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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1 > 패자부활전 문재인 정부사용설명서 '이슈와 진단'

文정부 안보 분야 최우선 국정과제 “위협 분석 없이 작성한 안보 공약 수정 불가피”

  • 홍성민|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 samuel-min@hanmail.net

文정부 안보 분야 최우선 국정과제 “위협 분석 없이 작성한 안보 공약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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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北, 6·25전쟁 이후 최초로 최정예 군사력 中 향해 배치
  • ● 북핵 폐기 최우선한 新안보전략 철학화해야
  • ● 한중 갈등은 사드 아니라 對중국 봉쇄 가담 탓
  • ● 中 겨냥한 ‘美 해상만리장성’ 건설한 노무현 前 대통령
국민은 촛불을 선택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한국 사회가 특권과 반칙이 난무하는 곳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외면한 ‘자주국방’과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이 되살아났다.

제19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논란이 됐으나 사드 배치의 배후 격인 미국과 북한을 감싸온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공약 파기한 朴정부 전례

그간 필자는 북한의 핵전쟁전략 대응책으로 ‘북핵 폐기를 최우선으로 한 국방안보전략 수립’이 긴요하다고 안보 당국에 제안해왔다. ‘북한의 핵전쟁전략과 대응책’(2013년 6월), ‘북한의 무인기 침투와 2015 통일대전의 실체’(2014년 5월)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특히 북한이 ‘3~5일 만에 부산을 점령하는 핵전쟁전략’을 완성했으며, 중국이 이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전략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대응책의 강도를 <표>와 같이 높일 것을 제안했다.






북한은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감행하고는 ‘남조선 최종파괴’(2013년 2월 19일) ‘우리식 전면전’(2013년 3월 8일) 등 전쟁 위협 언사를 퍼부은 후 개성공단 육로 통행을 차단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 같은 상황 악화에 따라 전시작전권 전환 공약을 파기하고 ‘전면전 대비태세 강화’(2013년 12월 12일)와 ‘조건 충족 시 전작권 전환’(2014년 10월 23일)을 추진했다. 더불어 병복무개월 18개월 단축 공약도 파기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 지뢰도발’(2015년 8월 4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항일전승 70주년 열병식(2015년 9월 3일) 참석을 저지하고자 했다. 국군의 심리전 재개(2015년 8월 4일) 이후 협상 국면이 전개되면서 상호 포격전과 군사적 대치가 종결됐다.

이 과정에서 남북 고위급 협상이 타결됐다. 이즈음 워싱턴 조야에서는 한국의 중국 경사(傾斜)론이 회자됐다. 한국 내에서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낙동강 오리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2015년 10월 18일)에서 남중국해에서 미국을 지지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은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2015년 11월 5일)에서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을 면전에 두고 남중국해 항행 자유 보장과 관련해 미국을 지지했다. 이윽고 한국 정부는 한일 간 위안부 협상(2015년 12월 28일)을 타결했다. 중국에 다가서는 정책을 접고 한·미·일 군사 연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간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1월 6일) 대응조치로서 개성공단 폐쇄(2016년 2월 11일)와 사드 배치 결정(2016년 7월 8일)을 단행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 이후 국방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2016년 11월 23일)을 체결했으며 19대 대통령선거 직전 사드를 전격 배치했다(2017년 4월 26일).


핵실험 대비책 허술

한국의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국가가 당면한 정치·군사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공약으로 내놓는다. 당선되면 이를 토대로 국방·안보 정책을 시행한다. 역대 정부가 북핵 억제에 실패한 것은 당면한 위협에 대한 분석 없이 공약을 작성했기 때문이다. 국방정책은 주권 즉, 국가의 3요소(영토·국민·정부)가 훼손되는 최악의 상황을 전제한다. 초강대국인 미국 역시 중국과의 전쟁 대비가 최우선 과제다. 미국은 매년 2000여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안보에 투입한다.

