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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정경유착 근절에 經만 있고 政은 없나?”

‘존폐 위기’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 김진수 기자|jockey@donga.com

“정경유착 근절에 經만 있고 政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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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경련 미래 걱정돼 두 달간 수면제 복용”
  • ● 5월 중 경영이사회 구성, 6월 ‘한국기업연합회’ 출범
  • ● “대한상의는 법정단체…민간 경제외교에 부적합”
  • ● 회원사·국회·정부와의 소통 위해 전경련 필요불가결
  • ● “새 대통령께서 전경련에 기회를…”
누란지세(累卵之勢).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현주소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삼성·현대차·SK·LG 4대 그룹을 비롯한 회원사들이 줄줄이 탈퇴하고 정경유착 근원지로 지목돼 사회 전반에 ‘해체’ 여론이 비등하면서, 1961년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전경련이 존폐 기로에 섰다. 

전경련은 3월 24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직·예산 40% 이상 감축 △회장단회의 폐지 및 경영이사회 신설 △정경유착 여지가 있는 사회협력회계 폐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싱크탱크 기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고강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이러한 쇄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은 19대 대선 직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속 국가일자리위원회 유관기관 명단에서 경제5단체 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함께 배제되는 수모를 겪었다. 일자리 정책이 문 대통령의 ‘제1호’ 업무 지시이고, 그가 대선후보 시절부터 해체에 찬성해온 터라 전경련의 앞날은 첩첩산중을 넘어 불투명 그 자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도와 쇄신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해 ‘리셋(reset) 전경련’을 진두지휘하는 권태신(68) 상근부회장(임기 2년)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5월 초의 잇단 징검다리 연휴와 권 부회장의 바쁜 일정 탓에 부득이 대선투표일 전인 4월 27일 이뤄졌다.

경북 영천 태생인 권 부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영국 런던시티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1976년 행정고시(19회) 합격 이후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주(駐)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이명박 정부 땐 국무총리실 실장(장관급),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전경련과는 2014년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연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연을 맺었다.





‘리셋(reset) 전경련’ 진두지휘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된 경위는.
“2월 23일 오후 허 회장한테서 이번 사태로 물러난 이승철 전 상근부회장 후임으로 ‘부회장직을 좀 맡아줘야겠다’는 요청을 받았다. 내가 비록 전경련 출신은 아니지만 한경연 원장을 3년가량 해서 전경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데다, 공직 경험이 많아 관계(官界)·국회·언론계 등에 지인이 많으니 그랬던 것 같다. 내가 봐도 전경련 내부에선 맡을 사람이 없고, 외부 인사 영입도 힘들 듯해 부회장직 제의를 수락했다. 그런데 맡자마자 스트레스가 아주 심했다.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온상이라 비판 받지, 회원사 탈퇴로 회비도 안 들어오지, 거기에 구조조정과 혁신안 마련까지 해야 하니 부담감과 전경련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못 이뤄 선임된 날부터 두 달 가까이 수면제를 복용해야 했다.”

-그래도 부회장직을 선뜻 수락했는데.
“개인적 부담은 컸다. 하지만 난 전경련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엄청나게 기여했고 앞으로도 꼭 필요한 조직이므로 현 시점에서 와해돼선 안 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졌다. 30여 년간의 공직생활에서 얻은 국가정책 운영 노하우를 우리 사회를 위해 활용하고 싶었던 평소 바람과도 부합한다고 봤다.”

-혁신안 내용은 권 부회장 아이디어가 중심이 된 건가.

“내부 개혁안만으론 안 되겠다 싶어서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하고, 회원사 의견도 듣고, 윤증현·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전경련 혁신위원회 외부위원들의 의견도 받아 만들었다. 이후 언론계·국회·정부·회원사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전경련의 역할과 존속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운영방침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많이 가졌는데, 전경련의 혁신안에 대다수가 수긍하더라.”



