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전쟁이 시작됐다

[책 속으로] 2034 미중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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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3-07-1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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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엇 애커먼·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지음, 우진하 옮김, 문학사상, 376쪽, 1만6000원

    엘리엇 애커먼·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지음, 우진하 옮김, 문학사상, 376쪽, 1만6000원

    미·중 전쟁은 기술패권 전쟁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핵무기까지 동원되는 세계대전으로 비화돼 인류의 멸망 위기를 초래할 것인가. 책 ‘2034 미중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을 다룬 소설이다. 11년 뒤 일어날지도 모를 전쟁을 다룬 소설이지만, ‘설마’하는 생각을 ‘만약’이란 가정법으로 바꿔놓는다.

    소설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려는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대만을 넘어 남중국해까지 제해권을 장악하려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군사적 충돌은 ‘왜’가 아니라 ‘언제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다음 전쟁이 중국의 대만 침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저자들의 시각이다. 나토 연합군 사령관을 지내고, 미 해병대 특수작전팀장을 지낸 두 명의 군사 전문가가 공동 집필한 ‘소설’은 마치 전장을 보고 있는 것처럼 실감 나게 묘사돼 있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군사 장비를 단숨에 무력화할 수 있는 사이버 전투 기술이 대표적이다.

    만약 미·중 전쟁이 발발한다면 한국 역시 지정학적으로 그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소설 속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일진일퇴 공방전을 거듭하는 사이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와의 육로 연결을 위해 폴란드를 침공하고 석유 수송로를 차지하기 위해 호르무즈해협 점령을 시도할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독차지하기 위해 민간 유조선을 나포하는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그리고 있다. 만약 그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북한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유럽과 중동, 대만에서 전개되는 대혼란을 절호의 기회로 여겨 한반도에서 군사 도발을 감행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소설은 가상의 현실을 그리고 있지만, ‘만약’을 상정해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일깨우고 있다. 최악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악을 가정하고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뿐이다.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보다 ‘만약’을 염두에 두고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표류하는 세계
    스콧 캘러웨이 지음, 이상미 옮김, 리더스북, 1만9800원

    미국 중심으로 국제질서가 유지돼 온 평화로운 세계는 옛날 일이 됐다. 미국은 내부적으로 정치 갈등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노출돼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거센 도전과 동맹국 유럽의 쇠퇴라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 책 ‘표류하는 세계’는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 100년간 반복돼 온 위기 상황을 미국이 어떻게 헤쳐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해법을 모색한 책이다. 스콧 교수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며 “불황을 더 큰 시장 가치를 창출할 기회로 삼고, 다양성을 바탕으로 혁신의 광풍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칩워
    크리스 밀러 지음, 노정태 옮김, 부키, 656쪽, 2만8000원

    70년 전만 해도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오늘날 전 세계 80억 인구의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든 제품이 바로 반도체다. 휴대전화는 물론 자동차와 가전기기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없는 삶은 이제 더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그런 반도체는 애초에 군사 목적으로 개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도체로 유도되는 미사일은 걸프전에서 첫선을 보였고, 걸프전에서 압도적 위용을 괴사했다. 책 ‘칩워’는 반도체산업의 태동에서부터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반도체 패권 대결, 그리고 한국과 대만, 일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기술 경쟁과 미래 전략까지 다루고 있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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