노무현 정부는 주한미군이 대만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교전할 때 국군이나 주한미군이 연루되는 상황을 심각한 주권 훼손으로 봤다. 이러한 상황을 가정해 전작권을 환수하고자 했다. 그것은 잘못된 논리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국제전이었다.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미국 간 국지전을 넘어선 전면전이 발발하면 북·중·러 북방 삼각 연대와 한·미·일 연대 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전쟁 참여를 취사선택하는 동맹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또한 앞서 두 차례의 핵실험이 있었는데도 북핵 대비보다 통일 및 북방정책에 중점을 둔 공약을 제시했다. 당선 후 북한이 3차례 핵실험을 하면서 공약은 파기될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 정부의 전면전 대비태세 강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병복무개월 18개월 단축 폐기, 북한군 지뢰도발에 대한 심리전 재개, 중국의 항일전승 7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 등은 당면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역시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경우 등에 대한 대비책이 매우 허술하다. 문 대통령은 촛불세력의 기대를 충족하면서도 안보를 걱정하는 세력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새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노무현 정부의 ‘흔적 지우기(Anything But Roh)’로 일관함으로써 국정에서 실패한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T-X 대타협 혹은 밀약

2008~2009년 미국발(發) 세계금융위기 속에서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국력 회복에 중점을 둔 균형전략(A Balanced Strategy)을 추진했다. 국방 예산에 자동삭감제도(시퀘스터·sequester)가 적용됐다. 또한 미국은 처음으로 중국을 전략 대화의 대상으로 인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MD(미사일방어) 체제를 기반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팽창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력, 한·미·일 군사공조로 봉쇄하고자 했다.

중국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야심 가득한 대외관계 및 안보전략을 구상했다. 이른바 유라시아의 허브로 부상한다는 일대일로(一帶一路)가 그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 공조를 통해 미국의 MD를 와해하고자 했다. 특히 강력한 해군 건설로 동·남중국해의 미·일 저지선을 돌파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베이징은 한·중·일 정상회담,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창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한국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했다.

4월 6, 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급부상한 미중의 북핵 폐기 협력구도는 도널드 트럼프(T)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X) 주석이 대타협한 결과다. 미중 간 환율·무역전쟁은 경제활성화 공약을 내건 트럼프와 집권 2기 경제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진핑에게 치명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공약 추진 실패와 러시아 스캔들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의 대미 무역적자 해소와 미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개입 완화가 맞교환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핵 폐기 추진 등을 통해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의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기에 북한 문제는 트럼프에게 매력적이다. 중국이 미국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원점 타격을 허용한 것은 의외라고 하겠으나, 베이징이 한미연합군의 휴전선 이북 진출과 북한 정권교체는 불가하다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는 것은 중국에 북핵 폐기 의지가 있음을 방증한다.


中 겨냥한 北 무력시위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군은 4월 25일 원산에서 대규모 화력시범을 실시했다. 170㎜자주포·240㎜방사포 등 전방지역에서만 운영되는 장비 300여 문을 투입했다. 아무리 김정은이라도 전략무기를 전방지역에서 차출할 수는 없다. 최근 북한군은 기계화 여단과 특수전 여단으로 구성된 12군단을 자강도에 창설했다. 화력시범에 참가한 장비는 12군단에서 차출한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 때 중국군 30개 사단이 자강도를 통해 한반도로 투입됐다. 중국군 60여만 명이 만포진을 거쳐 청천강 및 장진호 일대로 이동한 것이다. 자강도는 북중 군사연대의 핵심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무력시위는 한미연합군보다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북한이 핵으로 중국을 협박할 날도 멀지 않았다.

6·25전쟁 이후 최초로 북한의 최정예 군사력이 중국을 향해 배치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중국도 북중 국경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북한군이 경제난 속에서도 남침전쟁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참전이라는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북중 국경에서의 군사 동향은 미국의 북핵 폐기 제의에 중국이 공조하면서 북중 관계가 최악의 상황임을 방증한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의 군부는 한미동맹이 동북아 안정에 긴요하다는 견해를 공유해왔다. 다만 ‘3무론(三無論)’을 전제로 했다. 즉, 한미동맹이 동북아에서 전쟁, 핵 확산, 군비 경쟁을 촉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를 공유한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 인사가 조성태 전 국방장관, 츠하오톈(遲浩田), 차오강촨(曺剛川) 전 중국 국방부장이다. 

