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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家臣 2인 직격 인터뷰

독자 대북사업 나선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

“정몽헌 자살, 비자금 아닌 다른 이유 있었을 것”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독자 대북사업 나선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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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대북사업 나선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
▼ 현대아산이 추진하는 사업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요. 겹치는 건 없나요.

“영향을 끼쳐선 안 되죠. 될 수 있으면 그런 일 없기를 바랍니다. 아산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거기가 (대북사업의) 주체 아닙니까. 아산도 나도 잘되는 쪽으로 돼야죠.”

▼ 북측은 어떤가요. 현대아산을 의식하지 않나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 그쪽에서 김 회장과 손잡은 것은 신뢰 때문이겠지요.



“아니죠. 신뢰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습니까. 신뢰가 아니라 실력이죠. 능력 없는 놈이 신뢰만으로 됩니까. 신뢰는 실력이 뒷받침돼야 구축되는 거죠. 난 절대 북한한테 약하지 않습니다. 내가 실력이 없다면 그쪽에서 날 보겠습니까.”

▼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신뢰가 없으면 쉽지 않잖아요. 북한은 특히 신뢰나 의리를 중시한다고 하던데요.

“물론 의리가 있어야죠. 함께 일을 하려면 상대방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야 합니다. 최신 정보도 알아야 하고. 상대편 처지를 이해하고 체면을 세워줄 줄도 알아야 하고.”

김 회장은 “나는 정주영 회장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성공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주영 회장님은 돈도 있었고 그룹도 있었지만 나는 지금 뭐가 있나요. 정 회장님한테 경영수업한 것, 그 자산 하나예요. 지금도 저는 일만 있으면 정 회장님 산소를 찾아갑니다. 가서 고인(故人)과 대화를 나누면 맘이 편해요. 17층 명예회장실에서 새벽 5시50분에 단 둘이 앉아 얘기하던 일도 생각나고. 그래서 산소에도 꼭 새벽 5시50분 전에 가요. 새벽에 늦게 나온다고 하도 혼이 나서 습관이 된 거죠. 제 머릿속에 ‘늘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회장님의 가르침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옆에서 누가 헐뜯거나 뭐라 해도 돌아볼 겨를이 없어요. 길이 뚫렸다면 누가 뚫었든 다 같이 그 길로 가면 되지,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느냐 따질 필요가 없다는 거죠. 다 같이 그 길을 이용하는 것, 그게 바로 정 회장님의 숭고한 뜻이에요.”

“누구든 빨리빨리 찾아 먹어야”

▼ 육로 교역은 남북경협이 매우 실용적인 단계로 접어드는 신호탄이 아닌가 싶은데요.

“개성공단 관광이나 가자고 뚫은 게 아니에요. 그 길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자는 거죠, 배로 돌아가지 말고. 한 민족끼리 편하게 경제활동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그 육로를 통해 러시아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러시아 제품이 들어올 수도 있죠. 난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우리 사업에 이런 게 필요하다고. 이런 사람이 하는 사업이 내일 모레 갑자기 중단된다면 다음에 누가 또 그 길을 뚫을 수 있겠습니까. 경제는 지속성이 있어야 하고 신뢰가 있어야죠.”

▼ 그쪽 사람들, 경제에 대한 개념이 어떤가요.

“자기들에게 필요하고 득이 된다 생각하니 하는 거죠.”

▼ 중국과 비교하면 북한은 여전히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알려져 있잖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각자 사는 방법이 다른 겁니다. 예컨대 조 기자와 내가 사업을 같이 한다고 쳐요. 나는 집안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조 기자는 안 지내요. 조 기자 집안이 제사 지내는 방법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가 따질 필요가 없잖아요. 그게 나와 거래하는 데 무슨 문제가 돼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그런 데 관심을 두더라고. 왜 남이 내 스타일대로 하기를 바라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북측과 거래하면서 이건 자본주의식이고 저건 공산주의식이라고 구분하지 않아요. 왜 이 길이 뚫려야 하는지만 얘기합니다. 우리 민족끼리 거래하는데 왜 비싼 비용 치르면서 단둥으로 돌아 중국 세관을 거쳐야 하냐, 이건 불편하지 않냐고.”

▼ 현대가 2000년에 북한에 큰돈을 건네고 대북사업 독점권을 얻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북측이 현대 외 다른 기업들과도 사업을 같이 할 뜻이 있나요.

“그들도 합의한 것은 꼭 지키려 합니다.”

▼ 7대 경협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다른 기업들도 진출할 수 있나요.

“무엇이 포함됐다 안 됐다, 선을 긋기가 쉽지 않아요. 능력 있다면 누구나 참여하는 게 맞죠. 겹치거나 충돌하는 게 있으면 양보하고. (먼저 취득한) 사업권을 인정하면서도 같이 잘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봅니다.”

▼ 김 회장도 이제는 현대와 상관없는 개인사업자 아닙니까. 북한이 앞으로 현대와의 관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표시로 봐도 될까요.

“신뢰는 있다가도 없어질 수 있어요. 현대로서는 정주영 회장님과 북측의 관계가 살아 있는 한 그것을 어떻게 잘 가꿔 나가느냐가 중요하죠. 주장할 권리가 있다면 점잖게 하고. 북측에서 현대를 거부하리라고는 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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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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