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도요타, 초일류를 만드는 조직문화</B><BR>정일구 지음 시대의 창
놀랍게도 도요타는 자사의 노하우를 제한 없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한국말로 설명을 녹음해 통역 없이 이들의 비법을 들을 수 있는 정도다. 심지어 경쟁 상대를 포함한 많은 정보 수집자를 과감히 내부로 끌어들여 자신의 속살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고 있다.
왜 그럴까. 도요타 견학을 다녀온 기업 대부분이 도요타 방식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도요타가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 도요타의 노하우는 단순히 본다고 해서 모방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누구나 도요타 생산 공장을 볼 수는 있지만 누구나 도요타 경영 기법을 제대로 옮겨갈 수는 없다.
도요타 방식을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도요타의 저력이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있기 때문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도요타의 고유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는 사고방식이나 순간 상황에 대응하는 업무 방식에 녹아들어 있는 조직문화는 도요타 공장을 견학만 한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요타 생산방식을 실천에 옮기려면 임직원 개개인에게 깊이 스며든 도요타의 조직문화와 철학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문제는 조직문화란 게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그만큼 파악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러나 저자는 도요타 조직문화의 특징과 철학을 깊이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도요타 방식의 근본을 잘 이해하고 있다. 아울러 임직원의 마음속에 녹아 있는 지속적인 ‘가이젠’(개선·改善)의 DNA의 실체도 알고 있다.
▼ Abstract
이 책은 ▲개인 능력 향상을 위한 도요타의 가치관과 행동규범 ▲조직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천력 패러다임 ▲초일류 조직을 향한 진화와 창조의 기업관 등 3개의 큰 주제로 구성됐다.
첫째 주제에서는 도요타의 열여섯 가지 가치관과 행동규범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정직’ ‘지혜’ ‘단정함’ ‘흉내보다는 응용이나 창조를 선택하라’ 등이 그것이다. 도요타의 문제의식은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부분까지 뻗쳐 있다. 이 문제의식은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것이다. 도요타는 현재 자신의 수준과 목표를 비교해 그 격차를 공략한다. 그리고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 계속해서 “왜”를 외친다. 이 과정에서 도요타는 겸손한 자세를 견지하며 다른 사람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
둘째 주제에서는 열가지 실천력 패러다임을 설명한다. ‘현재의 나와 직장을 무조건 사랑하라’ ‘내가 왜 조직에 필요한지 늘 생각하라’ ‘내 곁의 동료를 감동시켜라’ ‘혁신이 왜 실패하는지 고민하라’ 등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신의 노력에 비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와 평생직장의 비전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도요타는 신입사원들에게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회사에 애착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철저히 교육한다.
도요타 임직원도 도요타가 평생직장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오쿠다 히로시 전 회장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하락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요타는 해고가 없는 직장”이라고 선언했다. 물론 신용평가기관들은 도요타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하지만 도요타는 이에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