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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 변호사의 골프생각

죽어도 볼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천만의 말씀!

-나바타니(Navatanee) 라운딩 5

  • 소동기 변호사, 법무법인 보나 대표 sodongki@bonalaw.com

죽어도 볼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천만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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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할의 힘으로 스윙하라

영국의 버나드 다윈은 골퍼에게 있어 첫 티샷할 때의 긴장은 ‘몸에 털이 곤두설 정도로 소름끼치는 공포의 순간’이라고 했다. 그랜드 랜트라이스는 ‘우리 몸에 발생하는 공백의 혼란’이라고 표현했다.

첫 티샷에 대한 부담감은 골퍼들을 미치게 하거나 적어도 심장박동수를 높인다. 심지어 착란 끝에 실신한 사례조차 있다고 한다. 티샷 직후에 많은 골퍼가 자신의 발밑에 떨어지는 티에 시선을 멈추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을 찾는 것도 긴장한 나머지 뇌에 산소 결핍이 일어나 가벼운 실신상태에 빠지는 결과라고 한다.

그래서 첫 티샷의 긴장감에 대한 연구가마저 출현했다. 짐 닷슨은 그런 연구가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첫 티샷에 대한 긴장감을 극복하기 위한 네 가지 요령을 제안했다.

첫째, 첫 티샷은 (전체) 티샷의 18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치게 신중하게 생각하지 말라. 둘째, 심호흡을 하고 나서 천천히 휘두른다. 미스 샷의 원인은 서두르는 데 있다. 셋째, 티를 낮게 꽂고 친다. 볼은 슬라이스가 나기 쉽지만, 미리 구질을 예측할 수 있기에 기분은 가벼워진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7할 정도의 힘으로 스윙하면 충분하다.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스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는 여러 선수를 인터뷰하면서 첫 티샷의 부담감을 덜기 위한 묘수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대부분의 선수가 만약 드라이버에 핸디캡이 있는 경우라면 드라이버 이외의 클럽으로 본인이 가장 멀리 날릴 수 있는 클럽을 잡으라고 답했다고 한다.

골프를 하지 않거나 백안시하는 사람들은 물론이려니와 심지어 일부 골퍼조차 골프는 너무나 한가롭고 지루한 스포츠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평화로운 시대에 은근슬쩍 스릴과 서스펜스를 추구한다면 골프가 최고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첫 티샷을 할 때 느끼는 스릴을 능가할 만한 것은 없다고 믿는다. 아마도 이런 긴장감이 쌓여 골프경기 중계방송을 보고 있노라면 손바닥에 땀이 배는 것 아닐까.

왜 ‘헤드업 금지’인가

오늘처럼 티샷이 똑바로 날아가지 않는 경우 어김없이 떠오르는 골프 친구가 있다. K회장이다. 필자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돼 최근까지 1년이면 서너 번 함께 라운딩을 즐긴다. 그분은 미스 샷만 나오면 언제나 그 원인을 헤드업으로 돌린다. K회장이 말하는 ‘헤드업’은 어떤 의미일까.

골프를 하다 보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매우 불분명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가령 ‘헤드업 했다’고 할 때, 볼에서 언제 눈을 떼는 경우를 말하는 것일까. 볼이 날아가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면 ‘슬라이스가 났다’고 하거나 ‘페이드가 걸렸다’고 말한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경우에는 ‘훅이 났다’고 하거나 ‘드로우가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볼이 휘어질 때 슬라이스와 페이드, 훅과 드로우라 하는지 분명치 않다.

1911년 9월 어느 날. 아침부터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영국 첼시에 있는 골프스쿨의 이사로 재직하던 가이 리빙스턴은 ‘데일리 메일’의 골프 레슨 기사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네….”

그날 아침 리빙스턴을 붙잡고 있던 기사는 ‘데일리 메일’의 골프 담당기자 스콧 레빈이 연재하던 ‘Here´s How in Golf’의 한 대목이었다.

만약 당신이 싱글이 되고 싶다면 즉각 스코틀랜드의 속담을 반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 골프의 모든 것을 내포한 명언은 ‘죽어도 볼에서 눈을 떼지 말라!’이다. 이를 능가할 만한 진리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리빙스턴은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단언할 수 있다고?”

당시 핸디캡 5이던 리빙스턴은 ‘죽어도 볼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말을 어려서부터 셀 수 없을 만큼 들어왔다. “고수라면 누구나 칠 때는 볼을 보고 있다”라든지 “골퍼는 죽을 때까지 헤드업과 싸우는 운명에 놓여 있다”라든지, 볼 응시의 중요성에 대해 지겹도록 들으면서 자랐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스쿨을 경영하게 됐고, 골퍼들이 매일처럼 고뇌하는 것을 지켜보던 중 지금껏 한 번도 논의된 적이 없는 모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지그시 볼을 응시한다. 클럽을 휘두른다. 볼이 날아간다. 볼을 응시하고 있기 때문에 눈도 움직인다. 눈이 움직이면 머리도 움직인다. 그런데도 헤드업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죽어도 볼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하는 것은 헤드업을 장려하는 셈이 된다. 단 한 사람도 ‘임팩트 직후 볼에서 눈을 떼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도대체 눈을 어떻게 하면 좋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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