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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짧게는 9년, 길게는 13년 계속 오른다” [+영상]

50년 만에 돌아온 거대 金 상승장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3-06-1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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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질금리 -5% 기록한 1970년대 금값 26배↑

    • 금 통장, KRX 금시장 소액 투자로 경험 쌓기

    • 전체 자산 중 금 투자 적정 비중은 10%

    [+영상] 김건희의 투자 뽀개기 | 金 투자



    금 투자 전문가 조규원 씨는 “2019년 시작된 금의 슈퍼 사이클로 금 가격이 2029년경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지호영 기자]

    금 투자 전문가 조규원 씨는 “2019년 시작된 금의 슈퍼 사이클로 금 가격이 2029년경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지호영 기자]

    “물가상승률보다 금리가 낮으면 사람들은 금을 찾는다. 지난 100년간 데이터를 살펴보면 ‘실질금리’는 한번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10년가량 지속됐다. 2019년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시작됐다. 금 가격은 앞으로 짧게는 9년, 길게는 13년 동안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 투자 전문가 조규원(29) 씨는 금 가격 추이를 이렇게 전망했다. 실질금리는 은행 금리에서 물가상승률만큼을 뺀 값이다. 은행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마이너스가 된다. 실질금리가 플러스 추세라면 내가 화폐를 보유하고 있어도 자산의 실질 가치가 상승하므로 굳이 금과 은을 찾을 필요가 없다. 반대의 상황이라면 화폐 가치가 떨어져 금을 찾는 이가 많아진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시기엔 금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3월부터 국내 금 시세가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11일 금 1g당 가격은 8만6546원으로, 국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SB는 5월 18일 ‘지금 금을 사야 할 세 가지 이유’라는 리포트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상품 수익률 부진, 대형 은행들의 연이은 파산, 달러화 약세 장기화, 각국 중앙은행의 금 사재기 추세, 미국발 경기침체 위험 등이 금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금의 슈퍼 사이클 초입에 들어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가 적잖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도 금 거대 상승장에 올라타고 싶다’는 글이 넘쳐난다. 한편에서는 “금값이 고점이라 앞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여지가 크지 않다” “세금과 수수료 떼면 남는 게 얼마 없다더라”처럼 금 투자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믿어야 할까. 조규원 씨를 만난 것도 그 답을 구하기 위해서다.



    조 씨는 업계에서 떠오르는 젊은 금 투자 전문가다. 대학 졸업을 앞둔 2019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경제위기에 대비하려면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금 투자에 눈을 돌렸다. 다양한 금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100% 수익률을 얻었다. 한국금거래소와 한국은거래소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금 투자 방법을 전수했다. 이후 금융 플랫폼에서 금 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강의를 시작했다. 2020년 2월 2030 청년층의 투자를 돕는 유튜브 채널 ‘투스텝’을 개설했다. 내친김에 작가로도 데뷔했다. 지난해 8월에는 그간의 금 투자 경험을 녹여낸 책 ‘골드 플레이션’을 펴냈다. 금 투자 전망과 거대 상승장에 올라탈 수 있는 금 투자 방법을 묻자 조 씨는 “우리는 지금 금의 슈퍼 사이클 초입에 들어섰다”며 입을 열었다.

    ‘금의 슈퍼 사이클 초입에 들어섰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앞에서 언급한 대로 100년간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고정된 금 가격도 결국엔 깨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1970년부터 1980년까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간에 금 가격의 거대 상승장이 시작됐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사이클은 일단 시작되면 평균적으로 10년 정도 지속되는 성향을 보인다. 금 가격도 한번 오름세가 시작되면 평균적으로 약 10년간 지속된다. 이를 거대한 상승 사이클이라는 의미에서 슈퍼 사이클로 정의한 것이다. 이번에 시작된 금 가격의 슈퍼 사이클은 2019년 시작됐으므로 이때부터 10년을 더해 2029년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지금은 슈퍼 사이클의 초입에 있으므로 앞으로 더욱 거대한 상승이 남아 있는 셈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금 가격이 오르자 금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Gettyimage]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금 가격이 오르자 금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Gettyimage]

    금 매도 시그널은 공급량

    금 가격이 앞으로 얼마나 오를 것으로 전망하나.

    “금 가격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건 실질금리다. 실질금리가 얼마나 떨어졌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실질금리가 약 –5%까지 하락한 1970년대에는 금 가격이 26배 상승했다. 2000년대에는 실질금리가 약 –3%까지 떨어졌고, 금 가격이 6배가량 올랐다. 이를 근거로 추정하면 금 가격은 앞으로 20배 넘게 오를 수 있다.”

    조 씨는 이 대목에서 금 매도 시그널로 ‘공급량’을 언급했다. 지난 100년간 데이터를 살펴보니 금 공급이 줄어드는 시점부터 금 가격의 거대 상승장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조 씨는 “현재 금 공급량이 감소하고 있다. 금 공급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금 가격은 떨어질 것이므로 이때 팔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금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다양한 금 투자법이 떠오르고 있다. 금 투자 경험이 없는 투자자가 빨리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한가.

