의한다면 철도를 통해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를 가져올 수 있게 된다. 러시아산 자원의 수송은 북한산 자원의 수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류로 한반도를 연결하는 상황을 맞는 것인데 이는 오래전부터 한국이 희망해온 바다.

    물류로 남북을 이으려면 김정일은 북한 군부의 반발을 무마해야 한다. ‘청년이천선’ 등 북한 군부가 많이 사용하는 철도를 통해 러시아 기차가 한국으로 가는 것을 허용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김정일에게는 부담이다. 핵 문제 해결은 외견상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므로 북한 군부가 반발할 수 있다. 그런데다 북한군이 주로 사용하는 철도까지 내줘야 한다면 북한 군부는 더욱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내주다 보면 ‘혁명무력’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김정일이 두려워할 정도로 강한 권력을 행사해온 북한 군부의 위상은 하락한다. 이 때문에 북한 군부는 남북 철도 연결에 반발하는데, 이것이 김정일로서는 큰 부담이다. 남북정상회담이 한국에서 ‘남-남 갈등’을 불러온다면, 북한 권력층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북-북 갈등’ 일으키는 것이다. 북-북 갈등은 김정일을 치는 ‘칼’이 될 수도 있다.

    푸틴의 ‘꽃놀이패’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있던 날 정부는 장관급 7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이 개각에서 농림부 장관이 박홍수씨에서 임상규씨로 교체됐다. 그동안 농림부에는 이렇다 할 현안이 없었는데, 농민운동가 출신인 박홍수 장관이 농업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거의 없는 임상규 국무조정실장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다.

    박홍수 장관 처지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었다. 농민단체는 한미 FTA에 반대했다. 박 장관은 관료로서는 한미 FTA에 찬성해야 하고, 농민운동을 해온 처지에서는 반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한미 FTA 문제가 잠잠해지면 사퇴할 것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해왔다고 한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농업분야에도 이슈가 있다. 정상회담에서 핵 문제 등 현안이 타결되면 대북 지원이 시작되는데, 농업분야에서도 이 지원에 참여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박홍수 장관이 이끌던 농림부는 “국내에도 쌀이 남아도니 이 쌀을 북한에 제공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국내 쌀값은 해외보다 최고 열 배나 비싸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러한 갈등도 국내 농업을 지켜야 하는 박홍수 장관으로서는 힘든 일이었다. 한미 FTA 반대시위가 잠잠해지자 박 장관은 거듭 사의를 표명한 끝에 물러나게 됐다고 한다. 임상규 신임 농림부 장관은 비농업인 출신이므로 통일부가 해외 농산물을 구입해 북한에 지원하는 데 강하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의 퇴임으로 노무현 정부는 보다 쉽게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동계올림픽 유치로 한껏 높아진 푸틴 대통령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면 곧 올해의 노벨 평화상 후보자 등록도 마감한다. 푸틴 대통령은 3연임을 금지한 러시아 헌법에 따라 내년 3월로 예정된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세계적인 화약고인 한반도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다면 그는 유력한 노벨 평화상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면 그는 대통령직에서 퇴임해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KGB(국가보안위원회) 출신으로 젊고 활기찬 푸틴 대통령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는 다음 대통령 임기 동안은 노벨상 수상자로 지내고 그 다음 선거에 출마해 다시 연임하는 대통령을 꿈꿀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범(汎)여권의 지지율이 바닥을 맴돌고 있는 만큼 노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에 적극 나설 것이다. 이처럼 남북정상회담은 푸틴과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이익이지만 김정일은 군부의 반발과 체력적인 한계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제1차 북핵 위기가 첨예하던 1994년 김일성은 카터 전 미국대통령을 맞이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로써 북한은 위기를 벗어났지만 김일성은 카터와의 회담을 준비하는 데 무리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불러들이는 지금의 김정일이 국제정치적으로나 건강상 1994년 카터를 불러들인 김일성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 후 1994년 김일성-카터 회담 이후와 유사한 사태가 벌어진다면 한반도는 다시 혼미한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러시아 연출, 남북한 주연의 이벤트라는 것이 정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한반도 문제에서 꽃놀이패를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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