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호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마케팅의 모든 것

  •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입력2008-12-08 14: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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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팅은 생산한 것을 처분하는 교묘한 방안들을 찾아내는 기법이 아니다. 마케팅은 고객의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이다. 마케팅은 고객들이 더 나아지게끔 돕는 방법이다. 따라서 마케터의 모토는 품질과 서비스, 그리고 가치이다. 한마디로 마케팅은 장기적인 투자 노력이지, 단기적인 판매 노력이 아니다. 마케팅이 잘 이뤄지려면 기업이 어떤 제품을 생산하거나 시장에 내놓기 전부터 마케팅 활동이 전개되어야 하고, 또 판매가 끝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마케팅의 모든 것

    <b>마케팅 A to Z </b><br>필립 코틀러 지음 홍수원 옮김 세종연구원<br>원제 : Marketing Insights from A to Z

    아직도 많은 사람이 마케팅(marketing)과 세일즈(sales·영업)를 혼동한다. 거창한 경영 서적까지 들먹일 필요도 없이 간단하게 영어 단어만 잘 해석해도 이러한 혼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켓은 이른바 시장이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시장 만들기’ 혹은 ‘시장 형성’으로 보면 된다. 당연히 세일즈, 즉 판매는 마케팅의 한 구성요소일 뿐이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마케팅 대가인 필립 코틀러는 이를 더 자세히 정의 내린다.

    “마케팅이란 충족되지 못한 욕구와 필요를 가려내 확실하게 드러내고 그런 욕구의 크기와 잠재적 수익성을 평가한 다음, 조직이 가장 적절하게 부응할 수 있는 목표시장이 어떤 곳인지를 정하고 이렇게 선정된 시장에 내놓을 적절한 제품과 서비스, 프로그램을 결정한 뒤, 조직 내 모든 구성원이 고객을 생각하고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게 하는 비즈니스 기능을 말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아이디어부터 판매까지 모든 요소 곳곳에 일관된 마케팅 관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항상 ‘어떻게?’다.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그 변화에 마케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오직 변화만이 예상 가능한 시장에서 그 변화를 예측하고 살아남을 뿐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 마케터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이런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마케팅 A to Z’는 위 두 가지 질문에 대한 필립 코틀러의 답변이다. 이 책은 40년간 마케팅 분야를 탐구하면서 쌓아온 코틀러의 지식 중 핵심적인 마케팅 개념과 아이디어 80가지를 간추려 알파벳순으로 조명하고 있다. 알파벳 A인 ‘광고(Advertising)’에서 마지막 Z인 ‘열정(Zest)’에 이르기까지 오늘날과 장래에 가장 중요시될 마케팅 개념을 선정해 하나하나 설명함으로써 마케팅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 그러면 코틀러가 말하는 핵심 개념의 일부를 살펴보자.



    ▼ Abstract

    마케팅의 한 요소로 광고가 있다. 마케터들은 모두 최상의 광고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최상의 광고란 무엇인가. 그것은 창의적일 뿐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구매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광고를 말한다. 사실 창의적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의 기교적 형태에 머물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광고의 목적은 제품에 관한 정보나 사실을 널리 알리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해결 방안이나 꿈을 파는 데 있다. 즉 고객의 열망이나 포부를 겨냥해야 한다. 페라리, 티파니, 구찌, 페라가모가 노리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현대 비즈니스 세계에서 광고와 더불어 중요한 것으로 브랜드가 있다. 훌륭한 브랜드의 평가 척도는 그 브랜드가 어느 정도의 고객 충성도를 창출해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가령 할리 데이비슨은 이 브랜드의 모터사이클 소유자들이 다른 브랜드를 쳐다보지도 않기 때문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광고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광고는 브랜드에 대해 주목하게 만들 수 있을 뿐이다. 브랜드는 광고 활동과 PR, 후원 활동, 이벤트, 사회적인 운동 전개나 참여, 광고모델 등을 포함한 다양한 도구와 수단이 조화를 이루며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탁월한 브랜드들은 앞으로 인류와 지구촌의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드러낼 것이다.

    마케팅에서 가장 원초적인 개념은 고객의 욕구다. 마케팅 활동이 처음부터 외워댄 주문은 “고객의 욕구를 찾아내 이를 충족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이 모르거나 부응하지 않은 고객의 요구나 욕구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물론 대응 방안은 남아 있다. 즉 새로운 욕구를 창출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VTR이나 비디오카메라, 팩스 따위를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런 제품이 나온 뒤에야 알게 되었다. 욕구는 이미 표출된 것과 잠재된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가려내 파악해야 한다. 기민한 마케터는 이미 표출되어 있는 오늘의 욕구에만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드러날 욕구를 예상하면서 그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보일 것이다. 시장에 먼저 뛰어든 기업이 계속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기업이 제품에 처음 구현시킨 특성이 (고객들의) 욕구를 규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중에 시장에 뛰어든 경쟁업체들은 최소한 같은 속성을 지닌 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수 없다.