‘사람’에서 ‘기업’ 중심으로

경영이사회는 기업 오너들이 참여하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존 회장단회의를 폐지하는 대신 신설하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의사결정협의기구다. 정경유착 근절과 조직의 투명성 강화라는 혁신안 목표 달성의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자연히 그 멤버 구성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대대적 혁신안을 내놓은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그런데도 경영이사회가 여태 제대로 구성되지 못하는 등 쇄신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월 27일 현재까지 주요 기업 11곳의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이사회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곧 구성이 마무리될 것이다. 구성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이사회 참여 기업명을 공개할 수 없으니 양해 바란다.”(5월 15일 현재 12개 기업으로 증가)

-참여 기업이 더 늘 가능성은.
“늘어날 것이다. 그런데 이사회 회의는 참석인원이 20명을 넘으면 회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인원이 적어서도 안 된다. 각자 일정 탓에 참석지 못하는 분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략 15~20명으로 잡고 있다.”

-대기업도 포함돼 있지 않나. 물론 4대 그룹은 빠졌겠지만….
“그렇다. 전경련이 회원조직이니 회원사 위주로 해야지.”

-그런데 기업명은 밝힐 수 없다?
“이사회 구성이 완료되면 공표하겠다”.

-지난 50여 년간 사용해온 명칭 ‘전경련’은 언제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바뀌나. 그 의미는.

“명칭 변경은 이사회 및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며, 최종적으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확정된다. 늦어도 6월 이내에 이사회·총회를 열어 명칭·정관 변경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려 한다. 명칭 변경은 전경련의 주체가 기존 회장단(사람) 중심에서 경영이사회(기업) 중심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기금 모금, ‘어버이연합’과 같은 보수단체 지원 등으로 설립 목적을 위반해 운영됐으므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경련 설립허가 취소절차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자유시장경제의 핵심은 국민의 사적자치권과 사유재산권 보장이다. 국가 규범을 벗어나지 않고 순수 민간 차원에서 만들어진 단체를 국가가 나서서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굉장히 비민주적이고 비시장경제적인 발상이다.”
-현재 전경련의 재정 상태는.
“4대 그룹 계열사 30여 곳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탈퇴가 이어졌는데, 회비 수입이 지난해의 30% 미만으로 떨어져 재정적으로 매우 어렵다. 게다가 전경련 회관 14개 층을 써온 LG CNS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내년 봄까지 대거 마곡지구로 이전할 계획이라 임대 수익에도 타격이 크다. 돌려줘야 할 임대보증금만 200억~300억 원대다. 이 때문에 전경련은 조직 축소는 물론 한경연 소속을 포함해 180명가량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까지 받았다. 2003년 이후 14년 만이다. 직원들에게 무척 미안하지만, 현재의 재정 상황에선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다. 임원도 기존 11명에서 6명으로 줄이고, 임금 삭감에다 임원 차량도 다 없앴다.”

-탈퇴한 4대 그룹에 바라는 점은.
“전경련이 과거의 정경유착 이미지에서 벗어나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인 시장경제 창달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충실히 노력해 국민과 회원사들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간 4대 그룹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한경연 원장도 맡고 있으니 권 부회장도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모금 건에 대해 일찌감치 알아챘을 법한데.
“2015년 10월쯤 전경련 유관기관 회의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기금 모금 소식을 처음 접했다. 그래서 내가 ‘문화 및 체육 진흥은 국가 고유 기능이고 국가예산으로 지원하게 돼 있다. 그러라고 기업들이 몇 십조 원의 법인세도 내지 않나. 그런데 왜 전경련이 기업들을 상대로 모금에 나서느냐’고 임원회의 당시 이 전 부회장을 비롯한 몇몇 사람한테 지적했더니, 이후론 내게 모금 관련 얘기를 전혀 안 하더라. 지난해 11~12월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그래서 전경련이 서둘러 대국민 사과와 함께 혁신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회장단과 사무국에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경유착 금지법’ 만들라

-만시지탄인 감이 있지만, 왜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나.
“가장 큰 원인은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개인 또는 집단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려 대리인을 고용했을 때 대리인이 위탁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문제)’ 에 있다고 본다. 과거 회장단이 직접 챙기던 전경련의 지배구조가 어느 틈엔가 회장님들의 관심이 줄고 회장단회의에도 잘 참석지 않게 되는 등 느슨해지다 보니 사무국이 전횡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회원사들 의견을 물어보고 의사결정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이다.”

