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소유의 종말</b>br>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희재 옮김 민음사
▼ Abstract
앞으로 시장은 네트워크에 자리를 내주며 소유는 접속으로 바뀐다. 접속 중심의 구도에서 기업의 성공은 매출보다는 고객과 장기적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또 지금까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이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문화적 체험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산업생산에서 문화생산으로 산업의 중심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변화는 노동의식이 유희의식으로 바뀐 것이다. 접속의 시대는 ‘놀이의 상품화’를 특징으로 한다. 사회 구성원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이 아닌 연결된 사람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격차는 나날이 커질 것이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이뤄지는 상거래의 핵심은 연결성이다. 전자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국경선과 장벽은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세계 전역에서는 크고 작은 기업이 날로 확산되는 상거리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접속의 시대에 기업의 가장 큰 불안은 상거래망에 들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경제적 기호를 낳는 주요 수단이기 때문이다. 산업시대에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처럼 사이버 스페이스에서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할리우드는 대표적 모범사례다. 기존의 거대기업에서 재빨리 네트워크 경제로 변신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지식집약 산업이 할리우드처럼 납작한 원자상태로 해체될 것이다.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제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지며 제품 수명이 짧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은 자금과 배급망을 제외한 관리의 역할을 소기업에 맡긴다.
새로운 네트워크 경제에서 사고파는 것은 아이디어와 이미지다. 산업시대에는 물건을 교환했지만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물리적 형태 안에 담겨 있는 개념과 접속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한다. 일반인은 나이키를 운동화 제조업체로 안다. 하지만 사실 나이키는 정교한 마케팅 수법과 유통망을 갖춘 연구 디자인실인 것이다.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공장과 원료보다 아이디어와 재능이 더 중요하다. 부동산·화학·철강회사처럼 고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은 돈벌이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공장 자산은 직원들의 상상력이다”라는 언론인 프레디 무디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
앞으로 물리적 재산은 중요성을 잃을 것이다. 반면 공기처럼 가벼운 지적 재산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다. 또 유형재산은 경제적 주도권을 서서히 잃어가지만 특허·저작·상표권 등 무형재산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 상품의 대량생산이 아닌 개념의 대량생산이 이뤄지는 것이다. 체인점이 대표적인 예다.
체인 관계는 네트워크 경제의 새로운 조직 특성을 보여준다. 체인망은 뿔뿔이 흩어진 독립 소기업을 강한 흡인력으로 꾸준히 모아 들여, 막강한 공급자로 이뤄진 네트워크에 편입시킨다. 그런 다음 접속만을 공유하는 임차인 체제를 구축한다. 이들은 물리적 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상표, 아이디어, 프로세스 같은 무형자산의 사용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체인을 통제한다.