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호

이준석 나비효과, 이재명 직격탄 되나[데이터로 본 민심]

25% 지지율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의 불안한 대세론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ankangyy@hanmail.net

    입력2021-06-2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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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지지세, 60대 이상에서 20∼30대로 확장

    • 보수층 강력한 집권 의지가 만들어낸 이준석 당대표

    • 윤석열·이준석 컬래버에 이재명 경쟁력 약점 노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4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4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9일 첫 공개 행보로 우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다(왼쪽).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동아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9일 첫 공개 행보로 우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다(왼쪽).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동아DB]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20년 집권론을 주장한 것은 2018년 8월 전당대회에서였다. 이 전 대표는 순회 토론회에서 “김대중·노무현 10년 갖고는 사회를 제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한 20년은 정권을 잡아야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전 대표 20년 집권론은 당내외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당시 당대표에 출마한 송영길 의원도 “국민에게 오만방자하게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2020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으로 압승하자 20년 집권론은 기정사실화됐다. 민주당 지지기반이 20∼50대로 확장되고, 국민의힘 기반은 60대 이상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20년을 넘어 50년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4·7 재·보궐선거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지금까지 20∼30대는 20∼50대로 묶여 범(汎)진보 진영, 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 민주당이 2016년 총선 이후 2020년 총선까지 거푸 네 번이나 크게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이 힘을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20∼30대는 올해 4·7 재·보선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후보는 40∼50대에서만 선전했을 뿐 60대 이상에서도 크게 밀렸다. 국민의힘 지지기반은 60대 이상에서 20∼30대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비해 민주당 지지기반은 40∼50대로 한정될 위기에 처했다.

    대한민국 선거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지역과 세대다. 2000년 이전엔 지역 역할이 컸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은 호남+충청이란 지역연합에서 비롯된 탓이 크다. 2000년 이후엔 세대가 선거 승패를 좌우하고 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은 20∼30대가 크게 기여했다. 20∼30대가 주축이 돼 노란 손수건, 희망돼지 저금통 등으로 경선·본선 드라마를 연출했다. 2016년 총선에선 50대가 처음으로 범진보 진영(민주당+국민의당) 우위 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민의힘, 20대와 남자 얻고 민주당과 선두 다툼

    18~29세 18.4%, 30대 16.4%, 40대 17.9%, 50대 18.5%, 60대 15.9%, 70대 이상 12.9%. 4·7 재·보선 기준 유권자 비중이다. 대체로 60대 이상은 보수성향, 30∼50대는 진보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내년 대선이 진영 대립으로 치러진다면 20대(18·19세 포함)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된다. 1990년 초반∼2000년 초반에 출생했다. 이들은 개인, 동영상, 탈진영·탈이념, 알바, 주식·코인, 젠더 따위의 특징을 나타낸다. 과거 정치를 경험하지 않아 투표 행위도 자유롭다.

    최근 1년간 20대 정당 지지 변화는 매우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2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0대 국민의힘 지지율은 39.0%에 달했다. 1년 전인 2020년 6월 2주 여론조사에서 20대 국민의힘 지지율은 24.8%로 민주당(38.2%)에 미치지 못했다. 20대 국민의힘 지지율은 조금씩 상승하다 지난 4월을 기점으로 폭발했다. 그리고 20대 국민의힘 지지율은 4·7 재·보선 출구조사에서도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YTN 의뢰, 2021년 6월 7~11일, 2512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남성의 국민의힘 지지 성향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한국갤럽은 매주 발표하는 여론조사에서 올해 3월부터 남성·여성 지지율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3월 2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남성 지지율은 26%로 민주당(35%)에 크게 뒤졌다. 4월과 5월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남성 지지율이 비슷했다. 6월 2주에선 국민의힘 남성 지지율이 33%로 민주당(28%)을 앞섰다(한국갤럽 자체, 6월 8~10일 100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국민의힘 20대 지지율과 남성 지지율 상승은 이준석 당대표 출범과 관계가 있다. 이 대표는 반(反) 또는 비(非)젠더·페미니즘을 대표한다.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출마 선언에서도 여성할당제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젠더·페미니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반(反) 또는 비(非)젠더·페미니즘을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여건에서 이 대표는 새로운 영역을 선점한 셈이다. 게다가 20∼30대에서 반(反) 또는 비(非)젠더·페미니즘 분위기도 확산했다. 그리고 이는 국민의힘 20대와 남성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 당선 배경엔 보수층의 강력한 집권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보수층은 2016년 이래 네 번의 선거 패배와 4·7 재·보선 승리 경험에서 탈(脫)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20∼30대 확장, 새로운 이슈 선점 필요성을 학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예상과 달리 국민의힘 지지층과 대구·경북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책임당원 중심인 당원투표에서도 1위 나경원 후보에 근접했다.