노무현 정부는 주한미군의 평택기지 이전과 제주기지 건설을 결정했다. 평택은 청일전쟁(1894~1895) 때 청나라군과 일본군이 격전을 벌인 곳이다. 일본군이 제주에 화순항과 해변공항을 건설한 것은 중일전쟁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제주도는 일본 공군과 해군이 상하이(上海)를 거쳐 중국 내륙을 공격하는 데 최적지였다. 만일 사드 배치가 중국에 위협이 된다면 노 전 대통령은 중국의 면전에 미국의 해상만리장성을 건설한 격이 된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지혜

박근혜 전 대통령은 ‘AIIB 가입 및 중국 항일전승 기념 열병식 참석’과 ‘사드 배치 및 남중국해 항해 질서에 대한 미국 지지’를 통해 미국과 중국을 향해 동시에 ‘노(NO)’라고 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4월 6, 7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가시화된 미중의 북핵 폐기 공조 체제가 그 결과다. 북한의 4차 핵실험(2015년 1월 6일)과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것은 사실이나, 중국의 경제보복 원인은 사드보다 한국이 중국을 버리고 미국 중심의 대(對)중국 봉쇄라인에 가담한 탓으로 봐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드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것은 한중 FTA 체결,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 등이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의 항일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여 이전에 중국에 사드 배치를 통보했어야 했다. 그렇다 해도 중국이 박 전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을 거부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불어 사드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도 언론에 설명하고 국회와 공조해 추진했어야 했다.

대한민국은 중견국가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새 정부는 집권 초기 주요 안보 정책을 철학화해 국내 및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도 사드 보복으로 내상을 입었다. 자유무역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국가 비전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워싱턴이 북핵 폐기와 관련해 중국과 강력하게 공조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 매우 유리하다. 사드 비용 청구나 FTA 재협상도 너무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 한국과 미국은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제도화된 공조의 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과 증액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반대급부를 노려야 한다. 핵물질 공동개발 등 핵무장 기반 조성, 미사일 사거리 연장 협상, 우주 공동개발, 첨단 국방기술 이전 등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국방력 제고를 위한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식으로 무임승차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지혜가 필요하다.


文정부 남북통일 초석 놓아야

문재인 정부가 미중과 공조해 북핵 폐기에 성공한다면 남북통일의 초석을 놓은 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워싱턴 조야의 주요 인사가 전술핵 배치, 참수작전, 한국의 핵무장 등을 언급하는 것은 북한의 핵 위협이 미국에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역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으나 적어도 북한이 핵을 폐기하지 않고 계속 개발하거나 동결한 후 재개발을 시도한다면 선제타격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과 상의 없이 북한, 미국, 중국이 핵 동결 수준에서 현안을 봉합하는 데 그치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북핵 폐기를 최우선한 안보전략 수립이 중요하다.

또한 북핵 폐기를 위한 대북 봉쇄 정책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제하고 급변 사태에 대응하되 북한 정권이 핵을 폐기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정상국가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천명해야 한다. 특히 현재 한미의 공동작계에는 북한이 먼저 침공하거나 핵으로 공격하지 않는 한 휴전선을 넘어 공격하는 작전계획이 없음을 밝혀야 한다. 또한 북핵 폐기를 논의하는 남북회담을 제안해 북한이 국제기구의 핵 사찰을 수용할 경우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핵을 폐기하면 개성공단을 즉각 가동한 후 전면적 대북 지원을 개시해야 한다.  



홍성민

● 1961년 서울 출생 ●  육사 41기 ●  국방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前 국군정보사령부 대북분석관, 조성태(前 국방장관) 의원 보좌관, 디앤디 포커스 대표이사●  現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  저서 : ‘북한의 통일대전과 대응책’ 등 비공개 안보정책서, ‘이명박 정부의 국방개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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