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신’에서 ‘사람과 일상’으로 진화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 최초 공개
카바라조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등 52점
카라바조의 ‘도마뱀에 물린 소년’. [내셔널갤러리 런던]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의 대표작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얘기다. 사람의 얼굴이 캐리커처처럼 표현된 이 그림 속 녹색 도마뱀을 두고 호주 소설가 피터 롭은 남자의 성기를 풍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술사학자 앤드루 그레이엄 딕슨은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의 손가락을 거세된 성기의 상징으로 봤다.
국내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이 작품이 6월 2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영국 내셔널갤러리와 함께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이라는 타이틀의 특별전을 열고 있다.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을 비롯해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한 명화 52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15~20세기 거장 50명 한자리에
이번 전시는 미술의 관심이 ‘종교와 신’에서 ‘사람과 일상’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거장의 시선을 따라 조명한다.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런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서양 미술 거장 50명의 시선을 따라가며 이런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그랜드 투어,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 등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변화하는 시대상과 회화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전시는 이 과정을 르네상스, 분열된 교회, 새로운 시대, 인상주의 4가지 주제로 소개한다. 1부는 사람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관찰해 그림에 담은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의 작품을 보여준다. 2부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카라바조, 렘브란트 등의 작품과 함께 가톨릭 개혁기 인기를 끈 사소페라토의 작품을 소개한다. 3부는 계몽주의 확산과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는 18~19세기 작품을 선보인다. 4부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 등장한 인상주의 작품을 전시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내셔널갤러리 런던]
클로드 모네의 ‘붓꽃’. [내셔널갤러리 런던]
전시는 10월 9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의 입장권 판매와 예매 정보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두아르 마네의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내셔널갤러리 런던]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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