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호

농촌도시에서 ‘나노 메카’로 뉴밀양 프로젝트 이상 무!

박일호 경남 밀양시장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강정훈 | 동아일보 부산·경남취재본부장

    입력2015-05-21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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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최초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지정
    • 힐링관광, 김치랜드, 밀양강오딧세이…
    • 국제 멀티미디어 쇼로 진화한 아리랑대축제
    • “중국 관광객, 일본 기업 끌어들이겠다”
    농촌도시에서 ‘나노 메카’로 뉴밀양 프로젝트 이상 무!
    밀양시장 인터뷰를 끝내고 영남루에 올랐다. 촉석루(진주 남강), 부벽루(평양 대동강)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불리는 유적(보물 147호)이다. 2층 누각에 오르니 유려한 밀양강이 펼쳐지고 솔솔 강바람이 밀려온다. 현판에 적힌 이원(고려 말 정몽주의 문하생)의 시 ‘嶺南樓’가 마음을 흔든다.

    우뚝한 누각 영남하늘에 높이 올려놓아서

    십리의 빼어난 경치 눈앞에 다 보이네

    고요한 낮 여울소리 베개 머리에 이어지고

    해 비끼자 술 그림자 뜰가에 떨어진다



    농부의 바쁜 봄 일 마을마다 비 내리고

    객점엔 아침밥 짓느라 곳곳이 연기로다

    지난날 선군께서 이곳을 지나가셨는데

    부끄럽다 소자가 다시 잔치 여는 것이

    박일호(53) 시장의 강력한 권유가 없었다면, 어쩌면 이 절경을 지나칠 뻔했다. 무릇 쉬어갈 줄 알아야 인생의 여백을 아는 법. 막걸리 한잔 못 걸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꿈꾸는 밀양의 운치를 느끼기엔 넘칠 만큼 족했다.

    2년 전 송전탑 사건으로 몸살을 앓은 이 조용한 농촌도시는 이제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의 거점이 돼 첨단 창조도시로 거듭난다. 휴양형 복합테마관광단지를 만들고 융·복합 농업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꾀한다.

    힐링 관광, 농업 혁신

    지난해 6월 뉴밀양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박 시장은 지혜롭고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만나보니 과연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낮고 조곤조곤한 말투에 의욕과 열정이 넘친다.

    “지방이 발전해야 나라가 잘된다는 소신을 갖고 정치에 입문했다. 대한민국의 하체 부실을 막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대한민국 성장의 동력이 돼야 한다. 지자체는 나라에서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는다. 어떤 마인드를 갖고 예산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전 밀양은 이 일대에서 가장 큰 도시형 농촌이었다. 양산 인구가 3만~5만일 때 이곳은 28만이었다. 지금은 10만9000명 안팎이다. 그 이유로 박 시장은 산업단지의 부재를 꼽았다.

    “핵심 이유는 국가 기반산업단지가 조성되지 못한 것이다. 빨대효과라 할까. 부산을 비롯해 대구, 울산, 창원, 김해, 양산 등 주변 도시가 발전하면서 밀양의 인재와 재원이 다 빠져나갔다. 도시가 발전할 만한 신(新)성장동력이 없었던 거다.”

    ▼ 뉴밀양 프로젝트의 핵심이 뭔가.

    “말 그대로 올드(old) 밀양을 새로운 밀양으로 바꿔보자는 거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기업이나 산업 발전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12월 17일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유치가 확정됐다. 2020년 완공될 예정인데, 수십 개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밀양엔 관광자원이 많다. 잘 알려진 대로 이곳 출신 사명대사를 기리는 표충사가 있다. 조선 성리학의 대가 김종직 선생과 일제강점기 독립투사 김원봉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전통과 문화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밀양은 영남알프스의 중심지다. 해발 1000m 이상의 산 7개로 이뤄졌는데 그중 5개가 밀양에 있다. 넓은 평원지대로 습지가 많아 환경부가 습지보고지역으로 지정해놓았다.”