    “요즘은 소액으로도 금과 은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주식시장이 안 좋을 때 금 투자로 수익을 얻으면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얻게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먼저 은행에서 금과 은 투자 상품으로 주로 추천하는 금 통장, 은 통장을 살펴보자. 은행에 가서 금 통장을 개설하고 예금하듯 돈을 넣으면 금 가격에 따라 통장 잔고가 변하는 상품이다. 입금하면 해당 금액만큼 금 무게로 환산해 통장에 쌓인다. 금을 실물로 보유하게 되면 작은 단위 거래가 힘들지만 금 통장의 최소 거래 단위는 0.01g이어서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수시로 입출금도 가능하기에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 젊은 투자자나 소액 투자자에게 추천하는 투자 방법이다.”

    레버리지 ETF는 금리 바닥칠 때 활용

    금 통장으로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은 뭔가.

    “금 통장 기준 가격은 거래 시점의 금 가격과 환율을 적용해 금 1g당 원화가격으로 환산해 산출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하는 만큼 투자 시점을 잘 결정해야 한다. 또 이자가 붙지 않고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며 수수료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통장 거래 시 매매 수수료 1%를 내야 하고, 실물 거래 시 5% 수수료가 발생한다. 통장의 금을 실물로 인출할 경우 거래 금액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 한다. 금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장기간 예금한다 해도 목돈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상품에 가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금 통장 말고 소액으로 간편하게 투자가 가능한 또 다른 방법이 있나.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을 추천한다. 주식 애플리케이션이나 주식을 매매하는 것처럼 초보자도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주식처럼 편리하게 12개 증권사 중 한 곳에 계좌를 개설한 후 투자자가 증권사 거래 시스템에서 직접 거래하면 된다. 개장과 폐장 등 거래 시간도 주식시장과 동일하다. 참고로 KRX 금시장은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2014년 3월 24일 설립해 운영하는 금 현물시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이 금을 보유하고, 한국조폐공사가 품질을 인증한 순도 99.99% 금을 실시간 g단위로 사고팔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매매차익이 발생해도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매수한 금이 100g 이상이면 실물로 인출할 수 있다. 실물은 거래 증권사에 신청하면 통상 이틀 이내 예탁원에서 받을 수 있다. 다만 실물 인출 시에는 부가가치세 10%와 수수료 0.2%를 내야 한다. 잦은 매매 시 수수료가 과다하게 발생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실물 보유가 목적이 아니라 금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대부분 실물을 인출하지 않는다.”

    금 ETF 매매차익 절세 방법

    실시간 매매가 이뤄지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전망은 밝은 편인가. 연초 고공 행진하던 금 ETF 수익률이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서서 별로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적지 았다.

    “올해처럼 경제위기가 우려될 때 레버리지 ETF는 위험한 측면이 있다. 금 ETF는 선물 시세를 추종하는데, 경제위기 상황에서 마진 콜이 발생하면 금 선물 시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미국은 금 같은 원자재 종목에 대해 보유 기간이나 투자 손익과 상관없이 매도 시 매도 금액의 10%를 원천징수하는 PTP(공개 거래 파트너십)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만약 2~3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금리가 바닥까지 내려가 경제위기 리스크가 사라졌을 때가 적기다.”

    금 ETF 투자의 단점은 매매차익에 15.4%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세금을 줄일 방법은.

    “연금저축펀드나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에서 금 ETF 거래를 할 때는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금 수령 시까지 과세를 미뤄주고 연금 수령 시 저율 과세(3.3~5.5%)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ISA(개인자산종합관리) 계좌에서 금 ETF에 투자하면 순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 200만 원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9.9%의 저율로 분리 과세한다.”

    조 씨는 “안전한 금 투자를 원하면 실물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가장 보수적인 투자 방법은 실물 금을 구매한 뒤 금융기관에 위탁 보유하지 말고 본인이 직접 소유하라는 얘기다. 골드바는 금융기관 및 일반 시장에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 무게에 따라 1㎏, 500g, 200g, 100g 등으로 나뉜다.

    비상금 용도로 금은방에서 골드바를 사서 소장해도 괜찮을까.

    “금고에 모아둘 목적이라면 세공이 많이 되지 않은 바 형태가 제일 낫다. 장점은 매매차익에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며 상속이나 증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골드바는 상품으로 취급되기에 살 때 세법에 따라 금 현물 구매 시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되고 매도할 때도 4~5%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말하자면 사자마자 15% 손실을 보는 것과 같다.”

    개인 간 거래를 통해 골드바를 사면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지만 다양한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 문제, 물건 신뢰도 문제 등 개인 간 거래 시 불안 요소는 위탁 거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위탁 판매란 신뢰도 있는 기관이 판매자에게 물건을 받아서 구매자에게 대신 팔아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돈을 떼일 일도, 범죄에 휘말릴 일도 없으므로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마음 놓고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약간의 거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 씨는 큰 수익을 낼 욕심으로 금에 투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금 가격은 변동성이 크다. 그런 변동성을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렵다면 전체 자산 가운데 금 투자 비중을 10% 안쪽으로 두는 편이 낫다. 금 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서 손실이 있을 때 방어하는 용도로 포트폴리오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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