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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Star]
“마라톤 창법 신공(神功)? 달 그림자 보며 터득했죠”
‘라이브의 女神’ 바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 비닐하우스에서 태어난 아이
● 이수만은 세 가지 소원 이뤄준 평생 은인
● 얼굴로 주목받던 유진, 미워할 수 없었다
● 솔로 독립 후 예능감 없어 힘들었다
●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같은 가수 겸 배우 꿈꿔
 

평생 행복이나 불행으로 일관하는 사람은 없다. ‘새옹지마’ ‘고진감래’ 같은 사자성어가 생겨난 이유다. 인생의 이런 장난질을 알면서도 일희일비하게 되는 게 사람의 마음. 그런데 이 여자는 좀 다르다. ‘가요계의 요정’으로 불리며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도, 2002년 솔로 전향 후 화려한 조명이 꺼져 한치 앞을 모를 때도 괘념치 않고 ‘무소의 뿔’처럼 제 길을 걸어왔다. 1997년 3인조 걸그룹 SES로 데뷔한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바다(33·본명 최성희) 얘기다.

최근 KBS-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가 방영될 때마다 그의 ‘마라톤 창법’이 인터넷을 달군다. 4~5분간 격정적인 춤을 추면서도 고른 호흡을 유지하며 열창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에, 처음엔 ‘립싱크 아냐?’라는 의혹이 일 었을 정도다. 이문세, 이승철, 조덕배, 설운도 등 ‘불후의 명곡’에 초대된 전설들은 이런 바다의 내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실크 같은 목소리에 녹았다”“사랑에 빠졌다”“내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다”….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바다는 이승철의 ‘소녀시대’와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로 ‘불후의 명곡’에서 최종 우승자에게만 주는 트로피를 두 번 받았다.

요즘 그의 이름 앞에는 ‘섹시 디바’‘한국의 비욘세’ 등 팬들이 선사한 훈장 같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대기업들의 행사 출연 요청도 빗발친다. 어디를 가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를 반긴다.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다.

7월 11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의 ‘재기 성공기’는 약속한 두 시간 안에 들을 수 있는 분량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궁금했던 마라톤 창법의 ‘비밀’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 추가 인터뷰가 불가피했다. 한데 그는 ‘불후의 명곡’ 외에도 최근 막을 올린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에 출연 중인 데다 8월에 낼 앨범 준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시간을 내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바다는 뮤지컬 공연을 마치고 녹음실로 가는 길에 전화를 걸어왔다. 자정 무렵 시작된 인터뷰는 새벽 1시까지 이어졌지만 그의 목소리는 시종 활기가 넘쳤다.

▼ 깜짝 놀랐어요. 댄스곡을 라이브로 열창하면서도 거친 숨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남보다 폐가 큰 편이에요. 노력도 했고요. 잠수교에서 시간 날 때마다 뛰었거든요. 노래할 때 순간적으로 음이 올라가려면 힘이 필요해요. 지구력도 있어야 하고. 제가 한 발로 중심을 잘 못 잡아요. 고등학교 때였나? 깊은 바다에 들어갔다가 귀에 모래가 들어가 한쪽 귀가 안 좋아요.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려면 평형감각이 필요한데 조금만 열정적으로 하다보면 몸이 자꾸 한쪽으로 치우치더라고요. 그래서 중심을 잘 잡으려고 뱃심을 키웠어요.”

잠수교 가수지망생

▼ 요즘도 잠수교를 뛰나요.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못 뛰고, 28세때부터 4년간 뛰었죠.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전력질주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요. 한쪽 귀는 막고, 다른 한쪽 귀는 열죠. 호흡이 흔들리는지 가늠하려고요. 운동복으로 온몸을 감싸고 전력 질주하니까 택시기사들이 운동선수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전 ‘아뇨, 가수지망생이에요.’ 그러죠. 실제로도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 가수지망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뛰었고.”

▼ 요즘 너무 바빠서 잠잘 시간도 없겠네요.

“그래도 서너 시간은 자요. 바로 이 시간을 위해서 얼마나 공들여 준비해왔는지 저 자신은 아니까, 사실 자는 것도 아까워요. 제겐 절실했고 너무나도 원했던 상황이니까요. 그렇다고 ‘꼭 해낼 거야’ 하는 악착같은 마음으로 매일 고단함을 감수하며 연습하고, 잠수교를 뛰어다닌 건 아니에요. ‘이러다보면 분명히 내가 준비한 것을 보여줄 날이 올 거야’ 하는 믿음이 있었어요.”

▼ 강인한 성격인 것 같아요.

“친구가 타로 카드로 점을 봐준다고 하면 전 이렇게 말해요. ‘좋아, 나쁜 건 얘기하지 말고 좋은 것만 얘기해줘. 난 좋은 것만 믿고 달려갈 거니까.’ 이게 저예요. 전 잘하는 것만 잘하자는 주의예요. 잘하는 것을 발견해서 그것에만 집중하죠.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걸 20대 후반에 깨달았거든요.”

▼ ‘불후의 명곡’ 준비할 때도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프로듀서, 회사 스태프들과 상의해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골라내요. 제가 3일 안에 해낼 수 있는 걸로.”

▼ 각선미가 예술입디다(웃음). 가장 자신 있는 신체 부위가 다리인가요.

“하하…. 부담스럽지 않은 건강미를 표현하고 싶어요. 무대에서 격정적으로 노래할 때 제가 불안해 보이지 않길 원해요. 여자가수라서 연약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지 않아서 운동도 오랫동안 한 거고. 건강한 몸에서 힘 있는 노래가 나온다는 걸 알면 시청자도 보기가 편할 거 아녜요.”

▼ 어떤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나요.

“내 무대를 보고 사람들이 좋은 에너지를 받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노래할 때는 솔직히 무아지경이에요. 솜사탕을 즐겁게 만드는 데만 집중하는 아저씨의 마음이랄까. 무대를 마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청중의 환호성만 들려요. 무대에 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나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끝나 있어요. 너무 집중을 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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