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달의 추천도서

산중일기 외

  • 담당·이혜민 기자

산중일기 외

2/4
라쇼몽 _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김영식 옮김

산중일기 외
대개 소설을 읽으면 안도감이 든다. 동류의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있듯 일본의 천재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을 보니 인간의 마음도 거기서 거기인가 보다.

“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된 두 가지 감정이 있다. 물론, 누구라도 타인의 불행을 동정한다. 그러나 그 사람이 불행을 어떻게라도 극복하게 되면, 이번에는 그것을 바라보던 쪽에서 왠지 섭섭한 마음이 된다. 조금 과장하여 말하자면, 다시 한 번 그 사람을 같은 불행에 빠뜨리고 싶다는 마음조차 생긴다. 그리고 어느 사이에, 소극적이기는 하나 어떤 적의를 그 사람에게 품게 된다.”(소설 ‘코’ 중에서)

적의를 품다가도 작은 사건에 감동하는 것도 사람 생각하는 게 거기서 거기인 까닭이다.

“창밖으로 상반신을 내민 소녀가, 그 부르튼 손을 내밀고 힘차게 좌우로 흔드는가 싶더니, 가슴을 설레게 할 정도의 따뜻한 햇살로 물든 귤 대여섯 개가 기차를 배웅하는 아이들 쪽으로 어느새 날아가 흩어졌다. 나는 순간 숨을 멈췄다. 그리고 찰나에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녀는 지금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는 것일 터이고, 가지고 있던 몇 개의 귤을 던져, 일부러 멀리 건널목까지 배웅 나온 남동생들의 노고에 답한 것이다.”(소설 ‘귤’ 중에서)



아쿠타가와의 단편소설 17편을 읽다 보면 숨겨둔 우리의 내면이 읽힌다. 다듬어지지 않은 인간 본연의 심성이 보인다. 문예출판사/ 275쪽/ 8000원

구텐베르크의 조선(전3권) _ 오세형 지음

‘베니스의 개성상인’의 작가 오세형. 그가 다시금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글을 썼다. 지난번에 개성상인이 유럽에서 활약한 것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금속활자 장인이 유럽 인쇄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점을 다뤘다. 작가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인쇄술은 교황 사절단이 한국을 방문한 뒤 얻어온 기술”이라고 말한 것을 단서로 3년간 연구했다. 실제로 개연성을 찾기도 했다. 한 예로 구텐베르크의 친구인 니콜라우스 쿠자누스 추기경은 로마 교황청의 사절단 일행이었고, 로마 교황청에는 1452년 ‘신원이 그 이상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니콜라우스 쿠자누스 추기경의 소개로 ‘42행 성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음을 고해 금속활자의 완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작가는 “‘그 사람’을 염두에 두고 진취의 역사를 꿈꾸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예담/ 각권 320쪽 내외/ 각권 9800원

서재필 광야에 서다 _ 고유 지음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경향신문 파리특파원, 동아일보 출판국장을 지내고 현재는 출판국 전문기자로 있는 저자가 이번에는 소설 쓰기에 도전했다. 이 소설은 제1회 디지털 작가상의 역사·팩션 소설 부문에서 당선된 ‘푸른 꿈을 꾸다’를 개작한 것으로 서재필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작가는 업적에 비해 덜 알려진 서재필의 활동을 조명하면서 동시에 주인공의 내면세계도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말한다. 서재필은 김옥균과 함께 갑신정변을 도모하기도 하고, 실패해 역적으로 몰리자 미국에 가서 의대를 졸업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독립협회를 주도해 한국 근대화를 이끈 인물이다.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저자는 서재필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그의 말소리가 이명처럼 울려 들리는 대로 자판을 두드렸다”고 한다. 문이당/ 305쪽/ 9800원

호당 신영길 문집 _ 신영길 지음

평생을 국경변천사와 일본의 한국 침략관계를 연구한 저자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두 가지 자료를 공개했다. 서울 생활 50년을 접고 회고록을 작성하던 중 깊이 묻혀 있던 귀중한 사료를 발견해 이번에 회고록 문집에 함께 실은 것이다. 김옥균과 박영효가 서문을 쓰고, 일본작가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기 전 벌인 책략의 진상과 조선왕조 말기 증상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이노우에 가쿠고로의 조선조 망국전야기’(이는 1895년 1월 발간되자마자 판매금지된 일본 풍속잡지에 실림)와 간도를 둘러싼 국경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청국에서 조선 정부에 보내온 외교문서인 ‘북방영토 간도와 청국비시문(淸國批示文)’이 그것이다. 저자는 전근현대 한일연구회장이자 한국장서가협회 명예회장인 신영길 정치학 박사다. 지선당/ 509쪽/ 2만3000원

H그룹 직장영웅전설 _ 박성원 지음

직장인들이 읽을 만한 소설이 나왔다. 저자는 H그룹 윤병기 대리의 일상을 통해 대한민국 직장인이 품고 있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려준다. 글에는 직장생활의 노하우와 승진 비결이 녹아 있다. 이를테면 박명진 부사장은 “거짓말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라고 하고 비서실 김정무 상무는 “미리 목표를 정해놓으면 오히려 쉽게 지칠 수 있으니 맡겨지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흐름을 타라”고 조언한다. 게다가 독자는 윤 대리가 만난 과장, 부장, 차장, 임원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10년간 언론사에서 경제, 사회 분야 기자로 일했고 현재 하와이주립대에서 미래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 소설에는 저자가 만난 직장인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고즈윈/ 182쪽/ 1만원

2/4
담당·이혜민 기자
목록 닫기

산중일기 외

댓글 창 닫기

2020/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