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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대안 부재론’ 안주(安住) ‘승리 방정식’ 안 보인다

2012 문재인 vs 2015 문재인

  • 장은숙 | 정치평론가, ‘아름다운 선택, 2017년’ 저자

‘대안 부재론’ 안주(安住) ‘승리 방정식’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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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적 판단과 행동

#3 4·29 재보선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압승을 거두자 바로 호남 신당 이야기가 터져나왔다. 화들짝 놀란 문 대표가 선거 후 일주일도 안 된 5월 4일 광주 서구을을 방문, 노인정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개혁과 혁신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낙선 인사차 간 것치고는 꽤 요란했다. 시큰둥한 광주 민심은 차치하고, 이 일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가 시끄러웠다.

“대표가 광주 간다는 얘기를 최고위원들에게도 한마디 한 적이 없고 그냥 혼자 결정하고 가서 저렇게 하는 거예요!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 거지요?”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익숙한 장면이기도 했다. 이완구 총리임명안 국회 동의 여부를 앞두고 문 대표는 난데없이 ‘여론조사 결정론’을 꺼냈다가 뭇매를 맞았다. 선거로 구성한 입법기관이 버젓이 있는데, 주어진 임무를 다할 생각은 않고 난데없이 여론에 기대는 건 도대체 무슨 발상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 진원지를 찾는 이들도 생겨났다. 문재인이 친노(親노무현) 브레인의 말을 듣고 행동하는 배우가 아니냐는 의구심은 4·29 재보선 이후에도 2012년 대선의 데자뷰처럼 야권 내에 확산됐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5월 7일 라디오에 출연, 아예 문재인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패’를 다 까보였다.

“대선에서 실패한 정무적 판단력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문 대표를 보좌하고 있다면, 문 대표가 당 대표로도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대표가 확실하게 당의 공조직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패배 이후 낙선 인사차 광주를 간다고 한 것은 독단적인 판단이었다. (최고위원회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고, 문제 제기를 하려 했을 때는 이미 기자들한테 일정이 알려져 거둬들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매우 중요한 시기엔 대표의 행보 하나하나가 상당한 충격과 메시지를 줄 수 있으니 최고 의결기관이자 논의기관인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나가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문 대표의 행보가) 알려지고 있다. 이런 식의 의사결정 구조라면 계속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



비판일까, 비난일까. 전 최고위원이 누워서 침 뱉기를 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내용을 차분하게 살펴보면 한 가지는 확실해진다.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깊어지는 중이란 사실이다.

4·29 재보선에서 4대 0으로 완패하고 천정배의 등장으로 호남정치 부활론이 제기되면서 문 대표의 입지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듯하지만 호남이 단독으로 떨어져 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5월 6일 동교동으로 이희호 여사를 찾아간 천정배의 입에서 바로 ‘당을 만들 생각은 없다’는 말이 나왔다. 천정배는 무슨 말을 들었던 것일까. 일부가 흘러나왔다.

“최근 (천 의원이) DJ 정신을 계승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감사하긴 하지만 내 남편 이름이 정쟁에 오르내리지 않게 해달라. 특히 묘역 참배에서 그런 말과 동교동계를 거론하는 건 옳지 않다. 정치 지도자는 책임질 때 책임지는 게 필요한데, 국민은 야권 분열도 바라지 않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실질적 브레인이었던 이 여사의 발언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을 흔드는 동교동계 일각과 ‘뉴DJ’를 언급한 천정배에게 모두 자제하고 야권 단합에 힘쓸 것을 주문한 것으로 읽혔다. 그래서 문재인은 여전히 야권의 제1위 차기 대선 후보로 일컬어진다. 그의 입지는 순전히 ‘대안 부재론’에서 나왔다. 본인도 ‘나 말고 대안을 내놓아보라’고 대놓고 말하며 당 대표가 됐다. 재보선 패배 후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수준의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살짝 나돌다가 멈칫한 이유도 ‘여전히 대안이 없다’로 압축된다.

‘플러스 알파’는 어디에?

5월 5일 어린이날, 미묘한 뉴스 하나가 정치판 화제에 올랐다. 총선에서 패배한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칩거하던 손학규가 전셋집을 문 대표의 집 근처로 옮긴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선 ‘문재인 일선 후퇴-손학규의 대선 가도 등장’이란 추측까지 내놓았다. 이는 비판 수준이 아니라 비난이었다. 문 대표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도 섞였다. 그러나 문재인은 이미 ‘당 대표-총선 승리-대선 승리’라는 3단계 정치 일정표를 이마에 새긴 지 오래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는 친노세력의 전략적 접근법이며 공식이다. 이를 깨는 건 허용되지 않는 시점이다.

문제는 바로 ‘문재인’이란 인물의 한계다. 이런저런 말이 많긴 하지만,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이전까지 문재인 단독으로는 지지율이 20%대를 넘지 못했다. 엎치락뒤치락 했으나 2012년 10월경 문재인과 안철수의 지지율은 둘 다 22~26%선을 오갔다.

그러나 단일화를 통해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48%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중요한 것은 이 수치가 문 대표의 순 지지율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속에는 안철수의 표도 있고 심지어 작고한 김근태의 표, 김대중·노무현의 표가 모두 뒤섞여 있다. 순수한 문재인 표는 여전히 20% 초반이다.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된 이후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30%대에 육박하며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런데 그 이상 올라갈 수 있을까. 이를 놓고 논쟁이 계속되지만 지금으로선 한계를 극복할 만한 ‘플러스 알파(+α)’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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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숙 | 정치평론가, ‘아름다운 선택, 2017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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