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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담금질하며 ‘그룹 재건’ 전력투구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냉·온탕 담금질하며 ‘그룹 재건’ 전력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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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온탕 담금질하며 ‘그룹 재건’ 전력투구

2013년 금호타이어 신제품 설명회에서 박세창 부사장이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2013년 5월 중국 상하이 국제서킷에서 마련한 신제품 설명회에도 직접 나섰다. 당시 신제품은 고성능 타이어 ‘엑스타 PS91’. 시속 240km가 넘는 고성능 차량에 최적화한 슈퍼 UHP 타이어인 만큼 제품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레이싱 경기장을 신제품 설명회 장소로 잡은 것이다.

안으로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박 부사장은 그해에 ‘혁신활동’ 깃발을 들어 올렸다. 원가혁신, 영업혁신 등 개선을 넘어 새로운 발상으로 혁신을 하자는 운동이었다. 에너지 절약, 경량화 상품 개발, 저원가 제품 개발 등 범위도 전방위적이었다. 그가 나서서 외부 자문을 구하거나 전문 업체를 소개했는데, 금호타이어의 이 같은 혁신활동은 2013년 한국, 2014년 중국, 2015년 베트남 공장 등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고난의 행군’을 함께한 금호타이어 임원의 회고는 이렇다.

“혁신활동 성과보고회와 성과 포상은 박 부사장이 직접 챙겼다.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직원을 격려하고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서 전반적인 원가 요소를 낮추는 혁신활동을 장려했다. 그 때 알았지만, 박 부사장은 기억력이 뛰어나더라. 보고를 하면 자신의 태블릿PC를 꺼내 2년 전 자료를 찾아내고는 비교하더라. 즉흥적 판단은 없었고, 혼자 생각하다가도 모르는 게 있으면 직원을 불러 하나씩 물어봤다. 무척 꼼꼼하고 치밀한 업무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하던가. 박 부사장은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한 채권단과의 약속을 5년 만에 지켰다. 지난해 12월 ‘자체 신용으로 정상적 자금조달’ ‘주요 경영목표 2년 연속 달성’ ‘부채비율 200% 이하’ 등 채권단이 제시한 대부분을 충족시키면서 워크아웃을 졸업한 것이다. 2009년 말 3636%이던 부채비율은 2014년 말 141%(본사 기준)로 대폭 감소했고, 자기자본비율도 2009년 2.7%에서 41.4%로 뛰어올랐다. 매출은 3조4365억 원, 영업이익은 3585억 원(영업이익률 10.4%)을 기록했다. 그러나 박 부사장은 “기쁨은 컸어도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기에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고 말한다.

그룹 명운이 걸린 해



“워크아웃은 졸업했지만, 실제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어서 ‘보람 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었다. 나는 2005년부터 그룹의 황금기와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담금질당했다. 우스갯소리로 수업료 많이 내고 많은 걸 배운 건 보람 있었다. 임직원이 일치단결했고, 직원이 고생하는 걸 곁에서 지켜봤다. 솔직히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괴리에서 오는 괴로움도 컸다.”

그는 지난해부터 금호타이어 기획·관리 총괄(부사장)로서 해외 투자 사업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뜻밖의 일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지난 4월 박 부사장은 이한섭 영업총괄 부사장과 함께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주주협의회가 ‘사전 협의’라는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3일 만에 사임했다. 상당수 언론매체는 “오너 3세의 경영 참여가 차질을 빚게 됐다”고 분석했지만, 박 부사장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단순 실수였다. 지금 회사는 사느냐 죽느냐의 순간이다. 경영권 승계를 논할 때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의 말처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올해가 그룹 명운이 걸린 해이기도 하다. 그룹 핵심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가진 최대주주인 만큼 금호산업의 경영권 지분 향방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 10여 곳의 자회사가 영향을 받는다. 5월 7일 금호산업 채권금융기관 운영위원회가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 형태로 금호산업을 매각하는 안건을 상정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박 부사장은 아버지와 함께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회사를 되찾아야 한다. 자금 마련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고, 그룹의 모기업인 금호고속 재인수에도 나서야 한다.

따라서 그에겐 또 다른 ‘담금질’이 기다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와 함께 박 부사장 특유의 ‘겸손하고 소탈한 리더십’으로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박 부사장은 처음 본 사람들에게도 깍듯이 인사하고, 직원들에게도 항상 높임말을 쓴다. 사무실도 직원이 근무하는 공간 옆에 조그맣게 마련돼 있다. 2013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신제품 설명회를 마치고 귀국할 때는 혼자 백팩을 메고 이코노미석에 앉아 왔다.”

그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당시 행사에 참석한 대리점주를 일일이 찾아 “대리점 사장님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 함께해줬고, 우리 제품을 팔아주는 고마운 분들”이라며 인사했고, 행사를 준비한 실무진에게는 “신제품 행사장에서 내가 주목받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겸손과 소탈함을 앞세운 스킨십 경영은 박 부사장의 강력한 전략무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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