-사회본부·사회협력회계 폐지 등 조직체계 개선이 해묵은 정경유착 근절안 레퍼토리라는 지적이 없지 않다.
“미르·K스포츠재단 및 ‘어버이연합’ 지원에 든 돈은 사회본부에서 사회협력회계를 통해 지출된 것인데, 이를 없앤다는 건 정경유착의 뿌리를 뽑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사무국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 감사를 실시하고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1년에 2번 회계를 공개할 것이므로 과거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와 사업지원실·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바꿔 조직을 축소했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본부가 대기업들을 대신하거나 그들과 역할을 분담해 대관(對官)업무를 지속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히 해야지. 전경련이란 조직이 필요한 이유는 회원사들 간 커뮤니케이션, 기업들이 시장경제 창달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행하는 외국 사례 조사 및 연구 활동과 관련한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업규제 법안을 만드는 국회와의 커뮤니케이션 때문이다. 전경련은 그동안 기업투자 등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나 과도한 대기업 때리기에 대해 거의 유일하게 기업 측을 대변해왔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 법안이나 대기업 규제 강화 주장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전경련이 주춤하니 기업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정부·국회 대상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포장된 대관 업무가 바로 정경유착의 핵심 고리가 된 것 아닌가.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민주주의사회에선 각자 자기 의견을 밝히려 각종 협회·시민단체 등을 만든다. 그래서 농민도 단체를 만들었고, 심지어 전국철거민연합 같은 단체도 생겨났다. 그러니 시장경제의 핵심 요소인 기업도 마땅히 의견을 전달할 창구가 있어야지. 개별 기업이 정부 관리나 국회의원을 만나 얘기하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걸릴 수도 있고 정경유착 의혹도 생겨날 수 있으니 전경련 조직이 필요하지 않나.”

-기업에 조세부담 외 부당한 요구를 하는 걸 막는 이른바 ‘정경유착 금지법’을 국회가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나.
“정경유착을 근절해야 한다며 ‘경(經·기업)’에 대해선 개혁을 외치면서 ‘정(政·정치권)’에 대해선 아무 말도 없지 않은가. 각종 허가권과 규제권을 가진 정부·국회가 돈을 요구하면 기업인들은 거절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아예 관련법을 제정해 돈을 요구할 수 없게 해야 한다. 기업들이 언제 돈 내고 싶어서 냈나. 그러니 내는 사람만 야단치지 말고 받는 사람들, 정치인들이 그런 돈을 요구하는 걸 금지하는 법을 만들라는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청와대는 기업들에 국가를 위해 돈을 내라는 요구를 빈번히 했다. 지난 10년간 법인세와 법정부담금을 제외한 기업 부담 총액이 4조5000억 원에 달한다. 미소금융 재원 2조 원, 동반성장기금 7000억 원, 평창동계올림픽대회 후원 8000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주요국 경제계, 전경련 원해”

-해체 대신 굳이 쇄신을 통한 존속을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 정부는 기업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전략정책포럼’을 만들어 경제정책 수립에서 기업인들의 조언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싱가포르 부총리와 영국 총리도 경제단체와 정기적으로 만나 기업 의견을 살핀다. 우리나라는 최근 일련의 사태로 정경유착의 덫에 걸려 기업 의견이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막혔다. 전경련이 기업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가 돼야 한다.

또한 국제경제협력 외교의 밑바닥에서 실질적인 협력 채널은 각국 기업연합 간 교류를 통한 민간 경제외교다. 미국의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200대 대기업 협의체)’,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영국의 ‘영국산업연맹(CBI)’, 독일의 ‘독일산업연합(BDI)’, 프랑스의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등이 모두 전경련과 같은 순수 민간 경제단체다.”

