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는 신화를 통해 인간 심리를 설명했고, 루벤스와 셰익스피어는 신화를 소재로 명작을 탄생시켰죠. 신화는 우리에게 마음의 고향이자, 인류가 풀어낼 이야기 씨앗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어릴 적엔 신화를 곧잘 읽다가 어른이 되면 잊어버려요. 신화를 체계적 으로 연구하고 대중화하기 위해 연구소를 열게 됐습니다. ‘바리데기 공주’ 같은 우리 신화를 해외에 알리고 신화 유적지 답사, 소모임 운영, 세계 신화 테마파크 설립, 스토리텔링 개발 사업 등을 펼칠 계획입니다.”
김 박사는 신화 대중화 사업이 인문학과 문화 콘텐츠산업 부흥의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신화를 소재로 삼은 ‘라그나로크 성전’ 등 게임 콘텐츠나 영화 ‘트로이’ ‘반지의 제왕’ 등이 대박을 친 게 그런 사례.
“스타벅스 로고에 등장하는 여신 세이렌은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유혹합니다. 세이렌을 로고로 쓴 데는 고객이 스타벅스를 그냥 지나쳐 가지 않으리라는 바람이 담겼죠.”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한 김 박사는 괴테와 릴케의 작품을 소재로 논문을 쓰면서 신화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TV 특강 등 매년 수십 회 강연을 하면서 신화의 세계를 알렸다. ‘인간, 신화를 말하다’ 등 10여 권의 저서를 냈고,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등을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했다. 김 박사가 연구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사장이 후원회장을 맡은 세계신화연구소에는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전선권 그리스신화박물관장, 임해리 제주도신화전문가 등이 함께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