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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북한

北 ‘여명거리’ ‘금강산’ 보도에 발끈…

‘신동아’는 맞고 ‘최고존엄’은 틀리다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北 ‘여명거리’ ‘금강산’ 보도에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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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 별천지”

‘신동아’는 “평양의 초고층 건물은 북한 경제의 성과가 아니라 북한이 앓는 병의 징후”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8월호 ‘목숨 앗아간 죽음의 ‘속도전’: 여명거리가 ‘비명거리’ 된 사연’ 제하 기사를 통해서다. ‘하루에 한 층을 건축하라’는 비상식적이고 과도한 목표에 따라 공사 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잇따른 것도 지적했다. 

또한 한국 건설업계를 취재해(한국 아파트의 경우 1개 층 건설에 7~10일 소요) ‘올해 안에 공사를 마무리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초고층 아파트 등 100여 동을 9개월에 건설하는 것은 부실 공사가 우려되며 불가능하다는 취지였다.

8월호가 발간된 지 한 달쯤 뒤인 9월 12일, 북한 당국은 이 기사와 관련해 200자 원고지 14장 분량의 반론을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매체에 실었다. 북한 방식 맞춤법, 띄어쓰기 그대로 몇 대목을 소개한다.

“오늘 여기 평양의 민심을 그대로 전한다면 아침과 저녁이 다른 비상한 건설속도의 주인공이 되였다는 무한한 긍지이고 무엇이나 마음만 먹으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 든든한 배심이며 려명거리에서 살게 될 사람들에 대한 진심어린 축하와 부러움이다.”

“우리 공화국의 건설속도를 《비상식적인 속도》라고 하는것은 그야말로 개구리의 눈으로 세상을 재단하는것이나 다름없다. 굳이 말해준다면 기적창조가 몸에 배인 우리 인민에게 있어서 이제는 단 몇달만에 현대적인 새 거리를 일떠세우는것쯤은 례사로운 일이고 응당한 속도이다.《신동아》의 기사를 읽으며 특히 앙천대소하게 되는것은 지금 평양에서《속도전으로 지은 살림집은 위험하다.》는 말이 나돈다는 터무니없는《글짓기》까지 한것이다.



“어제는 창전거리, 미래과학자거리가 세상을 놀래우고 오늘은 려명거리가 원쑤들의 비명소리를 자아냈다면 래일은 보다 아름답고 보다 황홀한 인민의 새 거리들, 제2, 제3의 려명거리들이 온 나라에 수풀처럼 일떠서게 될 것이다. 그 어떤 모략과 훼방으로써도 우리 인민의 신념은 추호도 흔들지 못할것이며 경제강국, 문명강국의 령마루에로 질풍노도쳐 내닫는 우리 공화국의 전진은 절대로 가로막지 못할것이다.”

한국 언론의 특정 기사에 평양이 이처럼 장문의 반론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괴뢰잡지《신동아》가 줴쳐댔다”

신동아 2015년 5월호는 북한 당국이 작성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 계획’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의 법률적 환경’ ‘금강산 1단계 개발 총계획’ ‘투자 개발 설명’ 등 6개 문건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김정은 비즈니스 원산-금강산 80억 달러 개발 총계획 전모’ 제하 기사 참조). 북한이 내놓은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은 이 기사의 결론은 “한국의 투자와 한국인 관광객 없이 계획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북한 당국은 이 기사에도 격하게 반발했다. 북한은 그해 5월 15일 금강산관광특구지도국 명의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괴뢰잡지《신동아》의 모략망발질을 두고’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놓았다. ‘우리민족끼리’ 등이 200자 원고지 10장 분량의 이 성명을 전재했다.

“어용매문지인 괴뢰잡지《신동아》가 우리가 추진하고있는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개발사업에 대해 얼토당토않는 망발을 마구 줴쳐댔다. 더우기는 무엄하게도 우리의 최고존엄까지 걸고든 것이다. 우리 천만군민의 치솟는 격분을 자아내는 극악한 정치적도발이 아닐수 없다.”

“우리의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개발사업과 경제개발정책에 대해 악랄하게 시비한 문제 역시 저들의 죄악을 미화하려는 얼토당토않은 나발질을 엮어댄것외 다름아니다. 이번에 만사람을 경악케 하는 황당무계한 날조들을 엮어댄것으로 하여 괴뢰잡지 《신동아》는 반공화국모략나발통으로서의 더러운 정체를 밑바닥까지 낱낱이 드러내놓았다.”

“단언하건대 우리는 이미 무엄하게 우리의 최고존엄을 걸고드는자들을 그가 누구든 첫번째 징벌대상으로 단호히 처단할것이라는것을 한두번만 강조하지 않았다. 우리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 우리의 최고존엄을 엄중히 모독중상하는 모략나발질에 피눈이 되여 날뛰는 《신동아》와 이런 구린내나는 나발통에 의거하여 살구멍을 열어보려고 발광하는 괴뢰패당은 이제 추악한 악담질의 대가를 천백배로 치르게 될것이다.”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는 여명거리 건설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주도로 이뤄졌다. 평양이 격하게 반응한 것은 김정은이 주도해 진행하는 사업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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