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NLL 갈등’으로 김장수 국방장관 낙마유도 의혹

장관들 격론→경질설→ 청와대, ‘후보군 검토’→ 盧, 정상회담 앞두고 정리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NLL 갈등’으로 김장수 국방장관 낙마유도 의혹

3/3
반전 또 반전

‘NLL 갈등’으로 김장수 국방장관 낙마유도 의혹

지난 5월 열린 제5차 남북장성급회담.

상황이 정점을 향해 치닫던 무렵, 의외의 반전이 벌어졌다. 경질설 분위기를 감지한 김장수 장관이 수일 후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면담했다는 것. “NLL 문제에 섣불리 접근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는 논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의 대통령 면담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경질 이야기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인사수석실의 관련 움직임 역시 모두 중단됐다. 국방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청와대는 이제 설득이 됐다”며 “남은 것은 통일부뿐”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다만 노 대통령이 국방장관 경질 검토를 지시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모르고 있던 정부 일각의 ‘경질 분위기 유포’를 김 장관을 통해 처음 접하고 단속을 지시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듯 “이제 NLL 관련 논란은 정리됐다”던 7월 하순의 국방부 분위기는 8월8일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발표되면서 다시 급반전됐다. 대통령의 ‘상황 정리’가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었을지 모른다는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 잘 알려져 있다시피, 상황이 정리된 것으로 보이던 7월 하순 노 대통령은 조만간 정상회담 추진상황에 진전이 있다는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상황 정리 역시 어차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을 염두에 둔 미봉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까닭이다.

2006년 이후 NLL 문제에 대한 정부의 공식 태도는 ‘남북국방장관회담의 의제로 올린다’는 것이었고,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정상회담이 끝나면 그 후속조치로 그동안 열리지 않던 2차 국방장관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1차 정상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은 군사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에 대한 원칙적 논의가 이뤄지고 그 후속협상을 국방장관회담이 맡게 되리라는 것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이렇게 되면 그간 NLL 문제에 있어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해온 국방부가 사실상 관련 논의를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NLL 문제를 두고 남북이 논의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던 처지에선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2006년 윤광웅 전 장관이 NLL 문제의 국방장관회담 논의방안에 동의한 게 사실이지만, 김장수 장관은 그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군 출신이어서 해군의 불만을 무마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윤 장관에 비해 육군 출신인 김 장관의 처지는 사뭇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도 있다.

반대로 통일부 관계자들을 포함해 NLL 문제 논의에 적극적인 인사들은 이 문제를 별도의 주제로 논의하는 대신 새로운 비무장지대 관리방안이나 장사정포, 한강 하구 개발 등 다른 군사관련 이슈들과 연결하는 ‘포괄적인 틀’에서 논의하면 해법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최근 가시화하고 있는 평화체제 논의의 연장선에서 NLL 문제를 남북이 함께 논의한다면 국민이나 군의 여론에 크게 반하지 않는 해결방안이 가능하다는 것. 그간 진행된 NLL 관련검토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NLL 이남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치하자는 북한측 주장을 수용하는 대신 개성 인근 장사정포의 실질적인 철수를 받아낸다면 여론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하순까지만 해도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NLL 문제가 정상회담 합의를 계기로 갑작스레 부상하면서 국방부 관계자들의 촉각은 극도로 날카로워져 있다. 8월10일 이재정 장관의 발언에 반발하는 군 관계자들의 시각을 담은 기사가 쏟아져 나온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이재정 장관의 한계

8월12일 열린 청와대 관계장관 회의, 이후 가동되고 있는 정상회담 준비작업을 통해 NLL 문제에 대한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 현재로서는 NLL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뻗어 나갈지 관측하기 쉽지 않다. 다만 이재정 장관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서는 “신중함이 부족한 태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감한 이슈를 보다 기술적으로 거론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굳이 논란을 자처했다는 것. 특히 NLL 문제는 통일부 간부들이나 노무현 정부의 ‘창업공신’에 해당하는 인사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러운 평가가 있는 만큼, 이에 접근하는 이 장관의 최근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13합의 이후에도 남북관계 진전이 더디자 통일부 주변에서 이재정 장관의 상황장악 능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있었음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 12월 취임 초부터 송민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밀리던’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논지였다. 6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방북 소식을 당일에야 알았다는 해프닝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그간 통일부 장관이 맡아온 NSC 상임위원장을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맡게 된 일련의 과정, 2005년 이후 정상회담 추진과정을 통일부 장관이 관장해온 것과는 달리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청와대 보고를 담당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 해석이 있다. 임명 초기부터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에 정상회담 필요성을 공개 언급하는 등의 행동으로 청와대의 신임을 잃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 일부 인사들조차 이재정 장관의 돌출행보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은 이를 방증한다. 정상회담 준비기획단장을 맡아 관련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 장관의 움직임이 두고두고 뒷말을 낳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신동아 2007년 9월호

3/3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목록 닫기

‘NLL 갈등’으로 김장수 국방장관 낙마유도 의혹

댓글 창 닫기

2022/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