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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취재

‘안철수 딸 호화유학’ 의혹, 근거 희박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대선 표심 왜곡”

  • 재필|더팩트 기자 jpchoi@tf.co.kr

‘안철수 딸 호화유학’ 의혹, 근거 희박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대선 표심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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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재학생들의 증언

기자는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인 현지 학생들을 인터뷰했다. 이 학생들은 “설희 씨가 2012년 여름 스탠퍼드 대학으로부터 화학과 박사과정 입학 허가를 받았고 이후 5년째 이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해왔다”고 증언했다. 설희 씨와 함께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은 “설희 씨는 박사과정에 입학한 이후 줄곧 기숙사에서 살았다. 미국 서부에 있는 대학의 박사과정에 재학하면서 동부에 있는 도시(필라델피아)에 산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기자는 스탠퍼드 대학 내에서 설희 씨가 거주했다는 건물도 확인했다. ‘에스컨디도 빌리지 스튜디오(Escondido Village Studios)’라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였다. 스튜디오는 한국의 원룸 형태다. 이러한 현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설희 씨는 의혹과 달리 2012년 8월부턴 기숙사에서 살았던 것으로 보였다.

스탠퍼드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설희 씨의 스튜디오는 침실 겸 거실이 함께 있고, 부엌과 욕실이 있는 구조다. 월세는 1500달러(약 170만 원) 정도다. 설희 씨의 경우 1년에 1만8000달러(약 2040만 원)가량을 집값으로 지불하는 셈이다. 용돈과 식대 등의 생활비를 보태면 1년에 3만 달러는 지출될 듯했다. 결국 설희 씨의 연봉이 4만 달러가량이니, 아껴 쓰면 얼마간 저금을 할 수도 있을 듯했다. 안철수 후보 측이 밝힌 설희 씨의 재산 형성 과정은 설득력이 있었다.

의혹을 제기한 측은 미국 통계청의 데이터베이스에 설희 씨의 필라델피아 D아파트 주소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설희 씨가 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는 무리한 추정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임시 거주자라도 통계청 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또한,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통계청은 10년 단위로 인구조사를 진행하고, 5년 단위로 지역사회조사를 진행한다. 이 조사 대상 주소지는 무작위로 선정되며, 거주자는 법에 의해 설문 조사에 응해야 한다.



설희 씨는 D아파트에 살고 있었을 때 미국 통계청 조사에 참여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후 설희 씨가 이사를 떠나 D아파트에 다른 사람이 거주하게 됐다 해도, 이 거주자가 통계청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한동안 미국 통계청 데이터베이스에는 설희 씨가 D아파트 거주자로 돼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 통계청 데이터베이스만을 근거로 설희 씨가 D아파트에 거주해왔다고 추정하는 것은 객관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의혹을 제기한 측은 안설희 씨가 부동산을 통해 소득을 올렸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설희 씨는 지난 18대 대선 한 달 전인 2012년 11월 뉴욕 시의 86만7898달러(한화 약 9억8000만 원)짜리 P콘도미니엄에 거주하면서 12만2353달러(한화 약 1억4000만 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 측은 “뉴욕시에 위치한 P콘도미니엄은 전혀 알지 못한다. 안설희 씨는 뉴욕에 있는 콘도를 소유하거나 월세로 거주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기자가 뉴욕 현지 부동산업계를 취재한 결과, P콘도의 소유주는 법인이었다. 부동산업자인 제프 그레이 씨는 “해당 콘도의 디드(Deed·한국의 등기부등본)를 확인해보니 P콘도의 소유주는 부동산 회사다. 이들은 주로 해당 콘도로 임대사업을 한다”고 말했다.

이 기록대로라면 안설희 씨는 P콘도를 소유하지 않았고 더욱이 P콘도의 매매나 임대를 통해 소득을 올렸다는 근거가 없다.



“후보 가족 의혹만으로도…”

또한, 의혹을 제기한 측은 안설희 씨가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취업비자 소지자 등에게 주어지는 미국의 사회보장번호를 취득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안씨에게 이중국적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비쳤다. 

취재 결과, 안설희 씨가 미국의 사회보장번호를 갖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 그러나 미국의 관련 제도를 확인한 결과, 미국 정부는 미국시민권자나 미국영주권자가 아닌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사회보장번호를 부여한다. 따라서 사회보장번호가 있다고 해서 이중국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 유학생은 기자에게 “유학비자를 갖고 있으면 사회보장번호를 받을 수 있다. 안설희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했으니 사회보장번호를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안설희 호화 유학’ 의혹에 대해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대선 표심을 왜곡한 대표적 사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안철수 후보 가족의 일탈행위 의혹만으로도 안 후보 본인의 좋은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공격받는 후보가 대응을 안 하면 의혹이 사실로 비치고 대응을 해도 진흙탕 공방에 빠진다. 의혹을 제기한 측은 이런 효과를 의도했을 수 있다. 무책임한 의혹 제기는 근절돼야 한다”고 했다. 




신동아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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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필|더팩트 기자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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