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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통일부·국정원, 정상회담 막전막후

통일부 출신 靑 비서관 ‘원톱’ 부각… 각 부처 ‘정치 촉수’ 풀가동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청와대·통일부·국정원, 정상회담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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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되지 않은 방북단 멤버

청와대·통일부·국정원, 정상회담 막전막후

정상회담 의제정리 취합작업을 맡고 있는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

일각에는 정부가 발표시점까지 이를 4자 정상회담으로 만들기 위해 애쓴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상회담 개최일정을 특종 보도한 ‘중앙일보’가 이를 4자 정상회담으로 보도한 것이나, 미국 등 다른 나라 정상의 스케줄 조율에 힘쓰고 있다는 기사 내용 등이 이 때문 아니냐는 것. 남북이 일단 합의해놓고 이를 바탕으로 판을 키우려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모두 이를 부인했다. 사실도 아니고 개연성도 없다는 것이다.

김만복 원장의 평양 방문에 이전까지 막후 조율을 담당했던 서훈 3차장은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여러 추측이 나돌지만, 국정원 관계자들은 “원장과 차장이 동시에 평양에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말로 답을 갈음하고 있다). 대신 공개되지 않은 방북단 멤버 가운데 한 사람이 이번 회담준비의 막후주역으로 거론되는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다.

조 비서관이 방북에 동행한 데는 여러 배경이 있지만, 현재 청와대 내에 남북관계 실무에 정통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백종천 안보실장은 군 출신 학자에 가깝고, 윤병세 안보수석은 정통파 외교관이다. 박선원 안보전략비서관 역시 학자 출신, 유희인 위기관리비서관은 현역 공군 소장, 김정봉 안보정보비서관은 국정원 해외파트에서 오래 일했다. 이렇듯 대북실무 전문가가 없다 보니 청와대 내부에서도 취약한 인적구조를 거론하며 “준비가 쉽지 않을 듯하다”는 토로가 있을 정도다.

청와대 안보실 간부 가운데 남북대화 실무에 참여해본 사람은 조 비서관이 유일하다.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1984년부터 통일부에서 일해온 그는,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지내던 2006년 2월 현직에 임명됐다. 노무현 정부 초기 청와대 안보관련 고위직 가운데 통일부 출신이 드물었던 것을 감안한 케이스다.



이 때문에 최근 진행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의제준비 작업의 막후 실무총괄 역시 조 비서관이 담당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추진위원회와 준비기획단 등 공식 체계가 있지만, 8월13일 각 외교안보부처가 청와대에 제출한 의제예상 보고서를 받아 검토하고 조정하는 작업은 조 비서관이 맡았다(안보정책비서관이 본래 관련부처의 정책조율을 담당하는 직책이기도 하다). 덕분에 8월8일 이후 조 비서관 팀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청와대 내에서 가장 바쁘다는 것. 조 비서관은 이후 끊임없이 열리고 있는 NSC 상임위원회와 장관급이 참석하는 안보정책조정회의, 차관보급이 참석하는 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 등 회의체 운영도 담당하고 있다.

의제 취합의 길목에 선 조 비서관이 통일부 출신인 까닭에 외교부와 국방부 등 다른 부처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의제조정 과정에서 아무래도 ‘통일부적 시각’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 실무부처의 ‘레이더’가 온통 이 방을 향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임무는 ‘의제정리 방향 파악’

이는 7월29일 북한의 초청이나 김 원장의 방북 사실을 알지 못했던 다른 부처의 요즘 분위기와도 관계가 깊다. 최소한 8월5일 김 원장이 서울에 돌아와 합의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하기 전까지는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나 이재정 통일부 장관 역시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 특히 외교부 장관실 주변에서는 자기 부처 출신인 윤병세 안보수석이 사전에 ‘언질’을 해주지 않았음을 서운해 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와 관련해 송 장관이 외교부 직원들의 ‘정보력 부재’를 질책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확인될 만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안보정책 운영의 핵심으로 불리며 ‘판을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송 장관으로서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최근까지 힘을 실어온 4자 정상회담과 달리 남북정상회담은 외교부가 한 발짝 떨어져 있는 사안이다 보니 상황전개를 주도하던 분위기에 큰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외교부에서는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 정도만이 방북단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전전긍긍하는 것은 국방부다. 현재 국방부 수뇌부와 청와대 안보실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는 별다른 ‘끈’이 없다. 백종천 안보실장은 김장수 장관의 육사 4년 선배이기 때문에 국방부의 이해관계에 신경 쓰는 처지가 아니고, 유희인 위기관리비서관은 노무현 정부의 ‘창업공신’에 해당하는 데다 아프가니스탄 인질 문제를 맡고 있어 정상회담 논의에 깊이 개입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이나 군비통제 등 군사분야 의제가 폭넓게 거론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고 보면, 그간 NLL 등을 두고 통일부와 대립해온 국방부 처지에서는 통일부 출신 비서관이 의제 취합을 맡은 현재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국방부는 회담 준비상황이나 의제정리 작업의 방향 등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후문이다.

통일부라고 해서 흥겹기만 한 것은 아니다. 8월14일 정상회담 준비접촉을 위해 개성을 방문한 대표단이 이관세 차관과 김웅희, 박봉식 국장 등 통일부 인사들로 구성되는 등 회담실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지만, 회담합의 자체가 국정원장을 통해 성사돼 맥 빠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 이재정 장관 역시 김만복 원장의 방북과정에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이재정 장관은 조명균 비서관과는 통일부에서 함께 일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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