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호

보티첼리에서 반 고흐까지…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展

10월 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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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3-06-1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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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와 신’에서 ‘사람과 일상’으로 진화

    •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 최초 공개

    • 카바라조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등 52점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린 소년’. [내셔널갤러리 런던]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린 소년’. [내셔널갤러리 런던]

    고대 그리스 영웅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머리에 장미꽃을 꽂은 소년이 공포에 질려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꽃과 과일 뒤에 조용히 숨어 있다가 튀어나온 녹색 도마뱀이 소년의 손가락을 물었기 때문이다. 다른 손가락들도 물리지 않을까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의 대표작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얘기다. 사람의 얼굴이 캐리커처처럼 표현된 이 그림 속 녹색 도마뱀을 두고 호주 소설가 피터 롭은 남자의 성기를 풍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술사학자 앤드루 그레이엄 딕슨은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의 손가락을 거세된 성기의 상징으로 봤다.

    국내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이 작품이 6월 2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영국 내셔널갤러리와 함께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라는 타이틀의 특별전을 열고 있다.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을 비롯해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한 명화 52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15~20세기 거장 50명 한자리에

    이번 전시는 미술의 관심이 ‘종교와 신’에서 ‘사람과 일상’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거장의 시선을 따라 조명한다.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런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서양 미술 거장 50명의 시선을 따라가며 이런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그랜드 투어,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 등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변화하는 시대상과 회화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는 이 과정을 르네상스, 분열된 교회, 새로운 시대, 인상주의 4가지 주제로 소개한다. 1부는 사람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관찰해 그림에 담은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의 작품을 보여준다. 2부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카라바조, 렘브란트 등의 작품과 함께 가톨릭 개혁기 인기를 끈 사소페라토의 작품을 소개한다. 3부는 계몽주의 확산과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는 18~19세기 작품을 선보인다. 4부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 등장한 인상주의 작품을 전시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내셔널갤러리 런던]

    빈센트 반 고흐의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내셔널갤러리 런던]

    클로드 모네의 ‘붓꽃’. [내셔널갤러리 런던]

    클로드 모네의 ‘붓꽃’. [내셔널갤러리 런던]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틴 라이딩 내셔널갤러리 학예연구실장은 “거장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르네상스 시대를 거닐고, 바로크 시대의 화려함에 매료되며 17~18세기 계몽주의를 거쳐 반 고흐와 인상주의에 다다를 것”이라며 “반 고흐의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와 클로드 모네의 ‘붓꽃’ 등 현존하는 최고의 명작들이 선사하는 강렬한 여운을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도 “유럽 명화를 한층 더 풍부하고 깊이 있게 감상할 기회”라며 “예술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의 입장권 판매와 예매 정보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두아르 마네의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내셔널갤러리 런던]

    에두아르 마네의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내셔널갤러리 런던]



    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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