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호

재테크

전세가율 85% 아파트가 보물인 이유

부동산·금융자산 100% 활용하기

  • 박정수|PJS컨설팅 대표, 김남수|리치앤코 재무설계팀장 nskim19@gmail.com

    입력2017-05-18 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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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테크에 등한한 건 자랑이 아니다. 최고의 절약은 아끼는 게 아니라 더 많이 버는 것이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300채를 소유한 부동산 투자 전문가 박정수 PJS컨설팅 대표와 종합재무컨설팅기업 리치앤코의 김남수 재무설계팀장이 들려주는 부동산·금융자산 활용법.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정말 놀랄 때가 많다. 일용직 근로자부터 의사까지, 자기 분야에서는 전문가지만 재테크에 대해선 아는 게 거의 없는 분이 의외로 많아서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재테크와 투자에 대해 모르는 게 자랑일까.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그저 은행에 저축만 하고 산다면, 부동산 가격이 왜 오르고 내리는지도 모르고 산다면, 평상시 재테크나 부동산, 자기계발에 관한 책 한 권 읽지 않는다면, 경제신문 기사 한 줄 읽지 않는다면, 한 달 내내 투자 정보에 대해 한 번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남이 큰돈을 벌면 그저 투기일 뿐이라고 치부한다면…. 자본주의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는 한심한 사람 아닌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새벽에 신문이나 우유를 돌리고, 낮엔 회사에서 근무하고, 밤엔 대리운전을 하며 죽어라 일만 한다고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평생 일만 하고 살았는데….” 이와 같은 말은 자본주의 시대에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라는 점을 머릿속 깊이 새겨야 한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지식과 정보로 어떤 투자를 했느냐가 당신이 부자가 되느냐 못 되느냐를 결정한다. 제발 아무데도 쓰지 않고 열심히 아끼기만 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남이 좋다니까 따라서 투자하는 바보짓은 하지 말자.



    미래를 예측하지 말자

    미래가 어떻게 될 거라고 예측하는 재테크 전문가의 말도 믿지 말자. 필자는 예전에 부자가 되고 싶어 별의별 전문가를 다 만나봤고, 유명하다는 책의 저자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그들의 예측이 얼마나 맞았을 것 같은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무슨 데이터를 갖고 예측한다는 전문가들은 더 실망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이 데이터에 의존한 게 자신감이 없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그들 중엔 그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10여 년 전부터 지금껏 우리나라 부동산이 폭락할 거라 주장해온 사람도 있다. 만약 내가 그 사람 말만 계속 믿었다면 평생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국의 2008년 대선과 2012년 대선 결과를 정확하게 알아맞혀 통계와 예측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네이트 실버는 저서 ‘신호와 소음’에서 한 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심리학과 정치학을 가르치는 필립 테틀콕은 1987년부터 무려 15년이 넘도록 학계와 정부에 몸담은 수많은 전문가들이 국내 정치, 경제, 국제관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예측한 내용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 연구 결과를 2005년에 발표했고 그가 내린 결론은 학계를 완전히 비웃는 것이었다. 그가 살펴본 전문가들은 직업이 무엇이든 간에, 경험을 얼마나 오랫동안 쌓았든 간에, 하나같이 동전을 던져 판단을 내릴 때보다 낫지 못했다. 또 이들의 예측은 지극히 초보적인 통계 방법론을 동원해 정치적 사건들을 예측한 것보다도 못했다. 이 전문가들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한 사건 가운데 약 15%가 실제로 일어났다. 또한 반드시 일어날 거라고 주장한 사건의 약 25%는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분야에서 그들의 예측은 터무니없이 빗나갔다.


    미래를 쉽게 예측하지 말자.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 미래를 위한 계획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부동산이라는 건 현재의 상황만 가지고 판단해도 충분하다.





    최고의 절약은 더 버는 것

    어떤 사람이 100만 원을 번다고 치자. 이 사람은 그 돈을 아끼려 아침에 걸어서 출근하고, 좋은 음식은 비싸서 먹지도 않고, 혹시나 급한 일이 있어 차를 갖고 오면 무료주차장만 찾아다닌다. 자기 몸 관리하는 것도 아까워 헬스장 같은 곳은 다니지도 않고, 책값도 아까워 책은 사지도 않고 그저 도서관에서 한참 동안 기다려서 빌려본다. 그 사람은 이렇게 돈을 아끼고 아껴 열심히 저축한다.
    100만 원을 버는 또 다른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만원버스 출근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일과가 헝클어진다고 생각해 아침 일찍부터 차를 가지고 다닌다. 무료주차장을 알아보러 돌아다니는 대신 1분 1초가 아까워 회사 바로 옆에 주차한다. 또한 자기계발을 위해 수많은 책을 사서 읽고 또 읽는다. 건강을 위해 수영장과 헬스장에도 다닌다. 꾸준히 재테크 공부도 하며 수입을 늘리려 부단히 노력한다. 어떤가. 두 사람 중 누가 더 크게 성공할 것 같은가.

