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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선의 ‘우리 집 푸드 닥터’

갯벌음식, 해조류, 콩으로 도와줘야

腸 점막, 미생물은 면역력 원천

  • 한형선|약사 hanyaksa@naver.com

갯벌음식, 해조류, 콩으로 도와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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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들어오고 나가는 곳이며, 안과 밖을 구분 짓는 통로의 핵심이다. 무엇이 들어오고 무엇이 나가느냐에 따라 안과 밖의 환경이나 내용이 결정된다. 그래서 문은 잘 관리되고 지켜져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인체도 마찬가지다. 피부나 호흡기, 소화기 등을 통해 우리 몸은 외부 물질들과 끊임없이 접촉한다. 문을 적절하게 열고 닫아야 외부로부터 영양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런 여닫는 작업은 우리 몸 안의 세포 단위에서도 벌어진다. 우리 몸은 수많은 문이 열리고 닫히면서, 외부와 소통하고 유기적인 생명체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음식물이 들어오는 통로

입에서 항문까지 하나로 길게 이어진 관과 같은 소화기관은 외부 음식물을 통해 우리 몸의 에너지가 되는 영양을 들여오는 중요한 통로다. 그 관의 내부에는 뮤신이라는 끈적끈적한 점액으로 덮여 있는 점막이 있는데, 이 점막에서 많은 병사(면역 세포)들이 활동하며 외부와의 출입을 엄격히 관리한다.

이 중에서도 소장은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로부터 필요한 영양분을 우리 몸 내부로 흡수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다. 그래서 병사들(면역세포)이 가장 많이 지키고 있으며, 점막 또한 가장 발달한 곳이 이 ‘장의 관문’인 것이다.



이처럼 막중한 기능을 수행하는 점막이 망가져 구멍이 뚫린다면 어떻게 될까. 항생제 등 화학약물과 방부제 등 첨가물이 들어 있는 음식, 술, 커피, 유해균이 내뿜는 독소, 스트레스 등이 우리 장 점막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우리가 자주 먹는 빵이나 국수 등에 있는 글루텐 단백질의 일종인 글리아딘(gliadin)은 소장 내벽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점막이 상처를 받고 훼손된다면 더부룩함을 느끼고, 가스가 찬다. 복통뿐 아니라 피로감, 구강궤양, 두통, 관절 류머티즘, 신경염, 암 등 다양한 증상과 난치성질환으로 나타난다. 장 점막 손상으로 심한 아토피, 알레르기 증상뿐 아니라 류머티즘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관문을 지키는 면역세포를 도와주는 음식은 뭘까. 우선 바지락, 홍합, 낙지 등 갯벌음식과 해조류를 비롯해 콩류, 렌틸, 감자, 녹두, 메밀, 수수 등은 장 점막을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 쉽게 장 점막을 회복시키는 방법으로는 콩을 다시마 우린 물로 끓여 믹서로 갈고 체에 걸러서 만든 콩물(두유)에 생감자 1개를 강판에 갈아 보자기로 짜서 만든 생감자즙을 섞어서 만든 생감자콩물을 아침에 한 잔씩 꾸준히 먹는 것이다(콩을 끓일 때 기호에 따라 사과 또는 바나나를 조금씩 넣고 끓이면 맛과 효과가 더 좋다).

또한 장 점막 위에는 우리 인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원 중 하나인 미생물 균총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미생물들은 장 관문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사령부 격인 장 점막에 있는 신경·면역 세포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유익한 미생물들은 장 점막을 파괴하는 유해균을 억제하면서 인체가 필요로 하는 각종 물질을 생산하고 영양 물질 흡수를 돕는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장 내 미생물 균총이 균형을 잃거나 파괴되면 대장질환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암, 치매, 자가면역 질환 등을 일으킨다. 심지어는 비만도 이러한 미생물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여기서는 일단 장 점막에서 활동하는 여러 면역 세포와 미생물들이 우리 건강의 최전선에서 서로 대화하고 힘을 합하면서 관문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장은 출입국 심사관

음식물이 우리 몸에 영양분으로 사용되려면 몸이 원하는 형태로 잘 쪼개져야 한다. 즉 흡수하기 좋은 형태로 적당히 숙성되고 분해돼야 우리 몸에 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지방은 지방산으로,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돼야 우리 몸에 들어갈(흡수될) 자격을 얻는 것이다.

