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23일 ‘솔리드옴므’ 론칭 20주년 기념 패션쇼.
그건 관광 기념품을 파는 일이죠. 파리나 밀라노, 뉴욕의 패셔니스타들이 한국 디자이너들의 옷을 사게 만들어야 해요. 문화를 수출하는 건, 전통상품이 아니라 한국이란 브랜드를 파는 일이에요. 한국 문화, 패션은 ‘비싸다’ ‘고급이다’라는 걸 깨닫게 하는 거죠.”
세계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많은 디자이너가 그러하듯 그도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파트너 제안을 받고 있다. 그는 “‘솔리드옴므’를 존중하는 기업과 함께 일할 생각이 있다. 곧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영미 대표는 살면서 가장 힘든 경험 중 하나가 ‘여자옷 만드는 일’ 이라고 했다. 대학 졸업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반대패션에 입사했지만 꽃무늬에 하늘하늘 레이스 다는 일이 성에 맞지 않아 사표를 냈다.
“내가 여성복을 만들었으면 내 나이에 따라 옷도 나이가 들었을 거예요. 디자이너의 절대적 모델은 어네나 자신이고, 그 옷을 남에게 입히기 위해 설득하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제가 남성복을 디자인하게 된 건 다행이죠. 남성에 대해선 환상이 있어요. 그는 늘 젊어요. 그는 감수성이 뛰어나고, 건전하고, 지적이고, 제대로 된 남자예요. 세상 모든 남자에겐 뛰어난 감수성이 있어요. 그렇지 않다고 우리가 몰아붙이고 남자들이 감출 뿐이죠.”

패션쇼의 피날레에 나온 우영미 디자이너. 오른쪽에 함 선 사람은 동생 우장희 전무(왼쪽) 서울쇼에서 선보인 겨울컬렉션(오른쪽)

파리 마레 지구의 우영미 부티크 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