    나도 예전에 돈을 무척 아껴 쓴 적이 있다. 몸 생각은 하지도 않고 싼 음식만 먹었고, 내 품격은 생각지도 않고 오직 싼 옷만 입은 적도 있고, 소고기 한번 먹고 싶어도 값싼 돼지 앞다리살만 먹었다. 참 바보 같은 짓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다행스러웠던 건, 그렇게 미친 듯 아껴 쓸 때에도 책 사는 데에는 엄청난 금액을 들였고, 나보다 잘난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도 참 많은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전문가에게 부동산과 금융 강의를 들을 때에도 비싼 수업료를 미친 듯이 냈다.

    내가 만약 이런 돈마저 아꼈다면? 지금도 예전처럼 지질하게 살고 있으리라. 100만 원 벌어 그걸 어떻게 아껴 쓸지 고민하지 말고, 그 돈을 가지고 어떻게 두 배, 세 배 더 벌 수 있도록 만들지를 고민하자.


    내 집 마련, 언제가 좋을까

    내가 10여 년 동안 아파트에 투자하면서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지금이 막차다!” 처음 입문하던 시절, 내가 아파트를 사려고 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말도 “아파트 투자는 지금이 막차다. 지금 투자하면 가격이 크게 떨어져서 후회할 일만 남는다”였다.

    몇 년 전 수도권의 오피스텔을 구입하려 할 때도 부동산에서 그렇게 말렸다. “꼭 지금 이 오피스텔을 사야겠냐. 내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중개사 일을 해왔는데, 예전보다 너무 많이 올랐다. 지금이 막차다. 사지 마라.” 모두 다 막차라고 주장하며 반대했음에도 내가 산 부동산들은 계속 값이 올랐다. 전세가도 올랐고 매매가도 크게 올랐다.

    분명히 말해두겠다. 당신이 사고자 하는 아파트가 있다면 매매가와 전세가를 먼저 보라. 전세가가 매매가의 85%가량에 육박한다면 그 아파트를 하루라도 빨리 사는 게 좋다. 단, 여러분의 가족이 살고 싶어 하는 아파트여야 한다. 산중턱에 있는 나 홀로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85%라고 덜컥 사버리는 짓은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아파트가 좋은지를 여기서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다. 시중의 수많은 부동산 책과 가족 의견만 수렴해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지금도 아파트 투자가 막차라고 말하는 많은 부동산 전문가와 학자들은 수많은 자료와 데이터를 갖고 자기주장을 증명하려들겠지만, 그들은 나처럼 엄청나게 많은 건수의 부동산 계약을 해본 사람들이 아니다. 부동산 계약을 해봤자 많아야 10건 이내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는 아파트 계약만 회원분들 것을 포함해 1000건 이상 했다. 이 정도면 정말 수많은 경험을 했다고 해도 되지 않겠는가.

    나는 그동안 생생한 현장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에게 말하는 것이다. 아파트를 사고 싶은데, 언제 사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러면 우선 내 말대로 해보시라. 전세가가 매매가의 85%에 육박한다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하루빨리 사라. 그런 아파트는 당신에게 보물이다. 당신이 거주할 집이건 다른 사람에게 임대할 집이건. 단, 전세가율은 전세가가 갑자기 폭등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보통의 시장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어야 한다.



    물가는 계속 오른다

    정부는 계속 물가가 오르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물가가 올라야 경제가 돌아갈 테니까. 아무리 수익이 난다 해도 물가 상승을 이기지 못하면 그건 결과적으로 손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쉽게 접하는 금융상품 중에 저축형 복리 상품이라는 게 있다. 실제론 수익이 물가 상승에 미치지 못함에도 마치 나중에 큰 금액을 받을 것처럼 과대광고를 하니, 대표적인 사기성 상품 아닌가 싶다.
     
