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아마존웹서비스, 인공지능 개발 않고도 AI 시장 출사표

[박원익의 유익한 IT] ‘합종연횡’ ‘편의성 강화’ 생성 AI 시장 선두 노려

  • 박원익 더밀크코리아 뉴욕플래닛장

    wonick@themilk.com

    입력2023-09-17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차세대 스타트업 모아 구글·MS와 경쟁

    • 편의성과 데이터로 코딩 없이도 AI 개발

    • 개발 경쟁 대신 AI 쉽게 쓰는 방법 내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 [Amazon]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아마존 본사. [Amazon]

    “생성 AI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폭발적 확장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Swami Sivasu bramanian)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베이스·분석·머신러닝 담당 부사장은 7월 26일(현지시각) “생성 AI가 모든 애플리케이션, 산업, 비즈니스를 변화시킬 것으로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십 년 동안 축적한 머신러닝(ML), 딥러닝 등 AI 기술이 ‘경쟁’이라는 가치와 융합하며 최근 폭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 가용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생성 AI가 큰 주목을 받는 배경”이라고 했다.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은 이날 뉴욕 재비츠 센터(Javits Center)에서 열린 ‘AWS 서밋 뉴욕(AWS Summit New York)’ 기조연설자로 나서 시종일관 생성 AI 기술과 적용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7월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재비츠 센터에서 열린 ‘AWS 서밋 뉴욕’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베이스·분석·머신러닝 담당 부사장. [AWS]

    7월 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재비츠 센터에서 열린 ‘AWS 서밋 뉴욕’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베이스·분석·머신러닝 담당 부사장. [AWS]

    다양한 AI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기초모델: 오픈AI의 GPT, DALL-E, 구글의 BERT 등이 대표적)을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하는 ‘아마존 베드록(Bedrock)’을 중심으로 기업 고객이 ‘생성 AI 기술 혜택을 더 쉽게 누릴 수 있도록(unlocking the value of generative AI)’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베드록은 AI 파운데이션 모델 플랫폼에 가깝다. 이용자는 아마존이 확보한 다양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용해 자신에게 최적화한 AI 모델, 혹은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AWS는 이를 위해 “AI 전문 기업 코히어(Cohere)가 개발한 LLM(대규모 언어모델) ‘커맨드(Command)’와 ‘임베드(Embed)’를 베드록에 새롭게 추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또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해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이 실제 작업을 완료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신기능 ‘아마존 베드록 에이전트(Agent for Amazon Bedrock)’을 최초로 공개했다.

    생성 AI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아마존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AWS 서밋 뉴욕 현장에서 발견한 AWS의 ‘플랫폼 확장 전략’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생성형 AI ‘세컨드 티어 연합군’ 구성

    “고객이 실제로 생성 AI 기술을 활용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선 작업에 적합한 AI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은 “아마존 베드록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API만으로 생성 AI 업계 최고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컴퓨팅 자원 등 인프라를 관리할 필요 없이 생성 AI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도 가장 뛰어난 성능의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세컨드 티어(second tier·차상위 기업) 연합’ 전략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고성능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한 기업들을 베드록 플랫폼에 포함,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AWS는 이를 위해 이날 자체 AI 모델을 보유한 코히어를 파트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코히어는 GPT의 기반이 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개발한 에이단 고메즈(2017년 트랜스포머 구조를 처음 발표한 구글브레인 팀의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의 공동 저자) CEO가 설립한 회사다. 코히어는 오픈AI의 최대 경쟁사 중 하나로 꼽힌다. 최상위(first tier) 기업으로 분류되는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이들을 바짝 추격하는 스타트업과 밀접하게 협업하려는 셈이다.

    AWS는 이날 베드록에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신 LLM ‘클로드 2(Claude 2)’를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또 이미지 생성 모델 분야의 대표주자 스태빌리티AI(Stability AI)의 ‘스테이블 디퓨전 XL 1.0’ 모델도 신규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 스태빌리티AI 역시 코히어와 함께 오픈AI의 주요 경쟁사로 분류되는 스타트업이다. 베드록 플랫폼에 있는 다양한 AI 모델 중 목적에 맞는 모델을 골라 상대적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가려운 곳 긁어주는 ‘베드록 에이전트’

    두 번째는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편의성·사용성 제고’ 전략이다. 베드록을 통해 고성능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더라도 해당 모델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실제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은 “파운데이션 모델만으로는 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며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사가 보유한 자체 데이터와 파운데이션 모델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하며 사용자의 요청을 완료하기 위한 별도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전자상거래 업체 재고 데이터는 파운데이션 AI만으로는 관리하기 어렵다. 재고 분석 및 관련 툴을 만들려면 결국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AWS가 이날 몇 번의 클릭만으로 이와 같은 일련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베드록 에이전트(Agent for Amazon Bedrock)’를 론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고객에게 필요한 기능을 제공해 생태계 확장을 시도하는 건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래로 꾸준히 활용해 온 전략이기도 하다. 고객 가치에 집착하는 ‘아마존 DNA’가 반영된 결과다.

