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내년 총선 국민의힘 170, 민주당 120 얻는다? [+영상]

과연 그럴까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ankangyy@hanmail.net

    입력2023-06-3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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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에 비우호적 60대 이상 투표자 비중 40% 돌파

    • 최대 승부처 수도권서 우위 확보 국민의힘 유리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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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평행이론’은 같은 패턴의 운명이 시차를 두고 일어난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이 영화는 권호영 감독, 지진희 주연으로 2010년 개봉했다. 평행이론(Parallel Life)은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의 대통령 당선과 암살이 100년을 두고 되풀이됐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종종 소환된다. 평행이론은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역사, 전쟁, 인물, 정치에서 이따금 일어나는 반복적 사건을 해석하는 데 여전히 유용하게 활용되곤 한다.

    내년 4월 총선까지는 9개월 남짓 남았다. 2000년대 이후 총선 결과는 평행이론처럼 반복되곤 했다. 2004년 범진보 진영은 299석 중 171석(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새천년민주당)으로 대승을 거뒀다. 2008년엔 범보수 진영이 299석 중 185석(한나라당+자유선진당+친박연대)을 차지했다. 2020년엔 다시 범진보 진영이 186석(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정의당)으로 다시 승리했다. 12년 시차를 둔 총선에서 선거 결과가 반복된 것이다. 평행이론으로 본다면 내년 총선은 범보수 진영이 승리할 차례다. 과연 그럴까.

    범보수 승리 차례?

    정권 출범 2∼3년차 이후엔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새로 출범한 정부와 허니문 기간이 끝나면 일방적 국정 운영, 편중 인사, 민생고 가중이란 악재가 쌓인다. 국민 여론은 악화한다. 이 시기 치러지는 선거는 대체로 정권 심판 성격을 띤다. 선거 결과는 대부분 현직 대통령에 대한 찬반으로 결론 난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높으면 여당이 주로 승리했다. 지지율이 낮으면 종종 야당이 선전하곤 했다. 2018년 6월 제7회 전국지방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을 빼곤 큰 승리를 거뒀다. 남·북·미 릴레이 정상회담으로 문재인 당시 대통령 지지율이 70% 전후를 오간 것이 그대로 반영됐다. 2020년 총선은 임기 중반이지만 민주당이 승리했는데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이 49%(부정 43%)로 높았던 덕분이다(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394호).

    올해 6월 전후 윤 대통령 지지율은 35∼40% 사이에서 오르내린다. 부정평가는 이보다 10∼15%가량 높다. 전화면접조사 기준으로 보면 모름/무응답이 10%쯤 되기에 45%가 중간쯤이라고 보면 된다. 과거 선거 관례라면 윤 대통령 지지율이 45%를 돌파하면 국민의힘이 승산이 높고, 45%를 넘지 못하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내년 총선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민주당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2030 남성 때문으로 봐야 한다. 이들은 윤 대통령 지지엔 소극적이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팽팽하다. 내년 총선은 윤 대통령 지지율과 별개로 정당 간 대결로 승부가 날 수도 있다(‘MZ세대 한국생각’, 엄경영 지음).

    민주당에 투표율은 ‘넘사벽’이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한 것은 투표율에 따른 연령별 투표자 비중 탓도 컸다.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로 2018년 60.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는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은 30.3%였지만 투표자는 40.3%로 크게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우세인 4050에선 유권자 비중은 38.1%, 투표자는 37%로 소폭 감소했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 여성은 민주당 지지로 각각 나뉘는 가운데 이들의 투표율이 하락하면서 2030(18·19세 포함) 투표자 비중은 22.8%(유권자 비중 31.8%)에 그쳤다.



    내년 총선에서도 이런 흐름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총선 투표율은 66.2%를 기록했다. 2018년→2022년 지방선거 투표율 하락을 감안하면 내년 총선 투표율은 50% 중반 내외에 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60대 이상 투표자 비중은 40%를 넘기며 국민의힘으로 강하게 결집할 것이다. 민주당은 4050을 기반으로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투표자 비중에서 60대와 경쟁하긴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2030 역시 남녀가 국민의힘-민주당 지지로 나뉘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윤석열 vs 이재명 리턴매치

    윤석열 대통령(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동아DB]

    윤석열 대통령(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동아DB]

    지난해 3월 대선에서 0.78%포인트라는 최소 격차로 승부가 갈린 것은 문 전 대통령 심판으로 선거가 치러져서다. 문 전 대통령은 5년차 4분기 지지율 42%(부정 51%)로 마감했다(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494호).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이것이 대선에서 문재인 심판 성격을 완화하고 초접전이 펼쳐진 원인이다. 6월 지방선거 구도는 ‘윤석열 재신임 vs 이재명 심판’이었는데 국민의힘 완승으로 끝났다. 즉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선 패배 후 인천 계양구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는데 국민은 이를 심판한 것이다.

    선거는 그 시기를 관통하는 민심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심판, 견제, 지원이 그것이다. 선거 민심은 국민 실익과도 연관돼 있다. 내년 총선에 ‘윤석열 vs 이재명’ 심판 구도가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벼르고,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의 국정 발목을 부각한다. 다만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실익이 부족하다. 정부와 여당은 국회 입법 지원이 막히면서 국정 운영에 애를 먹었다. 이런 흐름은 총선까지도 계속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면 5년 내내 아무것도 못하게 되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 대표를 심판하면 민주당의 성찰·쇄신·변화라는 실익이 있다. 국민의힘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심판받은 끝에 다른 정당으로 거듭났다. 내년 총선은 이 대표 심판이 될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내년 총선에서 121석이 걸린 수도권은 최대 승부처다. 서울은 2021년 4·7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우세를 지속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17곳에서 구청장을 확보했고, 민주당은 8곳에 그쳤다. 인천과 경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접전을 펼쳤다. 지방선거 결과를 감안하면 내년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70석, 민주당 50석 안팎이 예상된다. 지역구도가 완화되고 있지만 텃밭의 변화는 아직 미미하다. 국민의힘은 영남(65석), 강원(8석)에서 흔들리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28석), 제주(3석)에서 강력하다. 충청(28석)은 지난해 대선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우세가 지속하고 있다.

    지방선거 결과를 감안하면 국민의힘은 수도권 70석, 영남·강원 65석, 충청 15석 등으로 지역구에서 150석 안팎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수도권 50석, 호남 30석, 기타 지역 20석 등으로 100석 안팎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비례대표를 더하면 국민의힘 170석, 민주당 120석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변수는 많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거취, 공천을 둘러싼 잡음, 3당의 출현과 파괴력 여부, 윤 대통령 국정 운영 추이에 따라 선거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영상] 신당 깃발 든 금태섭 전 의원



    신동아 7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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