    경영자나 마케터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마케팅 요소가 한 가지 있다. 바로 ‘사원’이다. 로젠블루스 여행사의 오너인 할 로젠블루스는 ‘고객은 두 번째다’라는 책을 펴내 마케팅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첫 번째 자리에는 누가 있단 말인가? ‘사원’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서비스 업종은 곧 사람과 접촉하는 비즈니스다. 가령 호텔 프런트 직원이 화난 얼굴로 있거나 웨이터가 따분한 표정을 짓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또 회계담당 직원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고객은 발길을 돌린다. 사원들에게 넉넉한 급료를 지급하지 않는 기업은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내지 못한다. 적은 임금으로는 하찮은 인력밖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기부여가 잘 된 유능한 인력을 채용해 장기간 근무하도록 만드는 것이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관건이다.

    마케팅을 생각할 때 ‘계획’도 큰 몫을 차지한다. 사실 마케팅 계획은 ‘전투계획’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따라서 더 낫고 새로운 것을 더 빠르고 값싸게 내놓을 수 없다면 시장에 뛰어들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마케팅 계획은 여섯 단계, 즉 상황 분석, 목표 설정, 전략, 전술, 예산, 관리 등으로 이뤄져 있다. 기업은 이 과정을 손쉽게 진행하려면 계획의 표준화 포맷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사업부나 제품 그룹과 같은 기업 내의 모든 조직이 이런 표준 계획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표준 계획안을 마련해놓으면 여러 조직이 수립한 계획을 이런 안과 비교, 점검할 수 있고 또 기획 및 전략 부문에서 평가하기도 쉬울 것이다.

    한편 마케팅에서 ‘제품’의 의미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기업은 제품으로 자신을 나타낸다. ‘자동차 메이커’라든지, ‘청량음료 생산업체’라는 식이다. 하지만 단순히 제품을 팔아서는 안 된다. 체험을 판매해야 한다.

    물론 항상 최상의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유저는 애플의 매킨토시 소프트웨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고 있다.

    마케팅 관점에서 앞서 말한 판매는 어떠해야 할까. 사람들은 저마다 무엇인가를 판매하고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 장소, 아이디어, 정보, 아니면 자기 자신을 팔고 있는 것이다. 뛰어난 세일즈맨은 자신이 두 개의 귀와 한 개의 입을 갖고 태어났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

    이들은 무슨 말을 하는 것보다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데 두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세일즈맨이 고객에게 강매하려고 한다면 그 노력은 반드시 실패를 불러오고 만다.

    성공적인 세일즈맨을 만드는 요건은 무엇인가. 세일즈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판매 대상이 바로 자신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세일즈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키워나간다’라는 점을 모토로 삼아야 한다. 이제는 세일즈맨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즉 고객이 더 많이 벌거나 더 절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의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 About the author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의 대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1962년부터 현재까지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케팅 관련 저서를 여러 권 펴낸 그는, 여러 비영리단체와 IBM, 제너럴 일렉트릭, 뱅크오브아메리카, AT&T 등 세계적인 기업의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 Impact of the book

    위에 소개한 마케팅의 각 요소는 이 책에서 말하는 80가지 중 일부일 뿐이다. 실제 이 책은 B2B 마케팅, 변화와 개혁, 커뮤니케이션과 프로모션 등 마케팅 전반의 가장 적합한 원리와 실행 방식을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마케팅에 관한 포괄적인 이해를 구하는 경영 관리자들에게 완벽한 입문서 구실을 하고 있다. 아울러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사고로 무장해야 할 노련한 마케터들에게도 자신의 능력을 재충전할 수 있는 최첨단 자원 역할을 하고 있다.

    ▼ Impression of the book

    이 책은 1996년에 출간됐고 2003년 한국에 번역서로 소개됐다. 2009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비교적 고전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마케터들의 필독서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이는 필립 코틀러가 바라보는 마케팅의 개념이 근원적인 부분을 짚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은 출간된 후 비즈니스 세계에서 극찬을 받았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경영대학원 마케팅 담당 교수인 조지 데이는 이 책을 두고 “마케팅의 기본 개념을 잊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를 바로잡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마케팅 마인드를 갖추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값진 로드맵 구실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약간의 튜닝은 필요하다. 이러한 튜닝은 이 책이 출간된 1996년의 세계와 2009년을 앞둔 세계가 다르다는 전제하에 필립 코틀러의 다른 최신 저술서를 통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Tips for further study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마케팅의 모든 것
    필립 코틀러의 다른 저서를 추천한다.

    ▲‘필립 코틀러의 CSR 마케팅’(남문희 옮김, 리더스북)

    ▲‘필립 코틀러 마케팅을 말하다’(정준희 옮김, 비즈니스북스·사진)

    ▲‘마케팅의 10가지 치명적 실수’(홍성태 외 옮김, 세종서적)

    ▲‘필립 코틀러의 리싱킹 마케팅 : 지속 가능한 기업 경영 : 아시아의 변화’(강경인 옮김, 케이앤피북스)

    ▲‘필립 코틀러의 퍼블릭 마케팅’(이진원 옮김, 위즈덤하우스)

    ▲‘B2B 브랜드 마케팅’(김민주 옮김, 비즈니스맵)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리더십’(김정구 옮김, 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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