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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재 | 농협을 바꾸는 사람들 ① 농업인

‘같이의 가치’, 함께 하면 미래가 보인다

생산은 농민이, 판매는 농협이…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같이의 가치’, 함께 하면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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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함께 하면 미래가 보인다

오이의 발육상태를 확인하는 이학윤 회장

서석오이는 농약을 뿌리는데도 잔류농약이 거의 없는 캡 재배방식을 채택해 품질향상을 도모했다. 오이에 캡을 씌워 농약이 전혀 묻지 않게 하는 방식. 여기에 더해 저독성 농약과 잔류기간이 짧은 농약을 씀으로써 GAP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미국, 유럽연합, 칠레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고 소비자의 취향이 갈수록 까다로워진 현실 속에서 농민이 살아남는 방법은 “기술개발에 의한 품질 향상뿐”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농민들이 연합사업을 통해 반드시 뭉쳐야만 한다”고 밝혔다.

“개별로 농사를 지으면 좋은 기술이 있어도 안 나누게 됩니다. 서로 출혈 경쟁만 하게 되죠. 처음에는 누구나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을 것 같죠. 한 번은 될지 몰라도 오래 못 버팁니다. 좋은 기술이 있으면 서로 나눠야 발전하죠. 까다로워진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가격을 낮추고 품질을 높여야 합니다. 혼자 해서는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수공 농협중앙회 경제대표이사는 “연합사업은 농협 사업구조개편의 핵심으로 산지유통 주체를 규모화·전문화해 소비지에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체계를 구축하면서 농업인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 연합사업의 성공은 농협 본연의 경제사업 활성화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연합사업의 힘, 딸기의 변신은 무죄



‘첫눈에 반한 딸기’ 작목회 / 강호생 회장

‘같이의 가치’, 함께 하면 미래가 보인다

‘첫눈에 반한 딸기 작목회’ 강호생 회장

♥ 경남 합천군 율곡면 황강 변에는 딸기 하우스가 밀집해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기름진 사양토에서 생산되는 이곳 딸기는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브랜드명은 ‘첫눈에 반한 딸기’(http://iceberry. invil.org). ‘첫눈에 반한 딸기 작목회’는 합천군 연합사업단 소속으로, 딸기 하나로만 율곡농협 농산물 매출액 220억 원의 3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작목회에는 연합사업과 공선출하는 물론이고 상품 개발에서도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998년 ‘수출딸기작목회’로 시작한 작목회는 1999년 전국 최초로 공동선별, 공동출하, 공동정산을 시작했다. 공동선별장 APC는 2000년 회원들의 주머닛돈으로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20년 이상 딸기 농사를 지어온 강호생(58) 작목회 회장은 “작목회의 슬로건은 ‘농산물을 공산품처럼’이다. 당시만 해도 공동선별을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속박이가 많아 품질이 들쭉날쭉한 상품이 나올 때 우린 공동선별을 통해 딸기 품질의 균일화를 이뤄냈다. 당연히 다른 지역 딸기와 차별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시작부터 수출딸기작목회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공동출하 방식을 통해 높아진 품질은 ‘딸기왕국’인 일본에서도 인정받았다. 공동출하를 시작한 1999년 12월, 10만 달러 수출탑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0년 12월에는 농산물 수출 5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당시 작목회 회원 전원이 친환경 농산물, 저농약 품질인증을 획득한 게 주효했다.

그러나 일본 수출은 종자에 대한 로열티 분쟁이 벌어지면서 주춤하기 시작했다. 강 회장은 “당시 박동문 회장이 (로열티 분쟁 때문에) 일본에서 재판까지 받았다. 그 일을 계기로 종자를 국산 종자인 매향과 설향으로 바꿨다. 수출 판로도 대만과 동남아로 다변화했다. 그때 고민 끝에 나온 상품이 그 유명한 ‘아이스 딸기’”라고 밝혔다.

사실 작목회의 현재가 있기까지는 박동문 초대 회장의 노력과 헌신이 컸다. 그는 1998년 작목회를 만든 뒤 10여 년간 회를 이끌었다. 박 초대 회장은 “신선 딸기를 공동선별하면 특·상·중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하품이 25~30%가량 나온다. 이걸 주스를 해먹을 수 있도록 냉동상품으로 내놨는데 대박이 터졌다”고 말했다.

냉동 딸기는 2003년 4월 500t 일본 수출계약이 이뤄졌고, 그해 ‘아이스 딸기’로 이름을 바꿔 17t을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고 국내에도 70t을 파는 기염을 토했다. 3960㎡(1200평) 규모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공장도 이때 만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중국의 저가 카피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수출이 다시 멈칫했다. 국내에서도 경쟁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 회장은 “품질과 소득 규모로는 첫 공동출하를 시작한 우리를 따라올 순 없었지만 우리로서도 뭔가 특별한 게 필요했다. 그래서 신선 딸기 세척시스템과 아이스 딸기 중간에 구멍을 내는 타공 시스템에 대해 특허를 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상품이 딸기의 중앙에 구멍을 뚫어 연유(크림)를 넣고 초콜릿을 입힌 ‘초코딸기’였다. 이 제품은 조만간 학교 급식으로도 납품될 계획이다. 아이스 딸기도 전국 최초였지만 딸기에 크림을 넣고 초콜릿을 묻혀 상품화한 것은 지금까지 유일무이하다. 강 회장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작목회 농가가 모두 우수농산물 관리제도인 GAP 인증을 받고 공동선과장도 APC 인증을 받았지요.(2006년 12월) 그랬더니 전국에서 견학을 하러 왔어요. 그래서 2007년에는 딸기 체험장도 만들었습니다.”

‘같이의 가치’, 함께 하면 미래가 보인다

신선 딸기 세척 작업을 하는 ‘첫눈에 반한 딸기 작목회’ 회원들

작목회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신상품인 딸기퓨레를 만들어 출시했다. 2008년 10월 호주 코즈라인사와 100만 달러 수출 조인식을 가졌다. 이 모두가 농협을 믿고 공동출하를 하고 연합사업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목회 회원의 매출액은 얼마나 될까. 강 회장은 “농가별로, 농사 규모별로 차이가 크다”며 “3.3㎡당 최고 10만 원, 최저 2만~3만 원 수준”이라고 답했다.

딸기작목회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벤치마킹한 고설(高設)재배의 시범포 운영을 끝마치고 내년부터 15개 농가(하우스 50동)가 전략 수출 작목반을 새롭게 구성키로 했다. 고설재배 하우스 시설은 농협과 농림부가 행정적, 금전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강호동 율곡농협 조합장(한국딸기생산자 대표조직 회장)은 “고설재배는 영양제, 물, 온도조절이 모두 자동화돼 있어 비용은 50% 절감되는 반면 생산량은 30% 증가한다. FTA에 대응해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국 딸기사업의 미래는 고설재배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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