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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박상아와 4년 전 미국서 이중혼(二重婚)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박상아와 4년 전 미국서 이중혼(二重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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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와 탤런트 박상아씨가 세인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정식 결혼식을 올렸다. 전씨는 이를 위해 올 2월 본부인과 이혼했다. 그런데 전씨와 박씨는 검찰의 ‘전두환 비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2003년 5월 미국에서 법적 결혼을 했음이 밝혀졌다. 또 그 몇 개월 후에는 이 혼인을 무효(취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박상아와 4년 전 미국서 이중혼(二重婚)
지난 여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단연 시중의 화젯거리였다. 광주 민주화 항쟁의 실상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가 7월25일 상영되면서 ‘전두환’과 ‘비자금’은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최상위에 랭크됐다. 한 달 뒤인 8월말에는 전두환 정권 시절 새마을중앙회장을 지내며 공금 76억원을 횡령한 전씨의 동생 경환(65)씨가 ‘전두환 비자금’ 관련 구권 화폐 사기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상 대상에 올랐다. 그는 2004년 건설업자에게 미화 1억달러를 유치해주겠다고 속이고 7억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이미 수배 중인 상태.

영화 ‘화려한 휴가’가 상영되기 일주일 전인 7월19일에는 경기도 파주 헤이리의 한 화랑에서 전씨의 둘째아들 전재용(43)씨와 탤런트 박상아(35)씨의 결혼식이 열렸다.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는 2003년 ‘전두환 비자금’ 불법 증여(167억원) 관련 수사 때문에 언론에 알려졌다. 유부남이던 전씨는 이후 박씨와의 관계를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언론에서 ‘P씨’로 통하던 박씨는 전씨에 대한 수사가 자신과 가족에게까지 확대되자 2003년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 후 세상과 소식을 끊고 살았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올 2월 전씨는 두 번째 부인이자 15년간 법적 부부였던 최모(38)씨와 이혼했다. 박씨도 전씨와 결혼하기 위해 올 5월8일 미국에서 돌아왔다.

“평범한 사람으로 모범적으로 살겠습니다. 우리를 잊어주십시오.”

전씨는 결혼 무렵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아버지 전두환씨가 1997년 2월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선고된 추징금 2205억원 중 1670억원을 “가진 재산이라곤 29만원밖에 없다”며 지금껏 내지 않고 있는데다 자신도 박씨와 결혼하기 한 달 전인 6월15일 ‘전두환 비자금’ 증여사건과 관련, 71억여 원의 증여재산을 은닉하고 조세를 포탈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8억원을 선고받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번 이혼하고 세 번째 결혼하는 그의 행태가 고와 보일 리 없었다. 특히 전씨가 박씨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시가 30억원대 집에 신접살림을 차리자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전재용씨는 비자금과 관련해 지금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지난해 11월14일 재경부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씨가 한국증권금융에 30억원어치의 증권금융채권을 제시하고 이자를 합해 41억원을 찾은 후 이를 자신과 두 아들(14세, 11세)의 계좌에 입금시킨 사실을 발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와 결혼의 관계

증권금융채권은 옛 현대투신의 지원자금 마련과 지하자금 양성화를 위해 1998년 10월31일 발행된 5년 만기 채권으로, 발행 당시 실세금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금리였지만 무려 2조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가 면제되고 상속세와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일명 ‘묻지마 채권’이었기 때문.

전씨는 만기가 지나도 이자가 붙지 않는 증금채를 무슨 영문인지 만기가 끝난 후 5년여 동안 묻어뒀다. 이를 수상히 여긴 금융정보분석원이 “금융채의 성격상 ‘전두환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 그러나 검찰은 8개월이 지나도록 수사를 하지 않다가 지난 6월24일에야 전씨에 대한 계좌추적을 필두로 수사를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1부의 수사 담당 검사는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라 말을 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껏 언론에 나온 내용은 모두 사실일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전씨에 대해 계좌추적 영장을 청구한 시점은 그와 박씨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올 8월 안에 결혼 하겠다(실제는 7월19일에 결혼)”고 밝힌 때(6월22일)와 일치한다. 전씨측은 “2003년 대선자금 수사에서 확인된 100억원대 국민주택채권 중 일부를 팔아 증금채로 다시 사들인 것으로 새로운 비자금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이 돈이 또 다른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이 자금이 아버지 전두환씨나 외할아버지 이규동씨에게서 증여받은(2000년 12월) 국민주택채권 중 일부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민사소송을 통해 강제 추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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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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