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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한 번 받지 않은 서울대 합격생 수기

“혼자 힘으로 공부하려는 고집, 결코 헛되지 않았어요”

  • 이종준 서울대 인문계열 신입생

과외 한 번 받지 않은 서울대 합격생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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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영역, 분위기를 느껴라

과외 한 번 받지 않은 서울대 합격생 수기

이종준군이 보물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수학 문제풀이 공책. ‘스스로 학습’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겼다.

고3이 된 뒤 모든 생활이 입시 위주로 짜였다. 고2 때는 여러 가지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고3이 되고 나서는 그런 ‘활발한 행동’은 자제했다. 3월 초에 첫 모의고사를 치렀는데 주위에서 “이 시험에서 받은 점수가 수능 점수와 거의 동일할 것”이라고 겁을 줬다. 500점 만점에 392점이 나왔다. 황당했다. 서울대는커녕 서울에 있는 대학 가기도 힘든 점수가 나온 것이다. 그때까지 치러본 시험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외고 입시에서 낙방한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애써 점수를 외면하고 얼른 공부에 집중했다. 시험 문제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자꾸 되새기면서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 마음 상태를 잘 조절하는 것이 수험 생활의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본격적인 수능 대비에 들어가, 언어영역은 EBS에서 나온 교재로 공부했다. 국어선생님께서 “작품을 대할 때는 분석하려 들지 말고 우선 분위기를 느껴라”고 조언해주셔서 그렇게 하려 애썼다. 지문은 한번에 꼼꼼히 읽으려고 노력했다. 언어영역 문제는 워낙 지문과 발문이 길기 때문에 한번 막히면 제대로 풀기가 어렵다. 정확히 시간을 재보진 않았지만, 집중하면 대략 5분 만에 한 지문을 읽고 그에 딸린 문제들을 풀 수 있을 정도로 꾸준히 훈련했다.

수리영역은 ‘수학의 정석’ 공책에 풀기를 계속하고, 4, 5월부터 EBS에서 나오는 모든 교재를 같은 방법으로 공책에 풀기 시작했다. 모르는 문제를 특별히 오답 노트에 작성하지는 않았는데, 어차피 여러 번 풀 문제이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는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넘어갔다. EBS 교재 외에는 메가스터디에서 나온 ‘수리 영역 1000제’를 풀었다. 가을로 접어들었을 때 초조한 마음에 이것저것 문제집을 여러 권 샀지만 거의 풀지 못했다. 난이도가 들쭉날쭉했으며 수능에 맞지 않은 유형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그냥 EBS 교재를 푸는 것이 가장 편했다.

외국어영역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서울대 수시 2학기 모집 특기자 전형에 지원하기 위해 고1 때부터 꾸준히 텝스(TEPS)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여덟 번의 도전 끝에 서울대가 요구하는 850점 이상의 점수를 얻었고, 자연스럽게 수능 외국어영역을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의 실력을 갖췄다. 다만 어휘 실력이 부족했는데, 단어 외우는 데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 단 새로운 텍스트를 접할 때마다 자주 눈에 띄면서도 모르는 단어만큼은 반드시 외우려고 했고, 나머지 모르는 단어들은 문맥에 따라 단순히 긍정적인 의미인지 부정적인 의미인지만을 파악하고 넘어갔다.



이렇게 해서도 독해에 큰 지장이 없었던 이유는 항상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습관에 있었다. 문장을 소리 내어 읽다보면 자연히 어느 부분에서 끊어 읽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고, 문법적으로 올바르게 문장을 끊어 읽다보면 어느새 대강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방법으로 매일 꾸준히 공부했다.

사회탐구, 교과서 읽고 또 읽다

사회탐구영역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언어·수리·외국어는 이미 갖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응용’해서 푸는 문제들이지만, 사회탐구영역의 문제들은 정해진 지식을 최대한 정확하게 ‘이용’해서 푸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전술했듯 국사와 근현대사는 한 번씩 인터넷 강의를 들었고, 경제와 한국지리는 3학년 때 학교에서 배웠기 때문에 따로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수능시험에서 국사와 경제를 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늘 교과서에 충실했다. 과목의 특성상 수많은 요약집, 자습서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그것들은 처음에 공부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실제로 좋은 점수를 받는 데는 오히려 해가 된다고 내 나름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능 제도가 과목을 선택해서 보도록 변경되면서 공부해야 할 범위는 줄어든 반면, 그 깊이는 훨씬 깊어졌다. 따라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나는 한국지리를 가장 좋아했는데 수능시험에 전혀 본 적 없는 그림이 제시되어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그 그림은 교과서에 글로 서술된 내용을 그림으로 바꿔놓은 것에 불과했다. 문제를 찬찬히 읽다보니 그 사실을 알 수 있었고, 아주 쉽게 문제를 풀어냈다.

교과서 내용을 요약하려고 하면 어떤 내용이 중요한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필기를 하기보다는 교과서를 집중해서 여러 번 읽는 방법을 택했다. 국사교과서는 읽기 시작해 10분 안에 잠이 올 정도로 문체가 딱딱하고 내용이 복잡하다. 그럼에도 몇몇 친구는 교과서를 여러 번 읽고,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그 노력은 수능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충분히 보상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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