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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의 한미은행 변칙인수 논란

금감위는 ‘편법’ 알고도 모른 척, 칼라일은 허위 신고 의혹

  •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칼라일의 한미은행 변칙인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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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칼라일 김병주 당시 회장을 인터뷰한 경제전문지 ‘파이낸스아시아’에 따르면 이 의견서 역시 김 회장의 요청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이 크다(180~183페이지 기사 참조). 말하자면 주식 취득 승인 신청을 한 칼라일측 이야기만 듣고 법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논란의 핵심은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이 한미은행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로 모아진다. 은행법 시행령 5조는 외국인이 금융기관의 주식을 4% 이상 보유하고자 할 경우 ‘은행업 또는 금융감독위원회가 따로 정하는 금융업을 영위하는 금융기관’으로 그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은행이나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칼라일과 같은 사모펀드는 은행법상 국내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칼라일과 J.P.모건이 한미은행 인수자로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6월경. 이 무렵 금감원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칼라일이 세계적 투자은행인 J.P.모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미은행 자본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칼라일은 금융기관이 아닌 사모펀드라는 이유로 한미은행 주식을 인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세계적 투자은행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J.P.모건이 나선 이상 인수 자격을 더 이상 문제삼을 이유가 없었다.

‘J.P.모건이 50% 이상의 지분만 참여해준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이야기들이 금감위 주변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심지어 칼라일-J.P.모건의 한미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한 당시 금감위원들 가운데 이런 투자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본 사람은 없었던 듯하다.

당시 칼라일-J.P.모건의 한미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한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도 “J.P.모건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단 주도권은 J.P모건 측에서 가져야 한다는 것이 금감위의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J.P.모건과 칼라일의 투자구조를 조금만 살펴봤더라면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는 이 전 위원장의 설명은 설득력을 잃고 만다.



당시 금감위원들 역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당시 이 거래를 승인한 금감위원 A씨는 “자격요건과 관련한 논란은 없었다. 한미은행을 인수한 J.P.모건이 금융기관이 아니라 사모펀드였다면 승인해주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당시 금감위원 B씨 역시 “자격요건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이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된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것은 금감위의 승인 과정뿐만이 아니다. 칼라일이 한미은행에 투자한 금액도 투명하지가 않다. 금감위는 칼라일이 J.P.모건과 함께 한미은행 주식의 17.9%(우선주 포함)를 사들여 2200억원(2억달러)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이 차지한 사실상의 지분은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아 40%를 넘는다.

일단 J.P.모건 코세어가 내놓은 여러가지 자료를 보면 J.P.모건이 코세어를 100% 소유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이 말이 곧 코세어 펀드에 J.P.모건이 100% 출자했다는 뜻은 아니다.

금융 전문가들은 “펀드에 100% 출자하지 않더라도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무한책임사원)를 맡고 있는 쪽이 100%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즉 제너럴 파트너가 중심이 돼 리미티드 파트너(Limited Partner·유한책임사원)들을 모집하는 사모펀드의 구조상 J.P.모건이 펀드 조성 자금의 일부만 댔더라도 제너럴 파트너 역할을 맡고 있으면 100%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칼라일의 한미은행 변칙인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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