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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 마니아들의 ‘애마 예찬’

“할리 타고 세상 달리면 눈물이 솟는다”

  • 장세진 자유기고가 sec1984@hanmail.net

할리데이비슨 마니아들의 ‘애마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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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터미네이터2’에서 아놀츠 슈워제네거가 타던 날렵한 할리데이비슨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구실을 했다. ‘터미네이터’에서 할리데이비슨은 도망자와 추격자의 도구였다. 그 라이더는 미래에서 온 사이보그들이다. 여기서 할리데이비슨은 현대문명의 맹렬한 공습을 연상케 하는 상징이었다.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이미지를 간추려보면 후하게 평해도 그리 긍정적인 것이 못 된다. 그런데도 할리데이비슨에 열광하는 마니아는 날로 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갖고 있는 할리데이비슨 이미지는 왜곡된 것일 수도 있겠다. 아니, 어쩌면 그 매력을 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만든 편견인지도 모른다.

앞에서 간추린 이미지에서 먼저 편견의 실체를 알아보자. ‘반항을 숙명처럼 잉태한 젊은이의 것’ ‘현실에서 도피하고픈 일탈과 방황의 상징’ ‘파괴적인 본능을 억누르지 못하는 폭주의 도구’ 정도일 것이다.

젊음, 일탈, 방황, 폭주?

할리데이비슨은 과연 젊은이의 전유물일까. 할리데이비슨을 수입해 판매하는 (주)할리데이비슨코리아의 마케팅팀 김윤영 대리에게 어느 연령대가 주로 할리데이비슨을 구입하는지 물어봤다.



“지난해 할리데이비슨을 구입한 분들의 평균 연령은 42세였어요. 올해는 이보다 연령이 낮아지겠지만 아무리 낮아져도 30대 후반대를 유지할 겁니다. 직업은 의사 변호사 카피라이터 등 전문직이 가장 많고, 사업을 하시는 분도 많아요. 연예인도 더러 있고요.”

할리데이비슨은 출력이 최저 883cc에서 1690cc에 이르는 헤비급 모터사이클이다. 가격은 배기량이 가장 적은 스포스터883 모델이 1100만원으로 가장 싸고, 최고급형인 울트라 클래식 일렉트라 글라이드(1690cc)는 3500만원대에 달한다. 한국 고객들은 대개 과시욕구가 강해 대형을 선호한다. 가격만 보더라도 젊은 사람이 즐기기에는 부담스럽다. 레저 비용으로 3000만원을 선뜻 쓸 수 있는 젊은 층이 얼마나 되겠는가.

두 번째 편견인 일탈과 방황은 고객 평균연령에서 어느 정도 해소됐다. 안정적인 사회적 지위를 확보한 이들이 방황이나 일탈을 꿈꾸며 할리데이비슨을 사지는 않을 테니까. 한때 퇴계로5가를 중심으로 모터사이클 문화가 생기면서,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의 이미지가 곡해됐다. 장발, 찢어진 청바지, 심지어 대마초까지 즐기며 분출하는 젊음을 과시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에게서 그런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광고회사를 경영하는 할리데이비슨 2년차 이근상(44·K·S파트너스 대표)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꿈꾸는 것은 자유이지 일탈이 아닙니다. 그 자유란 일상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끼는 자유이며,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배려가 있는 자유입니다. 한때 잘못된 문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은 경계를 지키는 자유인들입니다.”

굉음을 내며 도시를 질주하는 모터사이클, 차와 차 사이를 곡예주행하는 일단의 무리, 스피드 경쟁을 벌이는 레이스에서 연상되는 것은 폭주족이다. 그렇다 보니 할리데이비슨과 폭주족을 동일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다.

할리데이비슨은 스피드를 즐기기에 적합한 바이크가 아니다. 강렬한 소리와 진동을 느끼는 쪽으로 발달한 바이크다. 최고시속이 200km에도 미치지 못한다. 낮고 푹신한 시트에 퍼져 앉은 채 시속 80km 안팎의 속도로 주행하면서 경치를 감상하는 맛으로 타는 바이크다. 상체를 꼿꼿이 세운 라이딩 포지션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빨리 달리려고 하면 바람의 거센 저항을 받는다. 게다가 차체까지 커 속도에 비례해 바람의 저항은 곱절로 강해진다. 폭주와 할리데이비슨은 이웃한 이미지가 되기 어려워 보인다.

할리를 타는 사람들

할리데이비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라이더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다. 그는 특별 주문한 할리데이비슨을 갖고 있다. 자동차와 바이크 수집광이기도 한 정 부회장은 일반인이 참여하는 동호회 활동을 하진 않지만, 재계 인사들끼리 어울려 할리데이비슨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멤버 가운데는 모 재벌그룹의 회장도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할리데이비슨이라는 자유분방한 이미지와 기업가의 이미지가 상충되고, 안전 문제 때문에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재계 인사가 할리데이비슨을 즐긴다는 것.

연예계에서는 배우 최민수씨가 대표적인 할리족(族)이다. 얼마 전 드라마 소품으로 쓰기 위해 스포츠카를 구입도 한 배우 박상민도 열렬한 할리 애호가로, 2005년 2종 소형면허를 취득한 뒤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다. 그룹 캔의 배기성과 이종원, 그룹 신화의 김동완, 아나운서 윤인구, 스케이트 선수 김동성, 영화배우 이성재도 할리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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