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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정치

행정수도 ‘올인 카드’ 동상이몽

심대평: 신당 ‘외통수’, 염홍철: 신당·여당·시장 ‘꽃놀이패’

  • 이기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대전 주재 doyoce@donga.com 지명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대전 주재 mhjee@donga.com

행정수도 ‘올인 카드’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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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두 자치단체장의 탈당으로 충청지역 정가는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특히 박동윤 충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소속 자민련 도의원들과 지난해 자민련으로 총선에 출마한 정치 지망생들이 화답이라도 하듯 자민련 당적을 내던졌다. 자민련 정진석 전 의원(공주·연기)과 이명수 건양대 부총장(아산·전 충남도 행정부지사)이 3월9일 각각 지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련을 탈당했다. 임영호 전 대전동구청장도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이와 달리 염홍철 시장의 소속당인 한나라당 인사들은 다소 멈칫하는 태도다. 염 시장은 탈당 이틀 뒤인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백명을 탈당시킬 수 있지만 아무에게도 권유하지 않았다. 오히려 만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이는 두 자치단체장의 행로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심 지사는 ‘포스트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지위를 인정받으며 충청권의 리더가 되려고 탈당했고, 염 시장은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재선이 목표라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당이 언제부터 우리 식구였나”

그렇다면 과연 두 사람의 정치적 미래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충청 지역민들의 정치적 정서에서 찾아야 한다.



과거 여당 대전시지구당 사무처장을 지낸 J씨(52)는 “충청 지역민의 정서는 한마디로 ‘소외감’이다”고 단정했다. 자민련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영호남의 틈바구니에서 지역의 정치적 의사가 중앙정치 무대에서 개진조차 되지 못하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 실제 현 정부에서 이 지역 출신이 요직을 차지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주민들이 행정수도 위헌 결정을 “법의 논리가 아니라 힘의 논리”로 받아들이는 것도 이런 소외감 때문이라고 한다. 지역을 대변할 만한 정치세력이 없어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분위기라는 것.

충청지역에 국회의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처럼 21곳의 지역구가 있고 여당인 열린우리당 15명, 한나라당 1명, 자민련 4명 등 모두 21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하지만 이들 정당이 충청권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따라서 신당에 폭발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전망이라면 ‘시나리오 1’에 가까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J씨의 이야기다.

“심 지사 탈당 직후 충남의 한 지역구 보궐선거에 여당 후보 경선에 나서려다 실패한 사람과 통화했어요. ‘안됐다’고 걱정했더니 그는 ‘차라리 잘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지역구 여론을 살폈더니 행정수도 때문이지 ‘여당이 언제부터 우리 식구였냐’는 정서가 팽배하다는 거예요.”

최근 한 중앙 일간지의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두 자치단체장의 탈당 직후인 9일 실시된 이 조사에서 심 지사가 추진하는 ‘중부권 신당’이 충청권에서 14.4%(열린우리당 29.8%, 한나라당 19.5%)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분석 결과 신당을 창당할 경우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7.4%포인트가 깎여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조사된 것. 열린우리당에 대한 충청권의 지지가 그만큼 상대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신문은 충청지역민들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제 선거에서 자민련을 더욱 많이 지지했다는 과거의 투표행태를 예로 들며 신당 지지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전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임창호(52)씨는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야 할 말도 하고 이쪽(충청권)을 대변할 수 있게 된 것 아닙니까. 만날 질질 끌려만 다니더니 말예요. 자민련이 그동안 뭘 할 수 있었나요. 그리고 다른 정당들도 표 얻으려 한 거지, 이쪽 이익을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인물난이 최대 걸림돌

하지만 신당이 과연 지역을 대변하는 것을 넘어서 전국 정당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 얼마나 폭발력을 가지며 ‘롱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선은 인물과 조직난 때문이다. 아직 신당 추진세력의 윤곽이 분명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자민련을 통해 정치생활을 하다 접었거나 지난해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자민련 정치지망생 정도가 신당추진세력의 대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새로운 정치세력이 형성되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한 정치인은 이들의 존재를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입니다. 자민련에서 기생하고 살던 사람들이지요. 새로운 정치적 이념을 실험해봤거나 개혁을 외쳐본 이들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전국적으로 지명도 있는 사람도 없어요. 전국정당은커녕 지역정당을 만들어도 지역민들에게 그다지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죠.”

이는 결과적으로 ‘시나리오 2’를 점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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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대전 주재 doyoce@donga.com 지명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대전 주재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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