    윤석열·이준석 컬래버에 노출된 이재명 약점

    윤석열 전 검찰총장 1위 독주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엔 탈(脫)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20∼30대 확장, 공정·정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스며 있다. 보수층의 집권 의지가 다소 이질적인 윤 전 총장마저 포용하고 있는 것이다. 보수층은 내년 대선에서 필승 카드로 윤석열·이준석 컬래버레이션(이하 컬래버)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윤석열·이준석 컬래버는 여권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 약점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이 지사는 20대와 여성 지지율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지난 6월 1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 전체 지지율은 24%였지만 여성은 20%에 머물렀고, 20대는 9%에 그쳤다. 지난 3월부터 5개월간 이 지사 전체 지지율은 23∼25% 사이를 오갔다. 여성 지지율은 전체보다 상당히 낮은 17%∼20%에서 움직였다. 20대는 최고 18%에 불과했다(한국갤럽 자체, 6월 1~3일 100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이 지사의 낮은 여성 지지율은 본선 경쟁력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 이 지사는 높은 남성 지지율로 여성 지지율이 떨어지는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출범과 함께 남성 지지율을 흡수하고 있다. 남성에서 강점이 있는 이 지사에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사의 낮은 20대 지지율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윤석열·이준석 컬래버는 20대에서 강점이 있다. 과거 보수정당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양상이다. 이 지사가 캐스팅보트를 쥔 20대에서 윤 전 총장에게 밀린다면 승리를 장담하게 될 수 없다.

    윤석열·이준석 컬래버는 상대적 강점이 있는 이 지사의 공정·정의 선점효과를 반감할 수 있다. 이 지사는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자신의 정치 동력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 지사의 공정·정의 해석은 ‘옛날 해석’에 가깝다. 연령별로는 40∼50대 맞춤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사는 40∼50대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도 새로운 공정·정의를 내세우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그동안 586그룹을 중심으로 여권이 독점하고 있던 공정·정의 해석에 반기를 들었다.

    대표적 사례가 ‘조국 사태’ 해석이다. 586그룹은 공정·정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지만 20∼30대에선 그게 공정·정의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이준석 컬래버의 공정·정의가 20∼30대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윤석열·이준석 컬래버의 등장과 함께 이 지사의 공정·정의 선점효과는 반감됐다. 이 지사가 공정·정의 해석을 20∼30대로 확장하지 못한다면 경선을 1위로 통과한다고 해도 반쪽 승리에 그칠 공산이 있다.

    이준석 나비효과, 이재명 정체-윤석열 상승

    윤석열·이준석 컬래버도 단점은 있다. 이들은 정치 신인이다. 이 대표는 10년간 정치 훈련을 받았다고 자신하지만 현실 정치는 돌발변수의 연속이다. 수십 년 간 지속돼 온 당내 역학 구조는 복잡하다. 당분간 정권교체란 대의 앞에 숨죽이고 있을 뿐이지 언제든 수면으로 불거질 수 있다. 난마처럼 얽힌 국내외 현안도 이 대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국민은 이제부터 이 대표 검증에 본격 나서게 될 것이다. 윤 전 총장 검증 결과도 예측 불가능하다. 우리 현대사는 수십 년간 검증해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지사는 6개월 이상 여야 대상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 내외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은 불안한 대세론이 공존하고 있다. 6월 중순 발표된 대선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략적인 특징은 윤석열 상승세, 이재명 정체로 요약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6월9일 첫 공개 행보로 우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대변인 등 일부 참모진 구성도 화제가 됐다. 이준석 대표 당선 후 입당 시기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에 비해 이 지사 지지율은 정체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조사 방식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6월 13일 발표된 PNR리서치 양자 대결에선 윤 전 총장 지지율은 53.8%로 이 지사(39.2%)를 큰 격차로 앞섰다(머니투데이 의뢰, 6월 12일 1009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6월 7일 발표된 리얼미터 양자 대결에서도 윤 전 총장 51.2%로 이 지사(33.7%)를 따돌렸다(오마이뉴스 의뢰, 6월 7∼8일 201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

    다자 대결 ARS 방식에선 격차가 컸지만 전화면접 방식에선 동률을 기록했다. 6월 14일 KSOI 여론조사에선 윤 전 총장 지지율이 35.5%로 이 지사(27.7%)를 추월했다. KSOI는 양자대결을 실시하지 않았다(TBS 의뢰, 6월 11∼12일 100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6월 1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에선 윤 전 총장과 이 지사가 24%로 똑같았다. 전국지표조사도 양자 대결은 실시하지 않았다.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통신3사 제공 가상번호를 활용했다(NBS 의뢰, 6월 7∼9일 100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윤 전 총장 지지율은 ARS(PNR리서치, 리얼미터, KSOI), 낮은 응답률(PNR리서치, 리얼미터)에서 높게 나온다. 이 지사 지지율은 무선전화면접·높은 응답률(전국지표조사)에서 유리하다.

    학계에선 일반적으로 여론조사 응답률이 높을수록 정확도 역시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양자 대결은 주로 ARS 방식을 활용했다. 응답률이 높은 무선전화면접 방식의 양자 대결 표본수가 좀 더 많아질 때 이 지사, 윤 전 총장 지지율을 제대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준석 #윤석열 #이재명 #여론조사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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