    AWS 측은 이날 “베드록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코딩 작업 없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동으로 데이터 조율 및 관리 계획을 생성할 수 있다”며 “개발자가 조직 전체에서 생성 AI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AWS가 내놓은 생성형 AI 개발 도구. 위부터 생성형 AI 플랫폼 ‘베드록’, 데이터 뱅크인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AI 기반 코드 생성 도구 ‘아마존 코드 위스퍼러’. [AWS]

    AWS가 내놓은 생성형 AI 개발 도구. 위부터 생성형 AI 플랫폼 ‘베드록’, 데이터 뱅크인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AI 기반 코드 생성 도구 ‘아마존 코드 위스퍼러’. [AWS]

    AWS 데이터 제품을 활용한 ‘지렛대 전략’

    마지막 세 번째는 AWS가 보유한 기존 데이터 저장, 관리 및 분석 제품을 ‘지렛대(leverage)’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다른 기업이 갖고 있지 않은 나만의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전문가들은 아마존 베드록 등을 통해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용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고유한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여러 기업이 같은 AI 모델을 이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파운데이션 모델을 쓴다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 역시 이와 관련해 “당신의 데이터가 당신의 차별화 포인트(differentiator)”라며 “AWS가 보유한 포괄적 서비스 세트(comprehensive set of services)를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이미 아마존 오로라(Amazon Aurora), 아마존 다이나모DB, 아마존 레드시프트(Amazon Redshift) 등의 데이터 관련 서비스가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마존 세이지메이커(SageMaker·머신러닝 개발 플랫폼)를 통해 머신러닝 관련 AI를 개발할 수 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아마존 베드록에서는 생성 AI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AWS가 이날 여러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저장소에 저장된 관련 기록을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머신러닝(ML) 기반 서비스 ‘AWS 엔터티 레졸루션(AWS Entity Resolution)’을 정식 제공한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치밀한 전략으로 ‘차세대 개발자 경험’ 신설

    시바수브라마니안 부사장은 “AWS 엔터티 레졸루션을 이용하면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며 “폭스(Fox)미디어 같은 글로벌 기업이 AWS 데이터 관리 및 분석 제품을 사용해 자체 데이터를 구축, 혁신적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챗GPT 등장 이후 생성 AI는 기술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지만, 아마존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먼저 치고 나가며 관련 이슈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이들의 질주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다. 머신러닝, 데이터 관리 및 분석 분야에서 구축해 온 기술력, 강력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와 생태계를 바탕으로 나름의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다.

    최근 신설한 생성 AI 전문 조직 ‘차세대 개발자 경험(Next Generation Developer Experience)’ 역시 아마존이 물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여왔다는 증거로 평가된다.

    아마존 실적 발표 때도 AI 언급

    차세대 개발자 경험은 AWS가 진행하는 생성 AI 비즈니스 관련 핵심 조직으로 평가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서 생성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하며 최근 아마존이 선보인 AI 기반 코드 생성 도구 ‘아마존 코드위스퍼러(Amazon CodeWhisperer)’ 팀이 차세대 개발자 경험 조직에 속해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플랫폼 ‘베드록’과 7월 26일 새롭게 공개한 ‘아마존 베드록 에이전트’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생성 AI 조직을 이끄는 디팍 싱(Deepak Singh) AWS 부사장은 “많은 기업이 다양한 생성 AI 모델 실험을 위해 결국 베드록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베드록은 AI 모델 사용 방법부터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까지 전체 도구 체인(tool chain)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Andy Jassy) 아마존 CEO 역시 최근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마존의 생성 AI 제품을 대거 언급,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야심을 드러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AI 기능, 서비스가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는 배경의 하나로 여겨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플랫폼을 통해 아마존 생태계에 사용자, 고객을 가두는 ‘로크인’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 [AWS]

    앤디 재시 아마존 CEO. [AWS]

    8월 3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아마존의 2분기 매출액은 1344억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 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추정치(1315억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순이익(EPS) 역시 0.65달러를 기록하며 예상치(0.35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자회사인 AWS 매출 상승이 두드러졌다. AW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221억 달러로 주요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월가 추정치 218억 달러)을 기록했다. AWS는 매출의 24%를 이윤으로 남겼으며 영업이익(53억6500만 달러) 비중은 회사 전체 매출(77억 달러)의 70%를 차지했다. 예상을 웃도는 결과에 시장은 주가 급등으로 반응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7% 올랐다.

    재시 CEO는 “AWS는 기업이 AI 모델을 훨씬 더 쉽고 비용 효율적으로 훈련 및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전용 칩을 확보하고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 베드록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돕는 코드 위스퍼러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생성 AI 제품 출시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리더의 지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