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기야 출근길 지하철 계단에서 현기증이 오며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넘어져 이마를 세 바늘이나 꿰맸고 한동안 회사에 나가지도 못했다. 두통과 현기증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김씨는 병원을 찾아 뇌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와 평형기능 검사 등 온갖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으니 스트레스를 관리하라”는 말만 들었다.
자포자기하고 있던 김씨에게 주변에서 한방(韓方) 치료를 추천했다. 그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변한의원(www.okbyun.co.kr)을 찾았다.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은 김씨의 두통과 어지럼증을 뇌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침 치료와 교정치료 및 탕약을 처방했다. 치료를 받은 지 두어 달 후 김씨는 머리가 한결 개운해지고 몸에 활력이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두려움을 떨쳐버린 후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두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인 만큼 그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외상이나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뇌 질환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일순간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목이 뻣뻣해지면서 두통이 온다. 사소하게는 감기나 배탈이 나도 머리가 아파온다. 감기나 배탈처럼 일시적인 두통이나 스트레스에 의한 두통은 그 원인이 없어지면 곧바로 사라진다. 뇌 질환에 의한 두통도 검사상 도출된 문제점을 해결하면 증상이 없어진다.
문제는 뇌의 밸런스
하지만 원인 불명의 만성 두통이라면 차원이 달라진다. 뇌혈류 검사, CT·MRI(자기공명영상장치) 촬영 등을 해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 진통제를 먹으면서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켜보지만 점차 약효는 떨어지고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계속 방치하면 약에 대한 의존성이 점점 커지면서 어지럼증까지 생긴다. 두통, 어지럼증은 우울, 불안, 불면 등을 동반하기도 하고 중풍이나 건망증, 조기 치매를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어지럼증은 불의의 사고로 이어질 위험까지 있어 조기치료가 더욱 강조된다.
변기원 원장이 주력하고 있는 치료분야는 바로 이런 뇌 질환이다. ‘한의학이 무슨 뇌 질환?’이라고 의아해할 만큼 한의학에서 뇌 질환은 생소한 분야다. 변 원장이 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오랜 세월 자신을 괴롭혀온 두통 때문이었다. 한번 두통이 오면 2, 3일씩 진료를 포기할 정도로 지독한 두통에 시달리던 변 원장은 자신의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뇌 질환 연구에 매달렸다.
“두통과 어지럼증 공부 입문 초기에는 이를 체질 진단으로 파악하고 오장육부의 균형을 맞추는 데 노력했습니다. 그때마다 증상은 호전됐지만 완치에 이르지 못했죠. 그러다 오장육부를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대해 깨닫게 됐어요. 오행의 흐름과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것은 뇌입니다. 따라서 뇌를 직접 치료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청뇌음과 침으로 균형잡기
변 원장은 “한방으로 보면 뇌는 인체의 모든 양기가 모이는 곳으로 어떤 자극에 의해 양기가 비정상적으로 증폭되면 뇌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통제 기능이 깨진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좌뇌와 우뇌, 혹은 대뇌와 소뇌의 한 측면으로 양기가 쏠려 뇌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간에 열이 오르고 기혈의 순환을 막아 두통과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변 원장은 두통, 어지럼증 치료를 위해서는 ‘뇌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변 원장은 두통, 어지럼증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내원하면 제일 먼저 뇌기능부터 살핀다. 먼저 뇌의 좌우 균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밸런스 검사를 한 후 뇌와 관련된 자율신경계 및 중추신경계를 검사해 어느 쪽의 대뇌, 소뇌, 뇌간에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