-기업 목소리를 전달하는 창구, 민간 경제외교 통로 구실 등은 대한상공회의소가 맡으면 된다는 여론이 높다.
“순수 민간 경제단체와 법정단체의 역할은 각기 다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봐도 상공회의소(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가 있는데도 순수 민간 경제단체가 존재한다. 미국·프랑스·일본 등 주요국 경제계는 전경련과의 파트너십을 원하는 상황이다. 대한상의는 법에 의해 정해진 단체로 영세 상인부터 대기업까지 모든 상공인을 회원으로 두기에 전경련과는 성격부터 다르다. 전체 회원 중 대기업이 1.7%밖에 되지 않아 기업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기 어렵다. 기업경영환경 개선 등과 같은 사업에선 전경련이 목소리를 내는 게 더 적합하다. 또한 전경련은 총 31개국 32개 협력 채널을 운영 중이며 OECD,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등 국제기구 산하 경제자문위원회에서 한국 대표로도 활동한다.”   


“직원들에게 ‘창업 DNA’ 심을 것”     

-20억 원이 넘는 이 전 부회장 퇴직금 문제는 어떻게 되나.
“이번 사태의 장본인인 이 전 부회장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혁신안이 정착돼 전경련이 안정화될 때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돈이 없어서도 주지 못한다. 이렇게 조직을 생사의 기로에 몰아넣고 자기 퇴직금만 내놓으라는 건 문제가 있다. 전임 상근부회장에 대한 상임고문직 부여도 정관에서 삭제하는 걸 추진 중이다.”

-혁신안 외에 전경련 쇄신을 위해 추가적으로 기울일 노력은 없나.
“대내외적 비판으로 직원들이 많이 움츠러들어 있다.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경련 구성원 모두가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혁신을 완수해야 한다. CEO로서 직원들에게 ‘창업 DNA’를 심어주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

-허 회장과는 얼마나 자주 만나 어떤 의견을 주고받나.
“자주 만나고 전화하면서 앞으로 전경련을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회장님께선 어떻게 하면 전경련이 국민과 회원사들로부터 다시 신뢰받을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신다.”

-경제 전문가로서 대한민국의 시급한 현안이 무엇이라고 보나.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물결에 대비하기 위해선 어떤 정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아니라 민간 기업이 하는 것이다. 과도한 기업 규제를 없애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많은 일자리가 생겨난다. 예컨대, 서비스산업 규제개혁 및 국제화는 생산 증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교육·법률·콘텐츠산업 개방 및 해외 진출로 향후 8년간 35만 개, 해외 우수 교육기관 유치로 9만 개, 의료인력 해외 진출 및 의료 관광객 증가로 1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기술 집약과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격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중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용이한 IoT를, 새로 창조하는 AI보다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카카오톡과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핀테크 활성화,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같은 신산업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잘사는 나라’

-4월 26일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의 초청으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52회 골드 명사 특강’에서 ‘내가 살고 싶은 행복한 나라’를 주제로 강연했다. 권 부회장이 바라는 행복한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국민이 잘사는 나라.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서 11년이 되도록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과거 우리와 같은 수준이던 싱가포르, 홍콩은 6만 달러, 5만 달러 시대를 맞았는데 말이다. 그러니 빨리 잘사는 나라가 돼야 하며 그 핵심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투자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산업 발전, 제조업의 IoT 선진화·최첨단화 그리고 4차 산업을 잘해야 국민이 잘사는 행복한 나라가 된다.”

인터뷰 말미, 권 부회장은 “19대 대선으로 당선될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대, 생산투자, 민간 경제외교, 정상회담 협조 등의 분야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전경련은 필요하다. 환골탈태해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니 새 대통령께서 전경련에 기회를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답했다.

전경련은 5월 9일 낸 문재인 대통령 당선 축하 논평에서 “새 정부가 통합과 개혁을 기치로 우리 경제의 활로를 뚫어주길 기대한다”며 “전경련도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경제계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한 ‘비움’과 4대 그룹 복귀를 바라는 ‘채움’의 공존. 전경련의 바람은 과연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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