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젊음의 탄생</b><br>이어령 지음 생각의나무
그렇기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가난했고 괴로움도 많이 받았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죄가 없는 세대로서 전세계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나는 한국인이오’하더라도 멱살 잡힐 일이 없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여러분만 잘하면 되는 것이다.”
저자의 외침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그 시대를 준비해야 할까. 그 답을 가진 9개의 카드를 알고 싶다면, 그리고 젊음으로 다시 탄생하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 Abstract
▲뜨지 말고 날자
항공 용어로 치자면 뜨는 것은 이륙(take off)의 순간이다. 비행기 바퀴가 땅에서 떨어지고 동체가 하늘로 떠오르는 이 이륙의 5분이야말로 비행 기간 중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간이다. 그만큼 치명적이고도 중요한 때다. 성공적으로 날기 위해서는 제대로 뜨는 것이 먼저다. ‘뜨는 것’의 힘은 밖에서부터 온다. 구름이나 풍선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공기 위에 떠다니다가 사라지고, 물에 뜬 거품과 부평초는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표류하다가 꺼져버린다.
하지만 ‘나는 것’은 다르다. ‘나는 것’은 자신의 힘과 의지에 의해 움직인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향해 돛을 올리고 날개를 편다. 독수리의 날개는 폭풍이 불어도 태양을 향해 꼿꼿이 날아오르고, 잉어의 강한 지느러미는 거센 물살과 폭포수를 거슬러 용문(龍門)에 오른다. 죽은 고기만이 물위에 떠서 아래로 떠내려갈 뿐이다.

▲’나나’에서 ‘도도’로
이 그림은 오리일까, 토끼일까?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사물은 하나 그 이상의 모습일 수 있다. 진정한 지식과 진리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택일 패러다임에서 이것이기도 하고 저것이기도 한 겹눈의 시각이 필요하다.
이렇게 사물을 자르는 칼자루가 내 눈 속과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그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세상을 보는 눈이 확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은 바깥에서 자극이 없어도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inside-out의 존재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실험해보면 된다.
▲연필과 유연한 사고
우리는 연필에서 벌집 모양의 사고를 발견해야 한다. 세모와 네모의 각진 사고는 편견을 부르고, 꽉 찬 원형의 사고는 배척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원과 사각형의 끝없는 갈등과 긴장의 딜레마 사이에서 비로소 인체공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육각형이 탄생한다.
흥미로운 점은 500년 동안의 지적 프로세스에 의해 창조된 연필의 육각형 모델이 자연계에서도 꽤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이다. 육각형의 벌집을 비롯해 거북 등딱지의 무늬, 물의 결정, 눈의 결정, 곤충의 복안(複眼) 등 이루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평면을 꽉 채우는 것, 이른바 평편 충전형은 정삼각형·정방형·정육각형의 세 종류밖에 없다. 그 가운데서도 면적 둘레 길이가 가장 짧은 도형은 육각형이라는 사실, 즉 정육각형은 가장 넓은 공간을 가장 적은 재료로 둘러싸고 있는 가장 효율이 높은 도형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