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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제2의 한사군’ 두고 한국도 속국 삼겠다는 야욕”

‘한반도는 중국 일부’ 시진핑의 막말 속내

  • 홍순도|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hanmail.net

“북한에 ‘제2의 한사군’ 두고 한국도 속국 삼겠다는 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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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육 & 스피치 라이터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였다”고 망언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역사적 아픔과 무관하지 않다. 5000년 중국 역사 중 한족이 세운 왕조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한(漢), 수(隋), 당(唐), 송(宋), 명(明) 정도에 불과하다. 원(元)과 청(淸)도 이민족의 나라였다. 이 시기 한족은 노예처럼 지배를 당했다.


이렇게 구분하면 한족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입고 중국사는 엉망진창이 된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이렇게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 콤플렉스를 숨긴 채 중국 대륙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중국사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만주와 한반도 북부의 고구려도 중국에 속하고 신라, 백제, 고려, 조선도 고구마 줄기처럼 따라 들어오게 된다.


그렇더라도 평소 진지한 스타일의 시 주석이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석상에서 한국을 무시하는 막말을 한 것은 다소 의외다. 하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시진핑을 포함한 중국 당정 최고 지도자 대부분은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국수주의 역사 교육을 받아 한반도가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한 중국 전문가는 “시진핑의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 발언은 그가 어릴 때부터 학습받아 그의 머릿속에 신념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단지 말로 내뱉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베이징 시민 친란(秦藍) 씨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중국의 역사 교육은 하나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관할 영토 내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중국사로 삼는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불변”이라면서 “시 주석의 발언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중앙 정치국의 성원이 된 이후인 2007년부터 당정 최고 지도자들의 의무이자 권리인 스터디 그룹에 꾸준히 참석해 역사관을 확고히 했다. 이런 점도 그의 발언이 괜한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실제로 그는 총서기에 등극해 정권을 장악하기 전인 2012년 가을까지 5년 동안 월 1회 정도 정치국 집단학습을 통해 중국사 등 사회과학적 소양을 다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정도면 그가 한국은 예부터 중국과는 완전히 별개의 독립적인 나라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시진핑의 옆에는 국수주의 학자 출신 스피치 라이터(speech writer·연설원고 작성 전문가)인 리수루이(李書磊·53)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부서기가 버티고 있다. 중앙당교 교수로 오랜 기간 일한 리수루이가 시진핑의 발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중국 정법대학 한반도연구센터의 김우진 연구원은 “리 부서기는 시 주석이 2007년 중앙당교 교장으로 일할 때부터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리 부서기는 시 주석의 연설문이나 기고문 작성을 총괄 지휘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고위급이 친필로 약속”

종합적으로 보면,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그건 우리 문제이기도 해! 우리의 일부였으니까”라고 부르짖는 셈이다.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 발언과 관련해, 한 중국 전문가는 “시진핑 주석에겐 한반도에 대한 영토 야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어 이 전문가는 “‘중국이 북한의 큰형님 내지 후견인 노릇을 하겠다, 북한이 무너지면 북한 영토에 제2의 한사군(漢四郡)을 세우겠다, 여차하면 한반도 전체를 중국의 속국으로 삼겠다’는 시 주석의 속내가 보인다”고 했다.


이런 속내는 북한에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는 중국 당국의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중국은 국제 무대에선 북한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북한에 영향력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국은 북한에 적극적인 제재를 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뒤로는 원유를 충분히 제공한다.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한 뒤에는 원유 공급을 줄여 잠시 북한의 애간장을 태웠는지 모른다. 그러다 중국은 북한에 또 당근을 줄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밀당’을 하며 북한을 중국의 속국처럼 길들이려 한다. 중국 베이징의 권력자들이 모여 사는 중난하이(中南海) 사정에 정통한 중국인 기업인 A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전 세계에서 중국보다 북한에 더 가까운 나라는 없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북·중 간 대화 채널도 알려진 것과는 달리 상당히 열려 있다. 평양과 베이징의 현지 공관이 상대국 정부와 서로 잘 소통한다. 비선도 있다. 이들은 과거 북한 정권의 수뇌부와 밀접했던 혁명 1세대의 자제, 손자, 손녀들이다. 최근 중국은 북한에 ‘핵과 경제를 병진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확고한 뜻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인데 ‘핵을 선택할 경우 정권이 위험해진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반면, 중국 최고 지도부 한 명이 북한에 ‘최상의 선택을 할 경우 경제 지원을 대대적으로 해 주겠다’는 약속을 친필로 했다고 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1년에 최소 30억〜50억 달러의 유·무상 차관이 제공될 것으로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작심하면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방법도 별로 복잡하지 않다. 베이징의 서방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연간 50만t으로 추산되는 원유를 북한에 공급하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파이프라인을 잠그는 것으로 북한 정권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북한에 군사적 압박을 가할 능력도 차고 넘친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4월 중국 당국은 압록강 일대 북·중 국경 지대에 인민해방군 20만 명을 순식간에 증파했다. 심지어 중국은 ‘최악의 경우 북한 정권 교체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부적으로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할 수 있는 한 북한 붕괴 카드는 꺼내들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중국의 영원한 완충국(Buffer state)으로 존재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중국은 둥다먼(東大門)이라고 불리는 자국의 앞마당을 북한이 대신 지켜주기를 원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보면 시 주석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는 한반도의 현상 유지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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