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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권기홍 총장의 ‘수요자 중심 대학개혁론’

‘왕따’까지 챙기는 ‘담임교수’ 영어는 ‘사교육 토익’으로 대체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단국대 권기홍 총장의 ‘수요자 중심 대학개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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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版 학생부’로 상시 관리
  • 스터디그룹 매칭, 복학생 왕따 방지도 교수 몫
  • 보딩스쿨式 교양교육…악기, 사교 체육 의무
  • ‘최고 신랑감, 최고 며느릿감’ 양성이 목표
  • 학생용 골프연습장·주차장 갖춘 수지캠퍼스
  • “신도시 우수학생 집중유치해 ‘빅5 사립대’로 도약”
단국대 권기홍 총장의 ‘수요자 중심 대학개혁론’
적어도 외환위기 시절인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만 살펴보면 언론보도에 오르내린 단국대의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았다. ‘부도’라는 말이 붙어다니는가 하면 각종 개발관련 송사(訟事)에도 자주 얽혔다. 다른 사립대학들이 시설투자에 한창 나설 때 ‘어차피 매각할 텐데…’ 하며 크게 손을 대지 않은 탓에 서울 한남동 캠퍼스의 외관이 더 낡아 보인 것도 사실. 단국대 관계자들조차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2005년 학교 설립자인 장충식 재단이사장이 2선으로 물러나고 박석무(朴錫武·65) 현 이사장이 전면에 나섰으며, 영남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낸 권기홍(權奇洪·58)씨가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 후 지리멸렬하던 캠퍼스 이전과 한남동 부지 개발 건이 해결됐고, 한때 2000억원에 달하던 학교 빚도 거의 청산단계에 접어들었다.

권기홍 총장은 지난해 학교가 안정되자 2007년 9월 수지(용인)캠퍼스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이에 맞춰 학내 교수들과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1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발전 개혁안’을 만들었다. 지도교수를 마치 고교 담임교사처럼 학생들에게 밀착 마크시키고 이를 교수평가에 반영한다거나, 유명무실하던 유급제도를 부활한 점, 영어과목에 ‘사교육’ 시스템을 도입한 점 등이 얼른 눈에 띄는 제목들이다. 학교측은 첨단시설을 갖춘 새 캠퍼스가 개혁안의 성공적인 실현을 돋보이게 할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생 포트폴리오 증명서’

단국대는 오는 3월 신입생 입학식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지만, 개혁안의 휘발성 때문인지 이미 오래전부터 다른 사립대학들에서도 ‘단국대가 이렇게 변한다더라’는 소문이 돌았다. 안팎에서 “그동안 나온 어떤 사립대 개혁안보다 더 파격적” “어지간한 의지로는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듣고 있다. 개혁안을 진두지휘한 권기홍 총장을 만났다.



▼ 고등학교의 학생부(學生簿) 같은 것을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단국대 졸업생에게는 성적증명서 외에 ‘학생 포트폴리오’라는 이름의 증명서가 하나 더 발급됩니다. 채용을 검토하는 기업에서 이것 한 장만 보면 그 학생의 전반적인 잠재력을 다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되게 하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담당교수가 학생의 특성과 성취도를 적어 평가하게 되죠. 덕분에 학생들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미래를 짜임새 있게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학생의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잘 관리해주는가가 교수평가와 직결되므로 교수들도 이를 연구활동만큼이나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1990년대부터 대학이 ‘연구하는 교수’에 지나치게 방점을 두다보니 부작용이 많았는데, 이제는 ‘학생 잘 관리하는 교수’에게도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입니다.”

동아리 활동 돕는 교수

학교측의 시안(試案)을 보면 교수가 학생들의 스터디그룹을 짜주고 필요하면 ‘과외선생’(각종 시험을 위한 특강 강사)도 초빙해주게끔 돼 있다. 진학이나 취업 목적에 맞게 필요한 공부 계획표를 짜주고 확인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서 요구하는 취미·봉사활동 등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예를 들어 사범대생의 경우 교원임용고시에 필요한 한자능력시험을 2학년 중에 패스하도록, 또 2학년 때부터 역시 임용고시에 필요한 통합논술시험에 대비한 공부를 하게끔 정기적으로 만나 학업상황을 점검하도록 돼 있다. 복학생이나 편입생은 ‘왕따’를 당하지 않도록 심리적인 면에서 수시로 카운슬링하며, 심지어 동아리 가입과 활동에 있어서도 마치 선배처럼 조언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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