    박 시장은 집무실 벽에 걸린 대형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밀양이 영남의 중심이다. 부산, 울산, 창원, 대구, 김해, 양산이 30~50분 거리다. 포항까지는 1시간이고. 영남권 1300만 시민이 힐링(healing) 관광을 하기에 딱 좋은 위치다.”

    ▼ 휴양형 복합테마관광단지 얘기인가.

    “맞다. 가까운 거리다보니 관광객 대부분이 1박을 하지 않고 돌아간다. 관광객을 숙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관광리조트 시설이 있어야 한다. 미촌 시유지 개발 프로젝트가 그렇게 해서 나온 거다. 전통과 문화, 공연이 어우러지는 복합테마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뉴밀양 프로젝트의 세 번째 목표는 농업 혁신이다. 박 시장에 따르면 밀양의 농가소득은 전국 두 번째로, 연간 7000억 원대라고 한다. 전체 인구의 30% 가까운 2만4500여 명이 농업에 종사한다. 박 시장은 농업 혁신을 ‘6차 산업’이라고 표현했다.

    “단순 생산을 벗어나 생산과 유통, 판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융·복합 농업이 돼야 한다. 이른바 6차 산업이다. 김치랜드 등 농촌테마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산지와 테마관광, 융·복합 농업 이 세 가지가 뉴밀양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밀양의 미래, 나노 기술

    ▼ 아무래도 나노 산업단지가 핵심일 것 같은데.

    “대전, 대구, 광주 등 나노를 연구하는 도시는 몇 군데 있다. 그런데 나노융합산업을 위한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된 곳은 밀양이 처음이다. 1단계로, 산업단지 부지 50만 평(165만㎡)을 마련했다. 앞서 말했듯 밀양은 지리적 장점이 있다. 영남권 중심에 위치해 도시 간 접근성이 좋다. 창원은 기계, 울산은 자동차, 거제는 선박의 중심지다. 밀양의 나노 기술을 기계, 자동차, 선박에 적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예컨대 자동차 페인트를 나노기술로 만들면 자동차 표면에 먼지가 쌓이지 않는다. 나노 거울은 빛의 사각지대를 없애준다. 나노 유리엔 성에가 끼지 않는다.

    나노 산업단지 안에 나노융합연구센터를 짓는다.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 대상 산업으로 인정해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센터에는 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A 나노기술을 개발하는 데 A기업, B기술엔 B기업, 이런 식으로 기술마다 기업이 특정될 것이다. 정부도 나노기술이 앞으로 새로운 먹을거리가 된다고 보고, 밀양을 나노 메카로 키우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요즘 지자체장은 비즈니스맨이다. 각종 공모사업에 지원하고 관련 예산을 따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중앙부처 담당 공무원을 수시로 만나 설득한다. 박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밀양시의 수주 실적은 우수한 편이다.

    ▼ 취임 후 전적이 어떤가.

    “너무 자랑하는 것 같아 말하기 조심스럽다.”

    ▼ 자랑할 건 자랑해야….

    “계획한 대로 이뤄나가고 있다. 지원한 공모사업은 다 따냈다.”

    ▼ 어떤 사업들인가.

    “공모에 지원해 영남알프스 관광 연구개발비로 3억 원, 농촌테마공원사업과 관련해 104억 원을 따냈다. 그밖에 하수도 사업과 관련해 201억 원, 침수지 관리비로 150억 원, 광산 개발 관련 30억 원 등 숱한 사업 예산을 끌어왔다. 직원들이 열심히 쫓아다니며 중앙부처를 설득한 결과 몇 년간 이루지 못한 일을 한 번에 성취했다. 자랑을 너무 많이 했나(웃음).”

    ▼ 공무원 생활을 오래했는데, 시장이 돼 중앙부처 공무원들에게 아쉬운 소리 하고 다니는 것이 체질에 잘 맞나.

    “즐겁다(웃음).”

    ▼ 진작 하실 걸 그랬다.

    “그건 아니다. 경험을 쌓고 능력을 갖추지 않고는 지자체장 잘하기 힘들다. 올해 (우리 나이로) 쉰넷이다. 경험을 나누고 전수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본다. 그것이 공직의 보람이다. ‘즐겁다’라고 말한 것은 그래서다. 나를 위해서는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기 힘들다. 그런데 아쉬운 소리 해서 밀양이 잘살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 마음으로 (공무원들을) 찾아가기 때문에 불편한 마음이 없다.”

