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新대동여지도’ 바로가기
10년 전 느닷없이 찾아온 이상증세. 발목이 부어 쪼그려 앉지도 못하고 손가락이 구부려지지 않아 걸레도 잡을 수 없었다. 지팡이 없이는 걸을 수조차 없었던 주영윤(53) 씨. 하지만 지금은 그 얘기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다. 그 비결은 뭘까.
주씨는 5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유달리 책임감이 강했다. 스물셋 어린 나이에 먼 타지에서 가정을 꾸린 그에게 단란한 시절은 잠시뿐이었다. 남편의 거듭되는 외도와 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나이 마흔에 이혼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살기 위해 들로 산으로 쏘다녔다는 주영윤 씨. 아버지가 생전에 캐다 준 우슬 덕분에 관절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믿는다.

주씨는 치료를 받기 위해 1년 넘도록 이곳 저곳 유명하다는 병원은 다 찾아다녔다. 입원한 것도 여러 차례. 약물치료, 주사요법 등 안 받아본 치료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별 차도 없이 몸은 계속 붓고 체중은 늘어갔다.
양방으로 효과를 못 본 그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심정으로 복용하던 약을 모두 끊고 산으로 들어가 자연요법으로 치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그즈음, 고향 어머니가 그를 호출했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이었지만 반갑지 않은 소식이 그를 기다렸다. 어머니가 식도암으로 투병 중이었다. 지극정성으로 병간호를 했지만 어머니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세상을 떴다. 설상가상, 건강하던 아버지마저 식도암으로 몸져누웠다.

소의 무릎을 닮은 우슬 줄기(좌)와 잘 다듬어 말린 우슬 뿌리.
자신의 건강보다 딸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기가 더 힘들었던 아버지 머릿속에 어릴 적 어머니가 관절에 좋다며 캐오던 약초 하나가 떠올랐다. 그 모양이 소의 무릎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우슬’이다. 아버지는 병마에 약해진 몸에도 딸을 위해 직접 산에 올라 우슬 뿌리를 캐왔다. 그걸 가마솥에 넣고 푹 끓여 달인 물을 딸에게 마시도록 했다. 남은 물로는 식혜를 만들었다.
“아버지가 관절에 좋은 거니 이걸 먹으면 나을 거라고 했어요.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