‘자격을 얻는다’는 것은 ‘숙성 발효시키다’와 같은 의미다. 만약 장에 들어온 음식이 숙성 발효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분해되지 않으면, 흡수되지 못한 찌꺼기가 장 안에서 부패해 몸에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자격이 없는데도 잘못 들어와 몸에 혼란을 일으키고 각종 면역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장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도록 점막이라는 방어벽이 구축돼 있다. 비유하자면, 우리 몸의 인천국제공항과 같다. 공항에서 여권이 없으면 출입이 제한되듯, 장에서도 음식물이 우리 몸으로 들어갈 일정한 자격을 갖추지 않으면 출입을 막는다. 마치 들여올 것과 내보낼 것을 구분하는 출입국 심사관과 같은 역할이 장 점막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장 점막이라는 방어벽에는 면역세포가 주둔한다. 대식세포, 림프구, 백혈구 등 우리 몸 면역세포의 80%가 바로 이 장 점막에 위치해 있는데, 마치 국가의 안보를 위해 싸우는 군인들과 비슷하다.

장 점막을 통해 적절하게 분해되지 않은 성분이 몸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 우리의 똑똑한 장은 이 물질을 적으로 간주하고 면역세포를 출동시켜 싸우도록 한다. 이러한 몸 안의 전쟁을 ‘면역반응’이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정상적인 면역반응은 아무런 문제없이 지나간다.

그러나 자격 없는 음식물이 자주 들어오거나 한꺼번에 몰려오면 통관 절차에 부하가 걸린다.  시도 때도 없이 자주 먹거나, 찬 음료를 많이 마시면 장 속으로 들어온 음식물은 제대로 숙성되고 발효될 수 없다. 이 경우 장 기능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결국 흡수되지 못한 영양분이 몸 안에서 부패하거나 면역반응과 관련한 엄청난 전쟁이 벌어진다.





몸 안에 독성 물질을 제거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 Th1세포의 활동도 많아진다. 그런데 이 세포 활동이 과하게 되면 혼란이 생긴다. 피아(彼我) 구분을 못하고 내 몸을 적이라고 착각해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자가면역 질환이 발생하는 원리다. Th2 세포 활동이 과다 증가할 경우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과민해진 장이 아무나 붙잡고 싸우려 하는 건데, 아토피나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나타난다.  




꽃가루가 인체에 들어왔다고 해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반면, 재채기를 하거나 콧물이 나는 등 과민 반응하는 사람이 있는 건 면역력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강하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의미인데, 장에서 면역세포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가능하다.  



또 다른 병사, 미생물

면역세포의 과잉 활동으로 질병이 생기는 이유는 소화가 잘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항원)가 몸 안에 들어오면서 면역반응이 일어나 생기기도 하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는 장내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미생물이 부족할 때에도 발생한다. 장 점막에서 끊임없이 여권(자격)을 만들어주는 일은 미생물이 한다. 미생물이 장에 들어온 음식물을 흡수되기 쉽게 숙성 발효시킨다. 내 안에서 나를 지키는 또 다른 나인 셈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어려서(특히 3개월 미만 어린이) 항생제에 노출될 경우 장내 미생물 균총이 무너져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옛날에는 작은 미생물의 세계를 볼 수 없었지만, 과학의 발달로 지금은 미생물의 효용성이 각광받고 있다.




치/유/레/시/피

장을 따뜻하게 하고 점막을 튼튼하게 만드는 당근&콩 수프
재료: 당근 600g, 양파 1개, 양배추 200g, 강황가루 5g, 강낭콩 150g, 다시마 육수 1L

만드는 방법
1. 모든 재료를 냄비에 넣은 다음 다시마 육수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여 당근과 콩이 완전히 부드러워질 때까지 약 20~30분 끓인다.
2. 끓인 수프를 믹서에 넣고 간다.
3. 먹을 때 약간의 소금, 올리브유, 후추, 잣 등을 첨가한다.

⁎ 콩은 모든 콩이 다 가능함(흰콩, 검정콩, 완두콩, 녹두 등)
⁎ 다시마 육수를 만들 때 기호에 따라 바지락, 생강, 대파 등을 넣어서 끓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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