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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웰빙

영상의학자 정태섭 - X선 작품 제작

“과학과 예술 사이에 경계선이 있나요?”

  • 글·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jikija@donga.com

영상의학자 정태섭 - X선 작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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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자 정태섭 - X선 작품 제작

정 교수는 오래전부터 과학자의 얼굴이 들어간 화폐를 수집하고 있다. 그는 10만원권 지폐에는 과학자의 얼굴이 들어가기를 바란다(왼쪽). 병원을 찾은 어린이들과 별을 관측하는 정 교수. 10년 전부터 매년 봄 ‘별 보기 교실’을 열고 있다(오른쪽).

초등학교 5학년 때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한 정 교수는 사투리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 받는 게 싫어 입을 꼭 닫고 ‘혼자 놀기’에 빠져들었다. 라디오며 오디오를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고, 청계천변 상점을 다니며 관련 재료들을 사 모았다. 호기심 많은 그에게 청계천의 상점들은 곳곳에 보물이 숨겨진 놀이터였다. 그러면서 망원경도 만들고, 오래된 화폐도 하나 둘 수집했다. 의대에 진학한 뒤 전공을 진단방사선과로 정한 것도 ‘기계가 가장 많은’ 과였기 때문이다. 무의촌 진료를 가면 환자보다 고장난 가전제품을 고쳐줄 때가 더 많았던 그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교수로 안착하기까지 10년 넘는 기간에는 낭만이나 호기심은 접고 ‘생존’을 우선해야 했다. 혼자 연구실에 박혀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다보면 답답하고 막막해졌다. 그럴 때는 밖으로 나가 별을 보면서 자신을 위로했다. 망원경을 설치하고 별을 보면 병실에 있던 아이들이 쫓아 내려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를 에워쌌다. 아이들이 별 구경 하는 것을 도와주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친절한’ 의사가 되어갔다. 병마에 주눅든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는 틈틈이 과거의 ‘재주’를 살려 어린 환자들에게 솜사탕이며 풍선을 만들어주고, 보호자들의 어릴 적 추억이 담긴 ‘달고나’도 만들어 보였다.

영상의학자 정태섭 - X선 작품 제작

후배 의사들과 CT사진을 판독하는 정 교수. 뇌 단면 사진에서 ‘Y’자를 찾아내고는 “인체에 연세대 마크가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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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jik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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