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마케터와 경영자가 마케팅을 제품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쉽다. 마케팅을 마치 제품에 가하는 그 무엇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를 통해 마케팅이 곧 제품이고, 제품이 곧 마케팅이라고 주장한다. “마케팅은 이미 제품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기대했던 많은 독자는 마케팅의 기본으로 돌아가 우리가 마케터로서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라는 저자의 주장에 충격을 받았다.
세스 고딘은 지루한 제품에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쏟아 부어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기존의 안일한 마케팅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광고는 죽었다”는 선언이다.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입소문의 대상이 될 만큼 리마커블하지 않으면 기업에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추상적으로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생생하게 설명함으로써 마케터와 경영자들 사이에 수많은 ‘퍼플 카우 마니아’를 만들어냈다.
▼ Abstract
크리스피 크림 도넛, 미국의 신생 항공사 제트블루, 차세대 검색엔진 구글, 그리고 스타벅스까지. 이들의 마케팅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계적 베스트셀러 ‘퍼미션 마케팅’의 저자 세스 고딘에 따르면, 이 네 가지 마케팅 성공 사례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퍼플 카우’(purple cow)라는 사실이다. 퍼플 카우란 딱 보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 화젯거리가 되고 추천거리가 될 만한 그런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른바 ‘퍼플 카우’ 콘셉트는, 저자 세스 고딘이 프랑스를 여행하는 도중에 떠오른 통찰력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프랑스의 그림 같은 초원을 따라 자동차 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수백마리의 소를 보고 처음에는 매우 아름답다고 느꼈다. 하지만 한참 동안 소 떼를 보고 있노라니, 어떤 소가 나타나도 식상해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지겨워졌다. 이때 저자의 머릿속에 다음과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저 평범한 소 떼 속에 갑자기 ‘보랏빛 소’가 나타난다면 어떨까. 그런 특이한 소를 보고 나면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해지지 않을까.
과거 수십년 동안, 기업들은 적당히 쓸 만한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화려한 광고로 포장하는 전략을 활용해 엄청난 성공을 누려왔다. 이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에 비견할 만한 ‘TV-산업복합체’(TV-industrial complex)의 위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아무리 광고, 선전으로 유혹해도 소비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제품이 사람들 눈앞에 있지만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지경’(invisibility)에 이른 것이다.
이제 마케터에게 다른 대안은 없다. 이러한 절망적 시장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 등으로 구성된 기존의 마케팅 통합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고, ‘퍼플 카우 만들기’를 마케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저자는 이제 별로 이목도 끌지 못하는 광고는 중단하고, 광고에 쏟아 붓던 엄청난 돈을 창조적 연구개발과 제품혁신 과정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틈새시장을 노려 입소문을 퍼뜨리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 과정을 몇 단계로 설명한다.
먼저 ‘스니저’(sneezer)가 대상이다. 이들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훌륭하다고 판단되면 친구·동료 등 주변에 적극적으로 권하고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각계의 전문가 집단이다. 이들은 어느 시장에나 있다. 따라서 이들을 발견하고 끌어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은 어떤 사람을 위한 제품도 못된다. 오늘날과 같은 거대시장에서 스니저는 무수한 선택의 가능성과 마주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은 그 누구를 위한 제품도 되지 못한다.
열성적 전파자 역할을 할 만한 잠재 소비자 집단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화젯거리가 되고 추천거리가 될 만한, 한마디로 리마커블한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주변 친구나 동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새로운 마케팅 환경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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