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호

[긴급 분석] 尹 탄핵 정국, 박근혜 때와 다를까

2016년 탄핵 비교…윤 지지율은 ‘하락’, 국힘 지지율은 ‘선방’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입력2024-12-0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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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탄핵 직전 박근혜 지지율 17%→ 5%

    • 새누리당은 26%→ 13%로 급락

    • 尹 ‘긍정’ 지지율 ‘비상계엄’ 이후 19%→ 13%

    • 국민의힘은 32%→ 27% 하락…‘보수결집’ 여전

    • 대통령 10%대, 여당 20%대 지지율 ‘탄핵 마지노선’

    • ‘탄핵소추안 가결’ vs ‘질서 있는 퇴진’ 결정

    • 여권, 얼마나 국민 설득하느냐에 따라 운명 갈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은 만우절 가짜뉴스처럼 들렸다. 국회는 155분 만에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3시간 반쯤 후 비상계엄은 해제됐다. 4일 아침 대한민국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그러나 모든 일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 윤 대통령은 계엄선포를 통해 탄핵의 문을 열었다. 7일 밤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부결됐지만 야당은 가결될 때까지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여당은 ‘윤 대통령 질서 있는 퇴진’으로 방향을 잡았다. 윤 대통령 탄핵정국이 2016년 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정당 지지도를 통해 살펴봤다(여론조사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0월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에 대한 연설문 유출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사과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0월 2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에 대한 연설문 유출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사과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尹 국정 지지율, 12월 3일 ‘비상계엄’ 기점 6%p 하락

    한국갤럽의 12월 첫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긍정 16%, 부정 75%였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후 반영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긍정 13%, 부정 80%로 더 나빠졌다.

    이번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조사 결과는 비상계엄 사태 전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매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3일간 실시하고 금요일 발표한다.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3일(화)은 긍정 19%, 부정 68%였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엔 이틀(4~5일, 수·목) 기준으로 보면 긍정 13%(6%↓), 부정 80%(12%↑)로 급변했다.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초기인 2016년 10월 넷째 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전후 양상과 비슷했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총선 이후 20% 중후반을 오르내리다가 지난 9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의혹이 불거지면서 20% 안팎까지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 공천개입 육성’ 녹취록을 공개한 11월 첫 주에는 사상 최저인 17%를 나타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1월 7일 대국민 사과와 기자회견을 통해 김건희 여사 해외순방 불참, 인적 쇄신책 등을 발표한 뒤에는 20%를 잠시 회복했지만 이번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05호(2024년 12월 1주).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05호(2024년 12월 1주).

    朴 국정 지지율 17%→ 5%, ‘최순실 태블릿PC’ 계기 급락

    집권 4년차이던 2016년 박근혜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10월 중순까지도 30% 안팎을 유지했다. 그해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 대통령 연설문 사전 열람’ 의혹을 보도하면서 최순실 태블릿PC를 공개한 뒤 박 대통령 지지율은 급락했다. 박 대통령은 임기 내 개헌 추진 표명(24일), 대국민 사과(25일), 수석비서관 일괄 사표 지시(28일) 등 수습에 나섰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239호(2016년 12월 2주).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239호(2016년 12월 2주).

    박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10월 넷째 주 25%→ 17%로 급락했다.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와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이 여론조사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11월 첫 주에는 17%→ 5%로 더욱 추락했다. 이때 부정 평가는 89%에 달했다. 더 이상 수습 방안은 통하지 않았고 탄핵정국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12월 3일 발의된 ‘박근혜 탄핵소추안’은 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다음 날인 9일 찬성 234, 반대 56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지지율 27%…‘추가 하락’이냐 ‘유지냐’ 갈림길

    2024년 12월 첫 주 국민의힘 지지율은 27%였다. 민주당은 37%,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2%, 이외 정당/단체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6%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1월 넷째 주 32%에서 5%p 급락했다. 비상계엄 선포 영향이 일부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은 10월 넷째 주 33%에서 4%p 상승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로 벌어졌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는 다르게 20%대 후반을 지키며 ‘선방’하고 있다.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05호(2024년 12월 1주).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05호(2024년 12월 1주).

    국민의힘 보수 결집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의 62%가 국민의힘, 진보층에서는 61%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도 국민의힘 19%, 민주당 38%,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 34%로 나타나 기존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여권이 추진하는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방침이 국민을 얼마나 설득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추가 하락과 유지의 갈림길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새누리당 지지율
    26%(태블릿PC 보도) → 13%(탄핵안 의결)

    반면 2016년 12월 둘째 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은 13%였다. ‘박근혜 탄핵소추안’ 의결(9일) 전후 지지율이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창당(2012년 2월)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물론 2016년 12월 27일 새누리당의 ‘비박계’ 의원 29명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하기 직전이어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분산된 측면도 있다.

    앞서 1997년 창당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지지율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직후인 1998년 3월 15%를 기록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2000년대 초반 지지율 30% 내외를 유지하다가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무렵 18%까지 하락했다.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239호(2016년 12월 2주).

    ※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239호(2016년 12월 2주).

    새누리당은 2016년 4월 총선에서 압도적 1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원내 2당에 머물렀다. 당시 범진보를 표방했던 국민의당 의석(38석)까지 고려하면 참패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지지율은 그해 10월 초까지 30%대를 지켰다.

    전술한 것처럼 새누리당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간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확산하던 10월 셋째 주부터. 태블릿PC 보도와 박 대통령 대국민 사과가 조사에 반영된 11월 첫 주엔 18%까지 떨어졌다.

    결국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박 대통령 지지율 붕괴(17%→ 5%)와 새누리당 지지율 급락(26%→ 13%)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즉 대통령 지지율 10%, 여당 지지율 20%라는 마지노선이 무너지면서 탄핵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지금 탄핵 정국도 윤 대통령 및 국민의힘 지지율에 해답이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10%를 방어할 수 있을지,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를 지킬 수 있을지에 따라 ‘탄핵소추안 가결’이냐 ‘질서 있는 퇴진’이냐는 수습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17.3%를 기록했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주일 전 25%에서 7.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부정 평가는 79.2%로 전주 조사보다 8.2%포인트 높아졌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26.2%, 더불어민주당 47.6%였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21.4%포인트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아직까지는 대통령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유지 중이고,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2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시점과 같이 대통령 지지율은 한 자릿수, 정당 지지율은 10%대로 하락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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