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미 망한 회사
불량은 암이다
선진국 문턱에 온 듯한 착각에서 벗어나라
불면증에 시달린 밤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고 천명한 ‘신경영 선언’ 당시 모습. [동아DB]](https://dimg.donga.com/a/650/0/90/5/ugc/CDB/SHINDONGA/Article/5f/c5/d5/84/5fc5d5840ba5d2738de6.jpg)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고 천명한 ‘신경영 선언’ 당시 모습. [동아DB]
“국내에서 그래도 낫다는 삼성전자를 보자. 상품 수는 수천 가지, 계열사는 30여 개다. 이중 국제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제품은 반도체, 그것도 메모리 하나다. 분명히 말하지만 삼성은 국제적으로 2류다. 내가 회장이 되고 입버릇처럼 불량 없애라, 질(質) 위주로 가자고 했는데 아직도 양(量)에 매달리고 있다. 만들기만 하면 팔 수 있다는 건 구 시대적 얘기다. 오그라지고 망가지는 게 눈 앞에 보이는데 (여러분들은) 눈 하나 까딱 안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망한 회사
![1980년 아버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왼쪽)와 함께 찍은 사진. [동아DB]](https://dimg.donga.com/a/500/0/90/5/ugc/CDB/SHINDONGA/Article/5f/c5/d5/a1/5fc5d5a10119d2738de6.jpg)
1980년 아버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왼쪽)와 함께 찍은 사진. [동아DB]
“삼성전자는 3만 명이 만든 물건을 6000명이 하루 2만 번 씩 고치고 다닌다. 쓸데없이 자원낭비하고 페인트 낭비해 공기 나쁘게 하고 나쁜 물건 만들어 나쁜 이미지를 갖게 한다. 이런 낭비적 집단은 이 세상에 없다. 암(癌)으로 치면 2기다. 제일 급하게 손을 써야 한다. 기회를 놓치면 3기에 들어간다. 누구도 못 고친다.”
삼성건설은 영양실조라고도 했다.
“자금과 기술자를 투입시켜 노력해야 회생시킬 수 있다. 삼성건설은 영양실조에 당뇨병까지 겹쳐 있다. 종합화학은 태어날 때부터 잘못 태어났다. 우리나라 유화산업에는 제대로 된 경영자가 없다. 키워야 한다. 삼성물산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전자를 나눈 정도의 병이다. 삼성생명이 상대적으로 경영을 잘해온 것 같지만 엉터리 계약들 많다. 삼성 전체가 이렇게 중병(重病)에 걸려있다.”
이 회장은 “앞으로 남은 시간은 7년이다. 2000년까지 죽기 살기로 해야만 살아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누구 책임도 아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고친다. 내가 책임자”라고 선언했다.
그의 암에 대한 언급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었다. 당시 이 회장은 부친 이병철 회장과 둘째 형 창희 씨를 잇따라 암으로 잃은 상태였다. 지금 세상이야 불치병이 아니지만 당시만 해도 암 진단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이 회장 인식 속에서 암이란 단어는 비유적 언어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인식된 실존적 언어였을 것이다.
어떻든 자신이 오너인 회사들을 향해 입에 올리기도 힘든 극단적 단어를 써가며 절망감을 토해낸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심경의 표현이었을 것이며 이제 자신이 직접 집도의가 되어 도려내겠다는 비장감을 드러낸 말이었을 것이다.
전원이 꺼져버리는 삼성TV
그는 삼성전자가 만들어내고 있는 불량제품들도 암세포에 비유했다.“삼성이 파는 전자제품, 중공업 제품에는 회사 로고가 분명히 박혀 있다. 그런데 고장이 나면 울화통이 터진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다. VTR 같은 경우 아끼는 테이프를 넣었는데 고장이 나 다 갉아먹었다. TV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보는데 휴즈가 똑 떨어져나가 꺼진다. 이러면 당연히 그 회사 욕이 나오지 않겠는가. (소비자들은) 안 잊어버린다. 그 회사 제품 절대 안 산다. 안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쁘다’고 떠들고 다닌다. 이것이야말로 몸에 암세포가 번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삼성전자 제품 불량률이 현재 수준(3~6%) 이라면 망조다.”
평소 전문 엔지니어에 버금갈 정도로 기계에 해박하던 그의 질타는 매우 구체적으로 이어진다.
“전자렌지 부품은 500개가 안 된다. 마그네트론을 빼면 철판하고 유리조각만 붙이는, 당연히 불량 ‘0’으로 가야 하는 단순 산업이다. 그런데도 불량이 계속 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VTR 부품은 아무리 많아도 800개가 안 되고 컬러TV는 500~600개 정도 된다. 일본의 혼다, 도요타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1만5000개, 2만 개로 차원이 다르다. 그런데도 불량은 거의 제로다. 자동차같이 움직이고 충격 받고 비바람 맞고 아침저녁 온도차가 심한 환경에서도 불량률이 제로에 가까운데 집안에만 있는 전자제품 불량률이 3%, 5%, 6%씩 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나는 일본 제품들을 보면 삼성은 이대로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