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서번트 리더십 원전</b><br>로버트 그린리프 지음 강주헌 옮김 참솔
요즘 경영계는 인문학에서 자기계발을 위한 돌파구를 찾으려 애쓴다. 서번트 리더십의 출발점도 바로 인문학이었다. 저자는 헤르만 헤세의 ‘동방순례’를 읽으면서 서번트 리더십이란 개념을 구체화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이자 여행의 안내자인 레오를 서번트 리더십의 원형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인문학적 경영서의 원조라고 할 수도 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공기업은 물론이고, 교육기관과 공무원 사회, 심지어 종교기관과 노동조합까지 ‘개인적 탐욕에 물든 집단’이라 지탄받는다. 사회의 질서를 지탱해야 할 기둥이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주범으로 전락한 셈이다. 그들에게는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바로 서번트 정신이다. 국민을 섬기겠다는 겸손한 정신이 결여된 탓이다.
또 그들은 지도자적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자기 이익에만 몰두할 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이 책은 그런 이기적인 지도자를 무섭게 질책한다. 사회의 적은 사악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잘못된 시스템도 아니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지도자의 역할, 정확히 말해서 지도자로서의 서번트를 포기할 때 사회는 병든다. 사회를 혼란에 몰아넣는다.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금융휴일’을 선포했다. 대공황 기간에 예금 인출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때 루스벨트는 모든 은행이 문을 닫아야 하는 이유, 국민이 예금을 인출할 수 없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또 어떻게 해야 은행이 유동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 국민의 인식이 은행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루스벨트의 연설이 끝날 때쯤, 미국 국민은 건전한 은행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데 국민 개개인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결국 서번트 리더는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계몽시키는 존재다. 언젠가부터 이런 리더가 사라졌다. 서번트 리더를 운운하지만 행동하는 서번트 리더는 없다. 금융위기를 비롯한 온갖 사회 문제는 사회의 실패,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실패에서 비롯된 문제라 치부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이야말로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횃불이라고 정의한다면 과장일까.
▼ Abstract
이 책은 10장으로 구성됐지만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각각 정치·사회 지도자를 비롯한 지도층과 기업, 교육기관, 관료 사회, 종교기관에서의 서번트 리더십을 설명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에게는 네 탓을 찾기 전에 내 탓은 없었는지를 돌이켜보라고 간곡히 충고한다. 또한 “서번트 리더가 현실에서 직면하는 가장 커다란 문제는 질서의 문제”라면서 “서번트 리더는 질서를 파괴하면서까지 대중에게 이상적인 길을 제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