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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 채굴권 줄게 김정은 전용기 다오”

북한 공군 1호기의 비밀

“금광 채굴권 줄게 김정은 전용기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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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전용기를 이용하는 김정은의 대외 활동에 관심이 쏠린다. 그런데 김정은의 전용기에 대한 보도는 과장과 추측 일색이다. 김정은은 러시아의 전승기념일 행사에 불참함으로써 북한의 ‘에어포스 원’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를 포기했다.
  • 북한의 ‛공군 1호기’ 성능은 과연 어떨까.
“금광 채굴권 줄게 김정은 전용기 다오”

2014년 5월 10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은과 이설주가 김정은 전용기인 IL-62M에서 내리는 사진을 실었다. 고려항공 비행기는 동체에 길게 붉은 띠가 있으나 전용기에는 띠가 없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란 글자가 씌어져 있다.(위) 2015년 3월 9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오중흡 7연대’ 칭호를 받은 황해도의 항공 및 반(反)항공군 제1016군 부대를 시찰했다며, 김정은이 IL-62M 전용기에서 내려 인사받는 이 사진을 게재했다.(아래)

지난해 북한 노동당 제1비서 김정은의 전용기가 화제에 올랐다. 북한 최고 통치자가 비행기로 외국을 여행한 것은, 1965년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인도네시아 방문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김정일은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로 외국을 방문한 사례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소리다. 김정일이 비행기를 타지 않은 것은 항공기 테러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푸틴 대통령 집권 1기 시절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푸틴의 전용기 사용 제의를 거절하고 왕복 2만여km를 24일간 전용열차로 다녀왔다. 김정은은 이 전통을 깨버렸다. 김정은은 비행기를 자주 탄다.

자연히 김정은 전용기에 대한 보도가 쏟아졌는데, 은 김정은 전용기에 대한 우리 언론의 보도를 정리한 것이다.

김정은은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공개적으로 비행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에는 직접 AN-148기를 조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은 세스나급 경비행기부터 AN-148, IL-62M 등 북한이 보유한 다양한 기종을 이용한다.

유럽과 중국에서 취항 금지



김정은이 비행기를 이용했다는 기사를 보면 우리 언론은 김정일 전용기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북한이 폐쇄적인 사회인 탓도 있겠지만, 언론이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러시아가 생산하는 비행기 기종을 소개하는 ‘Russianplanes.net’과 해외의 항공 전문 사이트에 실린 사진자료들을 검토해 김정은 전용기의 진실을 추적했다.

북한 고려항공 보유 기종부터 살펴보자. ‘Russianplanes.net’에 의하면 고려항공은 24대의 항공기를 갖고 있는데, 그중 18대가 운항 가능하다. 2000년대 중반까지 고려항공의 주력기종은 투볼레프의 TU-154, TU-134와 일류신의 IL-62M 정도였다. 이들은 1980년대에 생산된 노후기종으로 고장이 잦아 고려항공은 새로운 기종 도입에 나섰다.

고려항공의 ‘현대화 1호기’는 TU-204(기체번호 P-632)이다. 이 기체는 고려항공이 1986년 이후 21년 만에 도입(2007년)한 것이다. 일부 사이트는 이 기체가 2007년 제작된 것으로 소개했지만, 생산일련번호를 보면 이 기체는 기종이 개발된 초기인 1993년에 제작된 것이 분명하다.

본래는 러시아의 한 항공사가 주문했다가, 소련 해체 후 경제난으로 인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인 투볼레프가 장기 보관하다 고려항공에 넘긴 것 같다. 투볼레프는 이 기체를 리모델링해 고려항공에 판매했다.

2010년 고려항공은 두 번째로 TU-204(P-633)를 도입했다. 먼저 도입한 기체는 TU-204-300B형인데, 이 기종의 동체를 6m 연장해 더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게 설계된 TU-204-100형이었다. TU-204 시리즈는 TU-154기를 대체해, 중거리 노선인 베이징과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고려항공이 보유한 여타 여객기들은 너무 노후해 유럽 영공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유럽이 진입 금지 항공기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TU-204 기종은 해당되지 않는다.

고려항공의 ‘현대화 3호기’는 2013년 도입한 안토노프의 AN-148기(P-671)다. 이 기종은 70인승 규모의 소형으로, 날개가 동체 위에 달린(고상익기) 것이 특징이다. AN-148은 항속거리가 짧아 평양에서 홍콩·하노이 정도까지만 비행할 수 있다.

고려항공은 올 초 AN-148 2호기를 도입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모스크바까지 가려야 갈 수 없는’ 이 비행기를,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에 대비해 북한이 도입한 새 전용기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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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 월간항공 자문위원·여행칼럼니스트 drkimdj@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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