    아리랑공원

    농촌도시에서 ‘나노 메카’로 뉴밀양 프로젝트 이상 무!

    경남 밀양시 나노융합 국가산업단지 예정지.

    ▼ 기업들과는 얘기가 잘되나.

    “호응이 좋다. 투자 가치가 있고 입지조건이 좋으니 큰 관심을 보인다. 더욱이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선다면 투자 효과가 엄청날 것이기에 빨리 선점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

    ▼ 양해각서(MOU)를 많이 체결했나.

    “일부 체결한 기업도 있지만, 아직은 준비 단계다.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나노융합산업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 LG 등 대기업 경영진을 만나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투자를 권한다. ‘신동아’에서 널리 홍보해주면 좋겠다(웃음).”

    밀양에 와서 아리랑대축제 얘기를 하지 않는다면 결례일 것이다. 해마다 열리는데 올해가 57회째다.

    ▼ 밀양아리랑대축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생각인가.

    “밀양아리랑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무형문화재다. 밀양엔 백중놀이, 용호놀이 등 무형문화재가 많다. 이런 놀이에서 불리는 농요들이 다 밀양아리랑에 뿌리를 둔 것이다. 그런데 그간 이런 문화재가 관광상품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내년 초 아리랑공원이 완공될 예정이다. 밀양아리랑 상설 공연장이 생기는 것이다. 올해 축제에서는 행사 내용을 보완해 국제 멀티미디어 쇼를 집어넣었다. 레이저 쇼다. 아리랑공연과 레이저 쇼, 투 트랙으로 진행한다. 또 밀양강오딧세이라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사명대사, 김종직, 김원봉 등 밀양이 낳은 스타들의 이야기다. 거기에 전설 속 인물인 아랑의 스토리도 엮어 넣었다.”

    아랑 전설은 누명을 쓰고 살해당한 밀양부사의 딸 아랑의 원혼을 달래는 이야기다.

    박 시장은 농민에 대한 교육을 강조했다. 세계 정세나 경제 동향, 기후 동향 등을 아는 게 농업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 밀양 얼음골에 케이블카가 연계된 등산로가 개방됐다고 들었다. 환경 훼손에 대한 대책은 있나.

    “사실 개방하기 전에도 많이 다니던 길이다. 개방했다고 특별히 훼손된 건 없다. 환경보호와 관련된 여러 안전장치를 설치했다.”

    송전탑 사건의 교훈

    ▼ 시장께서 환경부 출신인 만큼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남다를 것으로 본다. 예전부터 개발과 보존은 양립하는 가치로 논란이 돼왔다.

    “전에는 늘 개발이 먼저였다. 환경이 좀 파괴되더라도 산업단지 만들고 기업 유치하고 골프장 지어 수익을 올리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그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다. 생태계를 잘 보존하고 관리하자 새로운 볼거리가 생기고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환경보존에 따른 생태관광이 돈벌이가 된 셈이다. 밀양도 생태 환경이 좋은 편이다. 생태 체험을 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려 한다. 학생 교육용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요우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선 쇼핑만 하고 일본으로 넘어간다고 하지 않나. 생태관광지를 잘 조성하면 그들을 한국에 붙잡아둘 수 있다.”

    ▼ ‘밀양’ 하면 송전탑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 문제는 어떻게 보나.

    “(내가) 선거운동 때 말했다. 여러분 땅에, 여러분 집 위로 76만5000V의 전선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면 여러분은 가만히 있겠냐고. 그런데 (송전탑 설치에 반대하는) 밀양 주민을 국가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좌파로 몰아붙이다니…. 이건 지나쳤다. 송전탑 설치가 결정된 순간 주민의 농협 대출이 막혔다. 송전탑이 지나가니 땅값 가치가 제로가 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보상에는 한계가 있었다. 제도적 결함이 분명히 있었다. 그 후 송주법이란 게 만들어져 지원책이 보강되긴 했지만 주민이 충분히 만족하는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밀양에 세워진 송전탑이 69기다. 산에 올라가 보면 사람 배 속 흉터처럼 보기가 참 안 좋다. 우리가 공사 자체에 반대한 건 아니다. 송전탑에 이어 송전선도 가설됐고, 송전 실험도 마쳤다. 공사는 끝났지만 이주에 따른 보상 문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보나.

