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교수는 오래전부터 과학자의 얼굴이 들어간 화폐를 수집하고 있다. 그는 10만원권 지폐에는 과학자의 얼굴이 들어가기를 바란다(왼쪽). 병원을 찾은 어린이들과 별을 관측하는 정 교수. 10년 전부터 매년 봄 ‘별 보기 교실’을 열고 있다(오른쪽).
그러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교수로 안착하기까지 10년 넘는 기간에는 낭만이나 호기심은 접고 ‘생존’을 우선해야 했다. 혼자 연구실에 박혀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쓰다보면 답답하고 막막해졌다. 그럴 때는 밖으로 나가 별을 보면서 자신을 위로했다. 망원경을 설치하고 별을 보면 병실에 있던 아이들이 쫓아 내려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를 에워쌌다. 아이들이 별 구경 하는 것을 도와주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친절한’ 의사가 되어갔다. 병마에 주눅든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는 틈틈이 과거의 ‘재주’를 살려 어린 환자들에게 솜사탕이며 풍선을 만들어주고, 보호자들의 어릴 적 추억이 담긴 ‘달고나’도 만들어 보였다.

후배 의사들과 CT사진을 판독하는 정 교수. 뇌 단면 사진에서 ‘Y’자를 찾아내고는 “인체에 연세대 마크가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