    뭐 그렇다 치고 최근 읽은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이라는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1990년에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35평이 3억3000만 원이었는데 2015년엔 16억 원 정도 한다. 25년 동안 485% 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서울의 시내버스 요금은 170원이었던 게 2015년 1200원이므로 무려 705.9%가 상승한 것이라고. 또한 광역버스 요금은 170원 하던 게 2015년 현재 2300원이므로 무려 1352.9%나 올랐다고. 이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은 어떤가. 물가 오르는 게 무섭지 않은가. 그렇다. 정말 물가 상승이라는 건 그냥 고개만 갸우뚱하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심각하다. 그런데 만약 이렇게 가파른 물가 상승을 쉽게 뛰어넘는 수익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갭투자를 예로 들어보자. 2009년경, 지방의 한 아파트를 전세 끼고 산 적이 있다. 그때 매매가는 6000만 원. 전세가가 5000만 원이었으니 내가 들인 현금은 1000만 원 정도였다(계산의 편의를 위해 기타 비용은 무시하자). 설마 이 아파트가 1억 원을 넘을 줄은 당시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 지역 공인중개사들조차 깜짝 놀랐으니까. 아파트 가격이 1억3000만 원이 되자 내가 처음 산 가격에 비해 두 배가 올랐다고 다들 부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말하는 두 배를 번 게 아니라 더 크게 벌었다. 무슨 특별한 꼼수라도 부렸냐고? 생각해보자. 이 아파트는 6000만 원에서 1억3000만 원이 됐으니 가격이 216.6% 올랐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것만 생각하더라. 자, 내가 투자한 금액은 아파트 매매가 6000만 원에서 전세가 5000만 원을 뺀 나머지 1000만 원이었다. 그런데 1000만 원을 투자해 7000만 원이 올랐으니 실제로 나의 수익은 원금의 7배, 700%가 되는 것이다. 어떤가. 앞에서 언급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그저 매매가로만 계산하면 485% 상승한 게 맞겠지만 그 아파트를 구입할 때 전세를 끼고 사놓은 거라면 가격 상승률은 아마 1000%가 넘지 않았을까. 이래서 전세 끼고 아파트를 산다는 게 무서운 것이다.



    전세난은 지속된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높은 아파트는 매매가가 떨어지기 힘들뿐더러 전세가가 계속 오름으로써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효과를 발휘하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85%를 넘는 중소형 아파트에 투자하거나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면 된다. 이런 아파트를 전세 끼고 여러 채 구입하면 여러분은 나중에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사고 나서 바로 파는 단기 투자가 아니라 한번 사면 끝까지 팔지 않는 장기 투자의 관점을 가져라. 그럼 그 아파트들이 살아서 여러분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도대체 이놈의 전세난은 언제까지 지속된단 말인가. 정답부터 말하자. 전세난은 앞으로도 오래 지속된다. 아니,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물가 상승이 계속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전세 제도는 지금 우리가 겪는 저금리 기조하에선 계속 유지될 수 없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금리 기조가 고금리 기조로 바뀔 것 같은가. 고금리 시절은 다시 오기 힘들다. 1980~1990년대와 같은 활황기라야 고금리 기조를 펼 수 있는데, 그런 날이 쉽게 올까. 전쟁이 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통일이 된다면 모를까 불가능하다.
    이런 극단적 경우를 제외하고 저금리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전세 구하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고, 전세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전세를 놓는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처지가 된다.

    정부가 무슨 짓을 해도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전세난은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렇게 전세난이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아파트를 구입할 능력이 충분한 데도 전세로 살고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아파트 구입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 손해이지 않을까 싶다.  

    전세가율이 높으면(전세가 폭등지역 제외) 왜 자산가치가 떨어지기 힘든지에 대한 설명으로 마치고자 한다. 얼마 전 경기 구리시에 지하철 8호선 연장 계획이 발표됐다. 수혜지역인 교문동 아파트는 매매가가 이미 수천만 원 오른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교문동 바로 옆 토평동의 A아파트는 몇 년째 매매가가 제자리걸음이다. 전세가는 어떨까.

    두 지역 같은 면적 아파트의 전세가는 현재 3억 원 초반대로 비슷하다. 그 이유는 아직 8호선 공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며, 현 시점에서 세입자가 느끼는 두 지역 아파트의 가치는 3억 원 초반대로 같다. 당장 8호선을 이용할 수도 없는데 전세가가 오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는 곧 매매가는 기대심리에 따라 거품이 낄 수 있지만 전세가는 거품이 끼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에 하나 8호선 연장 계획이 취소된다고 가정하면 교문동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전세가는 현재 가치를 반영하므로 기대심리에 따른 거품이 끼지 않는다. 곧 전세가율이 높다는 건 해당 아파트 매매가에 거품이 없을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땀 흘려 성실히 일하는 것만으론 본인의 삶을 노후까지 챙기기 힘든 시대가 됐다. 물가상승률을 이기는 장기적 투자는 선택 아닌 필수다. 나는 지면을 통해 간단히 한 가지 방법만 소개했을 뿐, 이런 방식의 투자가 아니어도 좋다. 주식 투자든 현물 투자든 물가상승률을 이기는 자산 관리가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꾸준히 공부하고 반드시 실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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