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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마사지? 잘못하면 ‘불난 데 부채질’

  • 글: 양지웅 인천 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

    입력2005-03-24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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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마사지? 잘못하면 ‘불난 데 부채질’
    봄날, 점심을 먹고 나면 몸이 나른해진다. 이럴 때는 시원한 마사지 생각이 간절하다. 마사지로 몸을 풀면 소화도 잘될 것 같다. 그러나 실은 정반대다. 식사 후엔 소화기관이 부지런히 움직이므로 많은 혈액이 필요하다. 그런데 마사지를 받으면 근육 속 혈류량이 늘어나 소화기관에 충분한 혈액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배가 아프거나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 보통 식후 1시간에서 1시간 반 동안은 마사지를 받지 않는 게 좋다.

    이처럼 마사지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할 필요가 있다. 마사지는 가족이나 연인끼리 애정의 표시로 주고받기도 하는 친근한 행동이지만, 잘못하면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다.

    우선 감기, 몸살 등으로 열이 있을 때는 마사지를 받지 않아야 한다. 마사지가 혈액순환을 촉진해 열이 더 심하게 날 수 있기 때문. 흔히 근육통이 심할 때 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또한 잘못된 상식이다. 근육통이 심한 부위엔 손이 닿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더 아프기만 하고 근육이 긴장돼 마사지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때는 미지근한 물로 근육을 따뜻하게 한 후 아프지 않은 한도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게 낫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부상을 당해 정신을 잃으면 온몸을 주물러주는 장면을 흔히 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부상을 당한 직후라면 겉으론 잘 나타나지 않지만 속으론 이미 근육이나 인대를 다쳤을 확률이 높다. 이때 상처 부위를 마사지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다친 곳을 꽉꽉 주무르면 내부 출혈이 심해져 상처가 더 커지기 쉽다. 부상을 당했을 때는 급성 증상이 가라앉은 뒤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마사지를 해야 한다.

    전염성 질환이나 피부병 여부도 살펴야 한다. 마사지를 하거나 받으려는 사람이 이런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마사지를 삼가야 한다. 마사지를 통해 질환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 마사지법의 첫째 조건은 근육이 뭉친 정도부터 파악하는 것이다. 산행을 한 후 결리고 뻐근한 정도라면 사우나나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가 근육을 풀어준 뒤 한 시간쯤 후 마사지를 해준다. 피부가 상하지 않게 마사지 크림을 바르면 더 좋다.

    날이 따뜻해졌다고 갑작스럽게 아침운동을 하다가 근육이 심하게 뭉쳤다면 얼음주머니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흔히 ‘쥐가 난다’고 하는 경우인데, 이때는 상처 부위를 자극하지 말고 수건을 두른 위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붕대로 감는다. 72시간 정도 이렇게 시원한 상태를 유지한 다음 마사지를 해야 효과적이다. 이때도 크림을 바른 후 주변부터 부드럽게 문지르며 천천히 아픈 부분으로 손을 옮긴다. 마사지 도중 통증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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