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호

무궁화, 9월

  • 일러스트·박진영

    입력2007-09-05 21:5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무궁화, 9월
    무궁화 세 송이를 들고 달렸다.

    그대 바람이 빗방울 아래

    연약한 잎으로 흔들린다.

    자신 없는 어떤 잎맥무늬도

    나름의 향기를 지니고



    빛나고 있다, 황홀하다.

    꽃을 통째로 떨구면서

    새로운 샘물냄새를 흘린다.

    나의 생각을 지배하는,

    나의 뿌리에 닿아 느끼던

    그대 손길에 젖어 떨린다.

    빗방울 파장으로 나무의 마음

    두드리는 병, 불붙었다.

    비 오는 날의 무궁화는

    꿈이라고 중얼거린다.

    무궁화, 9월
    서정윤

    1956년 대구 출생

    영남대 국문과 졸업

    198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저서 : 시집 ‘홀로서기’ ‘홀로서기2’, 수필집 ‘살아있는 입들의 자존심’ 등






    시마당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