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호

틈만 나면 누우려는 당신, 빨리 늙고 일찍 죽는다

[책 속으로 | 책장에 꽂힌 한 권의 책] 운동하는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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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12-11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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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니얼 리버먼 지음, 왕수민 옮김, 프시케의숲, 641쪽, 2만6800원

    대니얼 리버먼 지음, 왕수민 옮김, 프시케의숲, 641쪽, 2만6800원

    운동은 건강에 좋다는 데 왜 운동하기가 꺼려지는 걸까. 책 ‘운동하는 사피엔스’는 몸에 좋은 운동을 왜 많은 사람이 꺼리는 지 그 이유를 과학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운동하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동사 ‘exercise’는 중세에 처음 사용될 때 ‘밭을 가는 일 따위의 고된 노동’을 의미했다. 그래서 ‘exercise’에서 파생된 형용사 ‘exercised’는 무언가에 시달리고, 안달하고, 고심한다는 뜻도 갖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운동’을 꺼린 이유가 거기서 비롯된 셈이다. 19세기 발명품인 러닝머신도 애초 연원은 건강이나 건장한 신체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러닝머신처럼 생긴 장치는 방향을 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처음 사용됐는데, 1818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 발명가 윌리엄 큐빗이 이를 개조해 죄수들이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도록 벌을 주는 데 사용했다. 잉글랜드 재소자들은 1세기 넘게 거대한 계단처럼 생긴 러닝머신 위를 하루에 몇 시간씩 걸어야 하는 형을 받곤 했는데, 그 가운데 아일랜드 출신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도 있었다.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 교수로 신체 활동의 진화에 대한 선구적 연구자인 저자는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적 고민 못지않게 “우리 몸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실용적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몸으로 힘을 쓸 때의 불편함을 피하려는 뿌리 깊은 본능에 충실할수록 더 빨리 노화하고 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날 확률이 높다는 게 저자가 내린 결론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여라.



    고흐가 바라본 세상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석필 편역, 창해, 416쪽, 1만9800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필요한 게 ‘용기’다. 실패를 두려워해 시도하지 않는다면 우리 삶은 정체돼 발전할 기회를 잃게 된다. 빈센트 반 고흐는 처음에 인정받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한 용기 있는 화가다. 병든 몸으로 미친 듯 작업에 몰입해 10년 만에 21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 덕에 고흐는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위대한 예술가로 기억되고 있다. 책 ‘고흐가 바라본 세상’은 고흐가 세상에 말하고자 한 205개의 아포리즘과 그와 관련된 유명인의 관련 명언 1067개로 구성돼 있다.


    인생 내공 고전 수업
    데라시 다카노리 지음, 오정화 옮김, 동양북스, 352쪽, 1만9800원

    살다 보면 누구나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어느 대학에 진학해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어느 분야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결혼을 할 것인가, 한다면 누구와 할 것인가. 이처럼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게 ‘내공’이다. 혼자만의 경험과 지혜에는 한계가 있기에 충분한 내공을 쌓은 고수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책 ‘인생 내공 고전 수업’은 더 나은 선택,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길라잡이’ 구실을 해 줄 동양 고전 50권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지음, 창비, 364쪽, 2만2000원

    책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는 글쟁이이자 문사(文士)인 저자가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씨줄 삼고, 살면서 만나고 교류해 온 사람 이야기를 날줄 삼아 엮어낸 유홍준 버전의 한국 현대사다. 이욱연 서강대 교수는 “간결하면서도 깊고 문학적이며, 사사로우면서도 시대적이고 역사적인 글이란 점에서 유홍준 작가와 중국 작가 루쉰의 ‘잡문’이 닮았다”며 “자신이 살아온 삶을 녹여 유홍준만의 백자 달항아리 같은 잡문을 빚었다”고 평가했다. 부록으로는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이 터득한 15가지 글쓰기 비법을 소개한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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