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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50대의 性

“서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안이냐 밖이냐, 그것도 문제로다”

50대 ‘선수’ 4인 불꽃 방담

  • 패널 : 최영선 장일상 유평창 이수미 | 사회: 조성식

“서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안이냐 밖이냐, 그것도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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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선 개인마다 다르다. 정말 성을 좋아하는 여자도 있다. 하루라도 안 하면 못 사는 여자도.

이수미 내가 아는 어떤 여자는 하루에 다섯 번 한다. 남편이 어떻게 그렇게 하겠냐. 그러니 바람을 피웠던 거다. 그런데 남편 친구와 하다 남편에게 들켰다. 굉장히 가정적인 남편이었다. 곧바로 이혼하더라.

장일상 50대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바람피우거나 이혼하는 일이 잦다. 관계를 돈독히 해서 평생 같이 가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70, 80대 노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게 여전히 성관계를 갖는 부부다.

이수미 내가 아는 80대 부부는 일주일에 두 번 한다.

최영선 성욕은 늙으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뇌가 살아 있는 한 지속된다. 성감대도 뇌에 있다.



사회 유 소장은 50대 들어 횟수가 줄진 않았나.

유평창 나는 섹스를 제대로 하면서부터 오히려 횟수가 늘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고 근력을 키우니 자연히 감당하게 되더라. 여자의 몸은 첼로와 비슷하다. 잘 다루면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지만 잘못 다루면 삑 소리가 난다. 자기 체력을 잘 유지할 때 만족한 섹스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장일상 나도 상담자들에게 부부가 같이 운동하는 걸 권장한다. 스킨십 많이 하면서 운동도 같이 하라고. 내 아내도 가끔 관계를 거부한 적이 있다. 젊을 때는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 들면서 이해하게 됐다. 아내도 가끔 말한다. 자기도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여자라서 표현을 못한다는 거지. 이제 애들이 커서 정말 자유롭게 한다. 아침에도 하고 낮에도 하고 밤에도 한다.

‘둘이 하는 놀이’

유평창 취미로 스포츠 마사지사 자격증을 땄다. 성관계 못지않게 쾌감을 주는 게 손깍지 끼면서 마디마디를 단계적으로 눌러주는 거다. 발 마사지도 좋다. 복사뼈 옆을 눌러주면 정말 환상적인 느낌을 받는다. 이런 걸 자주 해주면 꼭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사회 남자가 밖으로 나도는 데는 성적인 판타지나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 않을까. 그걸 집에서 아내와 해보기는 뭣하니.

최영선 맞다. 성생활은 둘이 하는 놀이다. 별짓을 다해도 된다. 서로 의사소통만 된다면. 그래서 교육이 필요하다.

이수미 나는 남편이랑 온갖 걸 다해본다. 남편이 잘 유도한다. 사실 남편도 다른 여자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한다. 이 남자가 이렇게 잘하니 다른 여자도 좋아하겠지. 정말 다양한 체위로 한다. 거의 매번 내가 오르가슴을 느낀 다음 자기가 사정을 한다. 전희, 후희도 잘하고.

유평창 서로 대화해야 한다. 결승점이 다가왔다고 말해주면 타이밍을 조절해 몇 차례씩 느낄 수 있다.

사회 남자들은 흔히 ‘의무방어전 치른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은 하느냐고 서로 확인하면서. 어쩌면 이런 게 일반적 현상이고, 네 분의 경우는 아주 예외적인 게 아닐까.

장일상 예외적인 게 맞다. 섹스리스 부부가 많다. 집에선 안 하고 밖에서 푸는 거다. 외도를 조장하는 드라마도 문제다. 미디어 역할이 중요하다.

이수미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씨를 뿌리고 여자는 씨를 받아 키워야 한다. 여자가 열 명의 남자와 관계를 해 아이를 낳았다고 치자. 여자에겐 무조건 자기 새끼다. 아빠가 누군지 모르더라도. 그런데 남자는 다르다. 이 여자가 낳은 애가 내 새끼인지 다른 남자 새끼인지 모른다면 극도로 분노한다. 그래서 여자의 외도를 용서하지 못한다는 거다. 하지만 여자로선 어쨌든 자기 새끼이니 남자의 바람기에 관대하다는 거다.

유평창 만약 50대를 상대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하면 깜짝 놀랄지 모른다. 외도 경험을 물으면 100% 응답이 나올 수도 있다. 사회현상인 건 분명하다.

최영선 문제 없는 가정은 없다. 하지만 어떻게 잘 푸느냐가 중요하다. 부부 안에서, 가정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엔 다른 방법으로 찾을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가정은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여간 가정은 유지하라

사회 두 시간이 됐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씩 해달라.

장일상 이런 얘기를 공론화해 바람직한 성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활백’이란 용어가 있다. ‘활동력 있게 백세까지 살자’는 뜻이다. 부부가 같이 가야 가능한 일이다. 나이 들수록 성생활을 중시하는 풍토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최영선 50대는 남자나 여자나 신체적 변화가 가장 큰 시기다. 남자는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퇴직하는 시기다. 부부간 배려가 필요하다. 배우자를 성적으로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면 배우자가 다른 방식으로 성생활을 하는 걸 존중해야 한다. 노력해도 안 되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이수미 성은 불과 같다. 아궁이에서 불 피우면 음식을 만들고 방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다. 아궁이 밖에서 피우면 집에 불이 난다. 부부의 성생활은 아궁이 안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다. 부부간 아름다운 성생활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한 번쯤 외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가정은 유지하고. 그리고 공부해야 한다. 남자는 여자에 대해, 여자는 남자에 대해.

유평창 내가 할 수 있는 성이 있고, 하고 싶은 성이 있다. 그럼 할 수 있는 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성생활에도 경영이 필요하다. 밖에서 답을 찾지 말고 안에서 찾자. 답이 안 나오면, 모텔을 가든 여행을 가든 집 밖으로 나가자.

장일상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과 더불어 성교육을 해야 한다. 연령대에 맞는 눈높이 교육이 이뤄질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이다.

# 에필로그

방담이 끝난 후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성매매특별법 얘기가 나왔다. 유 소장을 빼고 세 사람이 공창제에 찬성했다. 획일적 성매매 단속의 부작용이 크고, 독신이거나 정상적 성관계가 힘든 사람들에게 성욕 해소의 창구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논리에서였다. 사창가 단속을 주도했던 김강자 전 경찰서장이 자신의 ‘오판’을 인정하고 생계형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도 논거 중 하나였다.

신동아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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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 최영선 장일상 유평창 이수미 | 사회: 조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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