    “정부와 주민의 시각이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일이다.”

    ▼ 일부 지자체들은 핵폐기장을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유치한다. 그런 제안이 들어오면 어떻게 할 건가. 박 시장께선 반대할 것 같은데.

    “속단은…(웃음). 사실 송전탑만 해도, 이게 밀양뿐 아니라 수도권 사람들을 위한 사업이다. 여러 관련법이 과거 개발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 문제가 있다.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

    최고의 에너지 입지

    농촌도시에서 ‘나노 메카’로 뉴밀양 프로젝트 이상 무!

    밀양나노센터를 방문한 박일호 시장(오른쪽).

    ▼ 시장께서는 원전(原電) 찬성론자인가.

    “(질문이) 갈수록 어려워진다(웃음).”

    ▼ 환경부에 오래 근무했으니, 남다른 철학이 있을 듯싶어서다. 세계적으로 원전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지 않나.

    “독일의 경우 화력과 신재생 에너지로 풀어간다. 그렇게 하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 돈 문제다. 신재생 에너지가 꼭 환경친화적이라고 볼 수도 없다. 신재생이란 게 풍력, 태양광이다. 풍력에는 소음이 따르고 전자파가 일어난다. 풍력 에너지를 일으키려면 높은 산에 올라가야 한다. 그럼 백두대간을 지나는 코스가 되니 또 다른 환경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

    현재 우리 여건에선 당장 원전을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기 힘들다. 신재생 에너지 관련 장비가격도 내려가고 기술력도 갖춰야 한다. 원전이 전기값을 낮춘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많이 들어오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반의 안전성이고, 다른 하나는 저렴한 전기료다. 그 점에서 밀양의 입지가 최고다. 바다 쪽이 아니어서 지진도 없고 화산 우려도 없다. 눈도 1년에 한두 번 올 정도다. 자연재해 위험이 거의 없는 지역이다. 원전에 대해 반대한다기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상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 위험부담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긴가.

    “한국 경제를 살리려면 원가를 낮춰야 한다. 전기 에너지도 그렇다. 그런 데서 경쟁력이 생긴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많이 웃는 시장

    밀양시는 두 달에 한 번 사랑방콘서트를 연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시민과 소통하는 열린 시정을 구현한다는 뜻에서 도입한 시책이다. 처음엔 여성단체, 봉사단체 등 각종 단체 회원들이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지역별로 주민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박 시장이 매번 참석하는 이 행사는 대화와 공연으로 꾸며진다. 공연에는 시 직원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다.

    “내가 내세운 것이 ‘열린 행복도시, 힘찬 미래도시’다. 이를 실현하려면 시민의 마음을 읽고 소통해야 한다. 이 콘서트도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 끝나면 술도 같이하나.

    “물론이다.”

    ▼ 주량은?

    “(웃음) 술이 약한 편인데 안 먹을 수 없으니…. 표로 먹고사는 사람이니 주는 잔을 마다할 수 없다. 술보다는 같이 이야기하는 걸 즐긴다.”

    ▼ 업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정치를 하니 사생활이 없어지더라. 주말에도 지역행사가 많다. 그래서 많이 웃자고 결심했다. 웃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니.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틈나는 대로 집에서 사무실까지 걸어 다닌다. 45분 정도 걸린다.”

    ▼ 골프도 안 하나.

    “서울에 있을 땐 했다. 여기선 시간이 안 된다. 주말 행사시간이, 심술궂게도 대부분 11시~1시 사이다.”

    ▼ 시장이 썩 좋은 직업만은 아닌 것 같다.

    “봉사하는 자리다. 내가 구상했던 사업이 완성되고, 정부를 설득해 우리 주장을 관철하고, 직원들이 성취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그는 “시민, 농민과 만나 얘기하는 게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작은 눈에서 친근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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